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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한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91104910579
· 쪽수 : 296쪽
· 출판일 : 2016-12-14
책 소개
목차
Chapter 1 비운의 작곡가
Chapter 2 오토튠
Chapter 3 한준석
Chapter 4 이하연
Chapter 5 Make Me Famous
Chapter 6 European Music
Chapter 7 그린플러그드
Chapter 8 GCM엔터테인먼트
Chapter 9 더욱 환호하라
Chapter 10 이것이 법인 건가
Chapter 11 팀 3D
저자소개
책속에서
‘아까 부르던 거나 들어볼까.’
현일은 자신의 목소리로 녹음한 ‘좌우’를 재생했다.
―자꾸 왼쪽, 오른쪽으로 흔들리는 나∼
“으윽!”
현일은 노래를 들으니 손발이 오글거렸다.
사실 다른 사람이 듣는 자신의 목소리와 자신이 듣는 자신의 목소리는 사뭇 다르다.
즉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하고 그것을 들으면 타인에게 자신의 목소리가 어떻게 들리는지를 알 수 있는데 그 괴리감이 결코 작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 음… 내가 이렇게 노래를 못했나?’
처음부터 손을 볼 생각이긴 했지만, 좀 더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어쩌면 ‘좌우’를 작곡하던 것보다 더 걸릴지도 모른다. 보컬 이펙트를 예정보다 조금 더 넣어야 들어줄 만할 것이다.
‘참, 이거 여자 노래였지. 하하!’
그렇게 자신을 위로했지만 사실 ‘좌우’는 여자 노래치고 키가 높은 편이 아니었다. 남자도 어렵지 않게 따라 부를 수 있는 수준의 노래였다. 그 점이 ‘좌우’를 히트시키는 데 한몫을 했다는 것도 사실이었다.
‘일단 기본적으로 리버브(Reverb: 소리에 울림이 형성되는 것과 같은 효과)는 당연히 넣고, 에코(Echo: 반사음, 즉 메아리 같은 효과)도 살짝만 넣고, 그다음은… 대망의 오토튠이다!’
오토튠은 가수가 음원을 녹음할 때 불안정한 음정을 잡아주기 위해 개발된 프로그램이다. 디지털 기기가 발달하지 않은 옛날에는 보컬이 녹음을 하면 최적의 음원이 나올 때까지 몇 번이고 반복하며 앨범을 제작했지만, 어느 날 혜성과도 같이 등장한 오토튠은 녹음에 걸리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주었고 무능파(?) 가수들의 부족한 노래 실력을 감춰주는 데 최적화된
역할을 했다. 지금의 현일처럼.
현일은 자신의 목소리를 보정하기 위해 쉴 새 없이 손을 놀려댔다.
이렇게 보정하고, 저렇게 다듬고, 다시 들어보고.
‘쯧, 아직 부족한데.’
그때 현일의 눈이 반짝였다.
“어? 뭐지, 이건?”
목소리의 그래프가 보였다. 아니, 오토튠을 사용하면 그래프가 보이는 게 당연하다. 원래 그렇게 그래프를 자동, 혹은 수동으로 수정하는 프로그램이니까.
한데 현일의 눈에 보이는 그래프는 좀 달랐다. 원래 자신의 목소리를 나타내는 그래프와 초록색의 미세하게 보이는 또 하나의 초록색 그래프. 이것은 대체 무엇일까.
‘내가 좀 피곤한가?’
현일은 두 눈을 비볐다. 그리고 다시 떴다.
그래도 여전히 보이는 초록색의 그래프. 현일은 오만상을 하고 모니터에 얼굴을 들이댔다.
현일이 안구에 잔뜩 힘을 주고 집중하자 초록색의 그래프가 좀 더 선명하게 보였다. 현일은 밑져야 본전이라는 심정으로 그 초록색을 따라 목소리의 그래프를 맞춰갔다. 그 모습이 언제나 해오던 것인 듯 아주 자연스러웠다.
그러자 검은색과 초록색의 무수한 선들이 만나 영롱한 푸른색의 그래프를 이루었다. 마치 세기의 천재 화가가 오로지 파란색 물감만으로 도화지를 물들인 것처럼.
‘이건…….’
어째서일까. 현일은 자신도 모르게 이 ‘의문의 오토튠’을 제외한 모든 보컬 이펙트를 과감히 빼고 재생했다.
그리고 경악했다.
“이건… 뮤즈의 강림이야!”
-1권 본문 中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