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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중국소설
· ISBN : 9791130459110
· 쪽수 : 232쪽
· 출판일 : 2014-10-31
책 소개
목차
전형으로부터 말하다
맹자, 부인을 내쫓다
공자님의 식사
칠원리 장자가 양나라로 유세를 가다
공자묘를 찾아온 마르크스
초패왕의 자살
제나라 용사의 무예 대결
진시황의 임종
사마천의 분기탱천
노자의 입관기
가의의 통곡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에서
**≪시제≫, <진시황의 임종>, 130∼131쪽
아, 가장 빌어먹을 짓은 아마 내가 저질렀던 분서갱유일 거야. 백가의 서적을 불태우고 460여 명을 한꺼번에 생매장했으니 말이야. 내 생각으로는 사상을 통일하면 천하 사람들이 모두 복종하리라 여겼던 것이지만 난 정말 멍청이였어. 사상을 어떻게 폭력으로 통일시킬 수 있단 말인가? 세상 사람들이 모두 나에게서 눈을 돌리고 측근들조차 나를 언제고 죽이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없어. 세상 사람들 모두가 내가 죽기를 바라고 있지 않은가? 저주를 받아 내가 죽어 버린 후에는 나라가 멸망해 버리는 것은 아닐까?
내 통솔력은 어디에 있단 말인가? 조정을 주무르는 놈들은 모두가 음양오행이니 신선술이니 하며 떠들어 대는 방사들뿐인데, 그놈들이 작당하여 나를 속이기라도 한다면…. 가장 망할 놈은 그놈의 이사 새끼야. 분서와 갱유, 이 천고에 씻을 수 없는 두 가지 어리석은 짓은 모두가 그놈이 나를 부추긴 때문이야. 저지른 죄는 모두 내가 덮어쓰게 해 놓고, 그놈은 여전히 주공(周公), 공자인 척 거들먹거리고 있어. 우라질, 나는 정말 어리석었어. 나는 정말 유사 이래 가장 어리석은 놈이었어.
만약 아버지 여불위가 죽지 않고 살아 계셨다면 이 두 가지 어리석은 짓은 절대로 못 하게 하셨을 텐데. 내가 몇 년 만 일찍 죽어 버리기라도 했다면 그런 어리석은 짓을 못 했을 것이고, 천년만년이 지나도 남게 될 오명을 뒤집어쓰지는 않았을 텐데.
나는 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나를 욕하고 있다는 것을. 내가 죽으면 세상은 다시 어지러워질 것이고, 천추만세 후의 사람들도 모두 나를 욕할 것이다. 천추만세 후에는 나처럼 강제로 사상을 통제하려는 바보는 결코 없을 거야.
제기랄, 세상의 책을 어떻게 다 불태울 수 있으며 천하의 사상가를 어떻게 산 채로 모두 매장할 수 있단 말인가? 설사 다 태우고 다 묻어 버린다고 하자. 너에게 그것이 무슨 도움이 되는가? 너는 그저 돼먹지 못한 방사 놈들의 꼭두각시에 불과한 놈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