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25502418
· 쪽수 : 376쪽
· 출판일 : 2014-03-06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어려운 여자
쉬운 남자?!
무시 못 할 남자
선 안에 남자
다 준다는 남자
아픈 남자
반항기 남자
그녀 아니면 안 되는 남자
품 안에 남자
에필로그-품 안에
작가 후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왜, 어째서.
붉게 물들어 가는 눈가를 느끼며 그녀는 저만치 고개를 들었다. 가지 말 걸 그랬다. 소개팅 따위. 흔치 않은 비밀 따위도 만들지 말았어야 했다. 그랬다면, 그랬다면…….
그녀는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만, 그만하자. 이제 와 무슨 소용 있을까. 그는 여전히 차무영이고, 그녀도 여전히 공서언이다. 끝난 일에 미련 떨고 앉아 있는 일 따위도 웃긴 짓이다.
방을 나와 구두를 챙겨 신고, 가게 밖으로 나온 그녀를 뒤에서 종업원 하나가 붙잡았다.
“손님, 저기 이거요.”
그녀는 종업원이 내민 종이컵 하나를 받아 들었다. 뜨거운 김을 내는 그것은 달달한 향을 풍기는 인스턴트커피였다.
“좋아하잖아, 그거.”
그의 목소리였다. 조금 전보다 훨씬 안정되고 누그러진 목소리가 그녀의 귓전을 울렸다.
“그러면서도 항상 헤이즐넛을 마시지. 스스로 절제라도 하는 듯 말이야.”
마치, 인스턴트커피를 마시면 그녀마저도 그렇게 되어 버릴까 봐 겁이 나는 듯이. 그걸 모를까.
어느새 무영이 그녀 앞에 바짝 다가와 있었다.
“피우고 싶은 걸 참는 거, 마시고 싶은 걸 참는 거. 뭐가 더 어려울 것 같아?”
치익. 그의 담배 끝이 붉게 물들었다.
“자, 나는 졌어. 삼 개월이나 참았었는데.”
후, 그가 담배 연기를 뱉어 냈다.
“보다시피 나는 그쪽보다 절제력이 없어.”
조금은 허탈한 표정으로 웃기도 했다.
“당신이 몰라서 그러는데 그것 말고도 나한테 없는 것들은 많아. 당신이 말하는 학벌, 재벌. 그걸 무시하고도 남을 만큼의 어마어마한 것들이지. 단지 들키지 않았을 뿐이야. 그거 하나하나 그쪽한테 다 꺼내고 나면 내가 그쪽한테 들이댈 수가 없잖아.” 그녀의 손에 들린 종이컵이 바르르, 잘게 흔들렸다. 철도 위를 내달리는 기차처럼 덜컹덜컹, 그녀의 마음이 함께 흔들렸다.
“그러니까 절제력 강한 공서언 씨.”
몇 시간 전 현우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끼이익, 오랫동안 닫혀 있던 그녀의 비상문이 저절로 열리려 했다.
“이제 그만 모른 척하고 이 성질 급하고 자제력 없는 남자 좀 가져가.”
열린 문틈으로 들어오는 빛은 무척이나 밝아서, 그녀는 눈을 뜰 수 없을 지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