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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한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91104910012
· 쪽수 : 298쪽
책 소개
목차
제2장 소리 없는 저격
제3장 여자는 자존심에 죽는다
제4장 인터내셔널 특허 전쟁
제5장 승부 조작자들
제6장 3각 밀담
제7장 지우개 똥만도 못한 기억
제8장 대붕의 날개
저자소개
책속에서
불길한 느낌과 함께 강토는 머릿속에서 뭔가 확 방출되는 게 느껴졌다. 마비의 호르몬이라도 나온 걸까?
버둥거려 보지만 쇠사슬에 묶인 것처럼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사지 마비.
자유로운 건 생각 하나뿐이었다.
돌기와 뿌리들…….
부드러운 빛 무리를 이룬 망상…….
그러나 이계 생명체를 보는 듯한 낯선 느낌들…….
‘뭐야?’
강토는 감았던 눈을 떴다. 하지만 보이지 않았다. 시야에 사물이 없었다. 강토에게 보이는 건 그저, 우주를 뒤덮은 망상 구조의 범람뿐이었다.
‘이 느낌…….’
마치 전자파를 세밀하게 조각해 놓은 듯한 느낌. 어두운 우주를 덮은 벼락의 갈기 같은 형상.
처음이 아니었다. 그러니까 바로 그날. 이 연구소에 와서 이 6번 실험관의 뇌와 첫 교감을 나눈 날이었다.
수면 검사 알바를 마치고 퇴근했음에도 잠은 계속 쏟아졌다. 역시 남의 돈 따먹기는 쉽지 않았다. 김밥 한 줄에 컵라면을 해치운 강토는 덕규와 함께 사는 지하벙커에서 곯아 떨어졌다.
무의식이었다. 온통 막막한 공간이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는 강토 자신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느낌은 왔다. 그 공간에 강토의 의식이 서 있다는 느낌.
광막한 공간은 문득 문득 빛 무리를 피워 올리다 무너졌다. 흡사 외계의 느낌이었다. 살아서는 한 번도 보지 못한 광경이었다.
돌기와 뿌리…….
무한 반복되는 그것들은 돌기 사이에서 고요한 무엇을 뿜어내고 있었다. 그 꿈은 3일간 이어지다 그쳤다. 다시 그 꿈을 만난 것 역시 6번 뇌 샘플과 연관된 날이었다. 그러니까 6번 뇌 샘플의 경련을 느낀 그날 밤, 강토는 또 비슷한 꿈을 꾸었다. 다만 처음 꿈보다는 조금 더 강렬했다.
그리고 오늘, 마침내 그것들이 아뜩한 충격을 이루며 찬란하게 들이치고 있었다. 오직 강토의 뇌 안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