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98965020
· 쪽수 : 264쪽
· 출판일 : 2013-08-01
책 소개
목차
머리말_암을 만난 뒤에야 비로소 삶을 만나다
첫 번째 이야기_사랑하라,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거짓말해줘서 고마워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영감이 낫기만 한다면야
별을 보며 걷는 아이
암환자의 아내로 산다는 것
나는 포기하지 않은 자의 아들
두 번째 이야기_다행이다, 나 없이도 세상이 돌아가서
4월의 신부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터닝포인트는 굳은살이다
때로는 암이 삶을 바꾼다
처음이 있으면 다음은 쉽다
세 번째 이야기_아홉 번 팔이 부러져봐야 좋은 의사가 된다
떠나려는 환자, 보내지 않으려는 의사
스님이 가르쳐준 ‘적과의 동행’
비록 환자를 고치지는 못할지언정
의사는 환자의 아픔을 등에 지고 가는 사람
가족을 통해 암을 알고, 암을 통해 가족을 만나다
희망을 찾으려면 환자의 눈을 보라
저자소개
책속에서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의 주인공은 어린 아들과 함께 수용소로 끌려간 후, 유대인 학살이라는 끔찍한 현실을 숨기기 위해 아들 앞에서 홀로 익살스러운 게임을 연출한다. 어찌 보면 현실을 왜곡하는 행위일 수도 있지만, 아들의 뇌리에 참혹한 트라우마를 남겨주지 않으려는 아버지의 간절함이 두고두고 마음에 남았던 영화다. (중략) 4년 전 어느 암환자의 남편은 <인생은 아름다워>의 주인공처럼 아내를 감쪽같이 속이는 데 성공했다. 그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거짓말이었다.
나는 다른 사람들은 도저히 알 수 없는 암환자들만의 시간이 어떤 것인지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사람들이 누리고 있는 ‘충분한 시간’을 잘 들여다보면 그 속에는 텅 비어 있는 부분이 많다. 그런 빈 공간은 주로 게으름과 핑계, 그리고 미루는 습관들이 잔뜩 채우고 있다. 그러나 암환자들의 시간 속에는 그런 사치스러운 여백이 존재하지 않는다. 매 순간을 의미 있게 살고자 하기 때문이다.
뇌종양이라는 무서운 질병조차 어찌할 수 없는 것이 사람의 꿈과 의지가 아닐까. 매일매일 치료를 마친 뒤 어깨에 가방을 메고 학원으로 향하는 준성이의 뒷모습을 보면서 나는 녀석이 나보다 더 어른 같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에는 말도 어눌하고 걸음조차 제대로 못 걷던 아이가 혼자 힘으로 자기 몫의 인생을 살기 위해 걸어가는 그 모습이 정말 대견했다. 비록 또래들보다 조금 모자라고 늦은 출발이지만, 중요한 것은 자기가 걸어야 할 길을 걷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