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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30630212
· 쪽수 : 232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갑자기 낯선 곳에 혼자 6
1. 마음도 날개처럼 딱 10
2. 눈가를 쓱쓱 닦고 30
3. 저 좀 숨겨주세요 54
4. 약속해, 약속할게 78
5. 외로워 외로워 100
6. 괜찮아, 괜찮아 122
7. 내 맘 깊은 곳이 144
8. 네가 있는 쪽으로 186
9. 두려움을 잊은 노래 186
10. 간질간질한 이 느낌 206
에필로그 이렇듯 저마다의 자리에서 228
리뷰
책속에서
이 반절의 하트 사이에 검지와 중지를 넣고 손잡이 윗부분에 엄지를 얹어 살짝 들어 올리면 가뿐하게 올려질 컵. 아랫입술과 윗입술을 가볍게 적시며 안에 품고 있는 걸 아낌없이 내어주었을 컵. 하지만 지금은 그저 강가 풀숲에 놓여 있는 컵. 어떤 즐거운 걸음을 따라 나왔다가 혼자 남겨지게 된 컵. 자신을 깜빡 두고 멀어져갔을 발소리를 까막까막 들었을 컵. (중략)
커커는 문득 뭉게구름을 둥실, 담아본다. 연한 햇살과 연둣빛 풀 냄새를 남실남실, 채워본다. 강바람 소리를 둥글게 굴려보고 강물 소리를 동그랗게 품어본다. 이 기분 이 느낌은 뭘까? 물이나 커피같이 일상적인 것만 담아왔을 컵. 그대가 사랑하는 이의 입술보다도 그대의 입술에 더 많이 닿았을 컵. 컵 이야기는 여기서 시작된다. _ 프롤로그 「갑자기 낯선 곳에 혼자」 중
“너는 어떻게 이렇게 꽃향기를 가득 담고 있을 수 있지?”
“응, 뭔가를 담는 게 내 일이거든.”
커커는 아무렇지 않은 듯 대답한다. 하지만 실은 얼마 전부터 부지런히 컵 안 가득 장다리꽃 향기를 모았다. 내가 컵이 아니고 양동이면 좋겠어, 장다리꽃에서 뚝뚝 떨어지는 꽃향기를 아까워하며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장다리꽃 냄새를 지금 담아두지 않으면 언제 사라질지도 몰라 허투루 할 수 없기도 했다.
“음, 그런데 말이야. 넌 날개도 없는데 어떻게 향기를 가져와 담을 수 있지?”
은근한 호기심이 생긴 나나가 더듬이로 물음표를 그려 보이며 물었다.
“음, 그거는 간단해. 향기 있는 곳에 내가 있기 때문이지!”_ 「마음도 날개처럼 딱」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