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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26442935
· 쪽수 : 476쪽
· 출판일 : 2018-04-27
책 소개
목차
Chapter 8. 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 (1)
저자소개
책속에서
“참 어처구니없지. 분명 찾자마자 죽여 버리리라 생각했었는데…….”
“…….”
“네 그 하수구에서 구르다 나온 듯한 꼴을 보니까 모가지를 꺾어 버리겠다는 생각이 온데간데없이 싹 사라지더란 말이야.”
“하, 하수구…….”
이예주가 충격받은 얼굴로 하수구를 웅얼거렸다. 그러나 아랑곳하지 않고 남자가 계속해서 제 감정만을 밀어붙였다.
“게다가 네가 우는 모습을 보니, 여기가.”
그가 이예주를 잡지 않은 다른 한 손으로 제 왼쪽 가슴 옆을 툭툭 쳤다.
“조금 이상해지더군.”
남 이야기를 하듯 무심한 어투와는 다르게, 그는 여전히 살기 어린 시뻘건 동공으로 이예주를 응시했다. 그녀는 남자가 내뿜는 살기에 숨도 크게 내쉴 수 없었다.
아니, 살기인가? 남자의 눈에 담긴 것이 정말 살기가 맞는 건가? 자신을 바라보며 형형히 빛나고 있는데, 그 눈빛이 등골이 오싹할 만큼 증오와 분노가 담긴 살기인가?
아리송했다. 그녀가 확신할 수 있는 건 그의 눈을 마주하고 있는 동안 등골이 오싹하다거나, 자신을 향한 이유 모를 증오 때문에 간담이 서늘할 만큼 두렵고 억울하다는 생각 따윈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예주는 어지러움과 혼란스러움이 마구 뒤섞인 얼굴을 숨길 수 없었다. 그렇게 제 감정도 못 추스르는 그녀를 잡고 남자가 불현듯 물었다.
“……이 감정이 뭐지?”
“……예? 뭐, 뭐가요?”
“네가 내게 감정을 가르쳐 주기로 했잖아.”
“…….”
“이 감정을 뭐라고 하지, 이예주.”
람이 얼굴을 들이밀며 재차 물었다. 코가 닿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였다. 뒤로 몸을 물리고 싶어도 남자의 손아귀에 팔뚝을 잡혀 있는 탓에 그럴 수도 없었다.
그의 시뻘건 눈동자가 뤼미에르 꽃 빛을 받아 홀릴 듯이 빛났다. 바로 코앞에 남자의 눈, 오똑한 코. 그리고 붉은 입술. 입술. 입술이 이예주를 희롱하듯 어른거렸다.
-4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