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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30820279
· 쪽수 : 144쪽
· 출판일 : 2023-04-28
책 소개
목차
제1부
콩밭 너머 / 전쟁놀이 / 11월 / 목백일홍 / 매미 / 홍어무침 / 네가 오던 날 / 아버지의 등 / 놓지 못한 것들 / 순간의 파닥임 / 숯 / 참새나무 / 옥선(玉蟬) / 그곳에만 가면 / 연산군 유배지에서
제2부
동백의 노래 / 속도의 수렁 / 잠들지 않는 눈 / 희망. 퇴직 / 가난 증명서 / 소리 감옥 / 늙은 밥그릇 / 소낙비 / 분실신고 / 찜질방에서 / 어떤 본능 / 무턱 시대 / 저편, 신세계 / 명암 / 반지하
제3부
미시령 / 이소(離巢) / 행잉 코핀스(Hanging Coffins) / 휴전선 / 월동 / 간, 신장 구합니다 / 박열 / 2014년 4월 16일 / 광성보에서 / 블랙홀 / 비밀의 바다 / 겨울나기 / 심장 근처 / 바람의 성지 / 춘궁기
제4부
수렁 / 미구에 / 참혹한 시선 / 폭설 / 구름의 서사 / 벽 / 우리가 바닥이다 / 결 / 미행(微行) / 초콜릿국 / 가을 오기 전, 여름 / 황사주의보 / 여전히 먼 / 꿈의 무게 / 작심 없이
작품 해설 : 특권의 시와 의무의 시 - 최종천
저자소개
책속에서

전쟁놀이
옹기종기 모여 앉은 아이들
햇빛 아래
빛나는 사금파리 무기로
전쟁놀이가 한창이다
금단의 선을 범하면
명쾌하게 내려지는 사망 선고
“야, 너 죽었어.”
죽었다는 말이 이리도 명랑한 말이었나
머리를 긁적이며 죽은 아이가 웃는다
지나간 것들은 동글동글
모서리가 닳아져 있게 마련
조막만 한 손바닥이 지구를 훑는다
미시령
가파른 고립을 찾아가는 길이었다. 오래전 종적을 감춘 길, 나보다 앞선 이들이 태고의 침묵 속으로 가는 동안 나의 눈동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과녁에 고정되었다. 여전히 산마루는 완강히 금을 그은 채 다가오지 말라고 한다. 얼마나 많은 걸음들이 경계 앞에서 돌아섰을까. 금단의 선을 넘은 이들은 돌이 되어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저마다 제 몸 가득 묘비명을 새긴 채.
‘김림, 여기 깃들다.’
속초 밤바다에 누워 낮에 두고 온 미시령을 꺼내어본다. 한 치의 접근도 허락지 않던 도도한 자태. 연신 차 앞 유리를 훔쳤다. 밀어낼수록 더욱 두꺼워지던 안개, 멀미가 일었다. 바다를 배회하다 극한에서 일어서는 유빙, 미시령은 혹독한 추위 앞에서야 제 높이를 회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