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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30411804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14-02-13
책 소개
목차
서문 vii
웬델 필립스로부터의 편지 xxiii
제1장 3
제2장 13
제3장 23
제4장 30
제5장 38
제6장 46
제7장 52
제8장 64
제9장 73
제10장 83
제11장 140
부록 165
해설 179
지은이에 대해 207
옮긴이에 대해 210
책속에서
이 소녀가 죽음에 이르게 된 원인은 다음과 같았다. 소녀는 그날 밤 힉스 여사의 아기를 돌보기로 정해졌고, 밤에 소녀가 잠든 사이에 아기가 울었다. 그날 밤 이전에 며칠 동안 휴식을 취하지 못했던 소녀는 아기가 우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그들은 모두 힉스 여사와 함께 방에 있었다. 힉스 여사는 그 소녀가 천천히 움직이는 것을 보고 자기 침대에서 뛰어올라 벽난로 옆에 있던 참나무 막대기를 움켜쥐고 그것으로 그 소녀의 코와 가슴뼈를 부러뜨려 소녀의 삶을 마감하게 만들었다. 나는 이런 끔찍한 살인이 그 공동체에서 아무런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지 않았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이 사건이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기는 했지만, 그 살인자를 처벌에 이르게까지 하기에는 충분치 않았다. 그녀를 체포하기 위한 영장이 발부되었지만, 결코 집행되지는 않았다. 따라서 그녀는 처벌을 면했을 뿐 아니라 자신의 끔찍한 범죄에 대해 법정에서 죄상의 진위 여부를 심문당하는 고통조차도 겪지 않았다. (중략) 어린 백인 소년들 사이에서조차도 ‘깜둥이’를 죽이는 데는 반 센트의 값어치만 있고, 묻어 버리는 데도 반 센트의 값어치밖에는 없다는 말이 돌았다.
너희들은 정박장에서 풀려나 자유롭게 되었구나. 나는 사슬에 꽉 매인 노예란다! 너는 순풍에 즐거이 이동하고, 나는 피비린내 나는 채찍 앞에서 슬프구나! 너희들은 세계를 두루 날아다니는 자유라는 날랜 날개 달린 천사들이고, 나는 무쇠 족쇄를 차고 있구나! 아, 내가 자유롭다면! 아, 내가 네 아름답게 꾸민 갑판 위에 있고, 보호해 주는 네 날개 아래에 있다면! 슬프도다! 나와 너 사이에는 혼탁한 물결이 넘실대고 있구나. 계속 가라, 계속 가. 아, 나도 갈 수 있다면! 헤엄쳐 건널 수만 있다면! 내가 날 수 있다면! 아, 나는 왜 인간을 짐승으로 만드는 인간의 소유로 태어났단 말인가! 반가운 배는 가 버린다. 그 배는 멀리 어렴풋한 곳으로 모습을 감춘다. 나는 끝나지 않을 노예제의 가장 뜨거운 지옥에 남아 있다. 오, 하나님, 저를 구원해 주소서! 하나님, 저를 구해 주소서! 저를 자유롭게 해 주소서! 진정 하나님이 있단 말입니까? 저는 왜 노예인가요? 나는 도망칠 거야. 나는 그것을 참지 않을 거야. 붙잡히든 탈출에 성공하든 나는 그것을 시도할 거야. 열병에 걸리나 학질에 걸리나 죽기는 매한가지야. 내가 잃을 건 이 한 목숨뿐이야. 이렇게 살다 죽으나 도망치다 죽임을 당하나 죽기는 마찬가지야. 오로지 이것만 생각하자. 북쪽으로 160킬로미터만 곧장 가면 나는 자유란 말이다! 시도해 봐? 그래! 내가 한다면, 하나님께서 나를 도우실 거야. 내가 노예로 살다 죽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단순한 표정, 말, 또는 동작, 예컨대 실수, 사고, 또는 체력 부족 등의 모든 것이 노예가 언제든 채찍을 맞을 수 있는 이유가 되는 일이었다. 어느 노예가 불만족스러운 듯이 보인다고? 그러면 그에게 악령이 들었군, 채찍질로 몰아내야지라고 말한다. 주인이 보기에 자기 노예가 큰 소리로 말한다? 그러면 그는 교만해지고 있기 때문에 억눌러서 잠자코 말을 듣게 만들어 교만한 기를 꺾어 주어야 한다. 노예가 백인이 접근해 오는데 모자를 벗어 인사하는 것을 잊어버린다? 그러면 그는 존경심이 결여된 것이기에 채찍질을 당해야 한다. 노예가 자신의 행위에 대해 책망받을 때, 그것을 감히 옹호하고자 나선다? 그러면 그는 뻔뻔함이라는 죄를 짓게 되는데, 그것은 노예가 범할 수 있는 죄 중에서 가장 커다란 범죄의 하나다. 노예가 주인이 지적해 준 것과 상이한 방식으로 일하자고 과감하게 제안한다? 그는 정말로 주제넘고 자만하고 있기에 매질 이외에는 별다른 약이 없다. 노예가 쟁기질을 하다가 쟁기를 파손하거나 괭이질을 하다가 괭이를 부러뜨렸다? 그것은 노예의 부주의함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에 그는 채찍질을 당할 것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