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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독일소설
· ISBN : 9791130427409
· 쪽수 : 566쪽
· 출판일 : 2016-09-19
책 소개
목차
서설. 1936년
1. HK(함부르크 예술인 극장) 구내식당
2. 무용 시간
3. 크노르케
4. 바르바라
5. 남편
6. 이루 형용할 수가 없지요
7. 악마와의 결탁
8. 시체를 밟으며
9. 여러 도시에서
10. 위협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에서
마르더에 대해서도 실망했다. 부르주아 사회에 대한 가차 없는 비판가인 이 명철한 통찰력의 주인공이 실제로 마주 대하고 보니 의심스럽도록 지극히 보수적인 사람이었던 것이다. 째지는 명령 투의 어조로 음흉한 눈빛을 발하면서 바느질 솜씨가 좋은 양복에 맞추어 신경을 써서 고른 넥타이를 매고, 고매한 일가견을 가지고 있는 그는 식탁에 오른 왕새우 중 좋은 것만 골라 먹었다. 그러한 그의 행동은 그가 자기 작품 안에서 비꼰 그런 인물들과 공통점이 있는 것이 아닌가? 그는 자기가 젊었던 그 황금 시절을, 피상적이고 타락한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다고 옛날을 찬양했다. 그러면서 그는 차갑고 탐욕스러운 눈을 끊임없이 니콜레타에게 향하고 있었고, 그녀는 그녀대로 입으로만이 아니라 금속성으로 번쩍이는 야회복으로 휘감은 몸으로도 그에게 착착 감겼다.
하늘의 주인이 천사들에게 둘러싸여 있듯이 독재자는 자기의 용사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그의 오른쪽에는 독수리의 상판을 한 잽싼 조그만 남자가 있었으니 그는 제대로 자라지 못한 불구의 예언자와 같았다. 겉으로는 좋은 말을 하지만 귓속말을 즐기는 그는 두 개로 갈라진 혀를 가지고 독사처럼 끊임없이 허위를 고안해 내는 선전가였다. 영도자의 왼쪽으로는 예의 그 유명한 뚱보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다리를 쩍 벌린 국왕 폐하와 같은 모습으로 목 베는 칼을 짚고 훈장과 리본을 번쩍이며 매일 새 옷을 입고 나타났다. 옥좌 오른쪽의 조그만 남자가 허위를 꾸며 내고 있는 동안 뚱보는 매일 새롭고 놀라운 일들을 고안해 냈다. 자기 자신과 자기 국민을 흥겹게 하기 위해서 축제, 사형, 혹은 호화찬란한 옷들을 창안해 냈다. 그는 훈장용의 별들을, 멋진 유니폼, 멋진 칭호들을 고안해 냈다. 물론 돈도 모았다. 사치를 즐기는 그의 성향에 대해 항간에 떠도는 농담을 들으며 그는 흐뭇하게 웃기도 했다. 가끔 기분이 나쁠 때면 그렇게 버르장머리 없는 말을 지껄이는 사람을 잡아 가두었다. 그러나 대부분은 기분 좋게 히죽 웃곤 했다. 대중의 농담의 대상이 되는 것은 대중 사이에 인기가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동시에 대규모로 공산주의자들을 처형하면서 뚱보와 절름발이 그리고 영도자는 사적으로 감정이 있는 또는 앞으로 뭔지 두렵다고 생각되는 사람들도 모두 한꺼번에 제거했다. 장군이고 작가고 전 총리대신이고 하등 차별을 두지 않았다. 가끔은 그 부인들까지도 같이 쏘았다. “머리통이 굴러야 한다”고 영도자는 늘 말하지 않았던가! 이제 그때가 다가온 것이다. “조그만 숙청”이 있었다고 후에 보도되었다. 영국의 귀족들과 신문 기자들은 영도자의 정력이 감탄할 만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온화한 사람으로 동물을 사랑하고 고기를 손에 대지 않는다던데 지금 그는 자기의 가장 친한 친구가 죽어 가는 것을 눈도 깜짝 않고 바라보고 있었다. 국민들은 이런 피의 향연이 벌어지고 난 후 신의 사자(使者)를 전보다 더욱더 사랑하는 것 같았다. 그런 일에 경악하고 구토를 느끼는 사람들은 쓸쓸히 시골에 흩어져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