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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30817248
· 쪽수 : 232쪽
· 출판일 : 2020-12-04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제1부
꽃비로 오는 4월 / 종전 없는 평화 / 당신의 그때 / 어떤 일본인 / 미국과 미군 / 사람의 덫 / 정치와 유머 / 도라산의 철길 / 도보다리의 마임극 / 판문점, 역사의 개그 / 6월의 약속 / 이토록 슬픈 평화 / 보여주는 삶 / 고도는 오지 않는다 / 축제와 정치 / 슬픔의 용량
제2부
「미운 우리 새끼」 / 또 하나의 촛불 ‘미투’ / 모방의 논리 / 절필의 윤리 / 캠퍼스 속의 유목민 / 스마트폰 속의 인문학 / 잊힐 권리 / 귀뚜라미의 노래 / 다시 읽는 임꺽정 / 복면의 두 얼굴 / 싱크홀 / 술 권하는 사회 / 『친일행적사전』
제3부
탈속의 삶과 예술적 존엄 / 상처의 옹호 / 재현과 표현 / 예술과 풍토 / 우리의 이 가을을 / 이다음 우리는 / 조치원 / 문학사의 그늘 / 밤배 고동 소리로 오는 / 쑥스러움 혹은 / 강요된 기억 / 오래된 신인 / 풍문의 아버지 / 조서
저자소개
책속에서
촛불정국의 흥분을 가라앉힐 때이다. 당신은 그때 어디에 있었느냐고 추궁하기에 앞서 나는 그때 무엇을 하고 있었던가를 자문할 시간이다. 4·19의 환희가 5·16의 절망으로, 6·10항쟁이 군사정권의 연장으로 이어졌던 악몽들을 기억해야 한다. 개성과 실존, 개개인의 삶이 존중되지 않는 집단적 사고나 획일주의는 또 다른 형태의 폭력일 뿐이다. (「당신의 그때」)
마임극이기도 하고 무성 영화이기도 한 도보다리의 롱 테이크는 장면이 의미에 가담하는 아름다운 영상이었다. 풍경 속의 두 남자는 조금은 고즈넉하고 외로워 보이기도 했다. 그때 그들이 어떤 얘기를 주고받았는지 우리는 모르지만 무슨 얘기를 하였는지를 우리는 알기 때문이다.
2018년 봄 도보다리에서의 두 남자 이야기는 세월 흘러도 마임극으로 남겨둘 일이다. 길을 말하거나 이름을 명명하는 순간 그 길과 이름은 이미 우리에게서 더 멀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모순되고 비현실적인 이 봄이 믿을 수 없이 즐겁고, 그림처럼 왔다가 음악처럼 흐르는 이 봄의 반란에 가슴 설렌다. (「도보다리의 마임극」)
평화는 홀로 존재할 수 없고 오직 이웃과의 관계 속에서만 가능하다. 평화는 지켜야 할 가치이면서 반드시 함께 누려야 할 복록이다. 승자 없는 평화를 주창하던 백 년 전의 윌슨의 민족자결주의는 3·1운동의 사상적 배후였다. 70년 전의 백범의 모란봉 연설이나 오늘의 문 대통령의 능라도 연설 모두 하나된 민족에 대한 열망의 표현이었다. ‘우리 민족끼리’는 낡은 명제이지만 아직 유효하다. 평화가 아니면 싸우지 않는다는 역설에 부합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모든 평화 지연 세력과 싸워야 한다. (「이토록 슬픈 평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