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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희곡 > 외국희곡
· ISBN : 9791130418223
· 쪽수 : 144쪽
책 소개
목차
해설
지은이에 대해
나오는 사람들
설자
제1절
제2절
제3절
제4절
옮긴이에 대해
책속에서
이런 인간은 돈 없으면 찍소리도 못하다가,
어떻게 몇 푼 생기기라도 하면 금세 허세를 떨면서,
대단한 부자라도 된 양 온갖 행세를 다 한답니다.
저놈 좀 보십시오.
어깨 으쓱거리고,
콧대를 높이는 것이,
반 푼어치도 인자하거나 겸손한 구석이 없지 않습니까?
날마다 길게 늘어선 저잣거리를 푸른 총이말 타고 다니며
여자나 후리려 들고,
말 위에서 흔들흔들 거만이나 떨면서
갖가지 추태 별의별 촌티를 다 떨 테지요!
얘야, 너는 내 병이 울화 때문에 생긴 걸 모르느냐? 내가 그날 오리구이가 먹고 싶어서 저잣거리로 나갔더니 그 가게에서 막 오리를 지글지글 굽고 있더라. 그래서 오리를 산다는 핑계를 대고 한 번에 단단히 움켜쥐었더니만 이 다섯 손가락에 기름이 잔뜩 묻더구나. 그 길로 집에 돌아온 후에 밥을 차려 오게 해설랑 밥 한 공기 먹을 때마다 손가락 하나를 빠는 식으로, 네 공기를 먹는 동안 손가락 네 개를 빨았단다. 그러다가 갑자기 졸음이 쏟아지기에 이 긴 나무 걸상 위에 좀 누워 있었더니만, 아 글쎄 뜻밖에도 잠이 든 새에 개새끼가 내 요 손가락을 핥아 버리는 바람에 울화가 치밀어 올라서 병이 들고 만 게다!
너희는 부질없는 명성만 탐내지 말고,
그저 그 마음의 밭에서 착한 싹이나 키울 생각을 하라.
가난을 감내하고 분수를 지킬 생각은 않으면서,
늘 요행이나 만나 집안 일으킬 생각이나 하는가?
스스로 자식을 죽이고 손자까지 해칠 칼을 웃음 속에 품고 있으니,
어찌 훌륭한 아들 어여쁜 딸과 평생을 눈앞의 꽃처럼 함께할 수 있겠나?
이승의 일들만 보더라도,
이승에서 지은 죄는 언젠가는 저승에서 어김없이 벌을 받고 마노니,
알게 모르게 자기 복을 스스로 걷어차는 꼴이라네.
이런 자들은 걸핏하면,
남의 은혜 저버리고 남의 의리 배신하고 남의 마음 속일 줄이나 알지,
풍속 해치고 풍경 망치며 교화 그르치는 세태에 언제 신경이나 쓰더냐?
그러니 어떻게 살진 양에 좋은 술,
진귀한 비단에 얇은 깁의 호강인들 오래도록 누릴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