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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29417633
· 쪽수 : 928쪽
· 출판일 : 2017-10-27
책 소개
목차
1권
프롤로그
1장. 코트의 주인
2장.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
3장. 의도치 않은 밀당
4장. 남자를 피하는 방법
5장. 더한 것도 할 수 있는 나이
6장. 적군이 될지, 아군이 될지
7장. 너는 다를 거라는 믿음
8장. 선물을 주고받는 중
9장. 너도, 우리도, 사랑도 더 성장하기를
10장. 올 것은 꼭 온다
11장. 이런 나라도 괜찮다면……
2권
12장. 수상한 재회
13장. SOS
14장. 어느 날 문득 네가 없던 날
15장. 내가 기댈 곳은…… 너야
16장. 내가 널 잡을 테니
17장. 꼬리를 잡다
18장. 평범해질 수 없는
19장. 약점과 무기
20장. 폭풍이 지나간 후, 달콤함이 깃든 순간
21장. 어떠한 것도 변하지 않은 채 사랑하다
에필로그 1. 우리만의 결혼식
에필로그 2. 신혼이야
에필로그 3. 반갑다, 아가야
에필로그 4. 왜 김재현아야?
외전. 나는 너 뽑았어
작가 후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오빠! 재현이 오빠!”
연주가 생각에 잠겨 있는데 멀리서 재현을 부르는 간드러진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 연주와 재현은 동시에 소리가 난 쪽을 봤다. 붉은 입술에 세련되게 눈 화장을 한 여자가 흰 털이 복슬복슬한 코트를 입고 뛰어오고 있었다.
“아, 뭐야.”
연주는 재현이 지금까지 평온한 인상을 유지하다가 갑자기 팍 표정을 구기는 걸 목격했다.
그의 얼굴이 종잇장 구겨지듯이 찌그러졌다. 미간이 좁아지며 양 눈썹이 위로 올라갔다. 콧잔등엔 주름이 생겼는데, 그 모습도 CF 속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 그는 주름도 데커레이션으로 사용하나 보다.
“쟨 왜 또 왔어.”
나직하게 혼잣말을 하며 입술을 무는 재현의 행동에 연주는 혼자 오해를 했다. 저 여자가 재현의 스토커가 아닐까 하는 위험한 오해를.
“오빠, 여기 올 거면 연락하지. 아님 같이 가든가. 준엽 오빠가 연락 안 했으면 감쪽같이 모를 뻔했네. 같이 가잉.”
여자는 재현에게 팔짱을 끼며 눈웃음을 쳤다. 아까는 자신에게 뽀글머리가 꼬이고, 지금은 재현에게 흰 털옷 여자가 꼬였다. 토요일 밤이라 그런가. 외로운 남녀가 너무 많은 것 같다.
“오빠 카드로 술 사 줘. 응? 내 카드는 쓰면 안 돼서.”
어머머. 쟤 좀 보게? 연주는 죽었다 깨어나도 할 수 없는 말이었다. 남자 친구의 카드를 제 것처럼 쓰는 일은 도저히 할 짓이 못 된다고 여겼다. 해인은 그건 다 남자 친구를 다룰 능력이 없는 여자의 핑계라고 했지만. 아무튼 재현이 똥 씹은 표정을 짓는 걸 보니 그는 흰 털옷의 남자 친구는 아닌 게 분명하다.
연주는 그를 안쓰럽게 쳐다보다가 이번엔 자신이 그를 곤경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빚지고는 못 사니까. 그리고 코트에 대한 협상도 해야 하니까. 혹시 자신이 입어서 옷이 늘어났다거나 옷감이 상했다고 물어내라고 하면 큰일이었다. 그냥 젖은 패딩 입고 나올걸. 뒤늦게 후회하며 연주는 얼굴색 하나 바꾸지 않고 흰 털옷 여자의 앞을 막아섰다.
“내가 이 남자 부인인데, 무슨 일이시죠?”
연주는 그가 했던 말 그대로 태연하게 말하며 여자를 밀어냈다.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크게 벌리는 걸 보니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나 보다.
“부…… 부인이라고요?”
연주는 여자의 질문에 생글 웃었다. 그리고 재현의 손에 깍지를 끼며 그녀의 앞에서 손을 흔들었다. 이것 보라는 듯이.
“준, 준…… 준엽 오빠!”
오, 오빠가 또 있어?
여자가 크게 부르자 어느새 한 뼘 뒤에까지 온 남자가 손바닥으로 입을 가리고 있었다. 눈이 휘어져 있는 걸 보면 웃고 있는 것 같았다.
“준엽 오빠. 김재현, 나 몰래 연애해?”
“글쎄……. 당사자한테 물어봐야 할 것 같은데. 너 우리 몰래 결혼했어?”
아까 재현이 그녀를 구해 줬을 때 상대편은 이런 반응이 아니었다. 냉큼 미련을 버리고 황
당해하며 가 버렸다. 그런데 지금 여자와 그 뒤에 있는 남자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그녀와 재현을 번갈아 보며 웃는 게 아닌가.
연주는 팔꿈치로 재현의 허리를 꾹꾹 찔렀다.
‘뭐 잘못됐어요? 도와주려고 한 건데.’
연주가 입 모양으로 말하자 재현이 손등으로 이마를 짚었다. 그는 그녀의 어깨를 감싸서 자신에게로 끌어당겼다. 졸지에 그의 품에 안기다시피 한 그녀는 역시 제대로 연기를 하려고 하는구나 싶었다.
“결혼했을 리가 없잖아. 그럼 내가 알았겠지. 가볍게 만나는 중? 아버지 아시면 싫어하실 텐데. 나 봐, 남자 만나다가 카드 추적당하고 미행당하고, 자유 박탈당했잖아. 오빠라도 좀 날 그 집에서 꺼내 줘야지!”
연주는 뭔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알아챘다. 스토커든, 과거 연인이든, 헌팅을 당한 것이든 어떤 상황에서도 나올 법한 대화가 아니었다.
“하나밖에 없는 동생인데. 쫌!”
“헐.”
하나밖에 없는 동생?
연주는 고개를 꺾어 그를 올려 봤다. 엄청난 실수를 한 것 같다. 실수 정도가 아니라 이번에야말로 진짜 직접 쥐구멍을 파서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
재벌들은 가만히 있어도 여자가 자주 꼬인다고 들었다. 특히 김재현의 경우엔 흔하지 않은 훈남 외모의 재벌이었다. 다른 재벌에 비해 여자가 배로 꼬이고도 남을 것이다. 그래서 재현은 싫어하는데 너무 친근하게 달라붙는 모습에 동생이라고 소개한 여자도 당연히 그런 부류의 여자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도와주려고 한 건데……. 연주는 손바닥으로 제 볼을 문질렀다. 그때였다.
“연애는 아니고, 사귀는 중.”
그에 대한 김재현의 대답이 더 기함하게 만들었다.
연애는 아닌데, 사귀는 중이라고?
동창으로 재회한 날, 연애는 아닌데 사귀는 이상한 사이가 돼 버렸다. 그것도 그의 여동생 앞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