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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30821542
· 쪽수 : 152쪽
· 출판일 : 2024-06-30
책 소개
목차
제1부 버려진 말들 사이를 걷다
전원주택 / 쓴다, 쓸다 / 버려진 말들 사이를 걷다 / 녹 / 그렇게 가끔은 / 양말의 방정식 / 편(片) / 뭉크, 뭉클 / 주머니 / 벽과 담의 차이 / 로제트 / 노래의 표정 / 도서관을 걷다 / 소금쟁이 / 물 한 바가지
제2부 서식지
서식지 / 감염 / 구름 병동 / 보조 침대 / 늑대 / 푸른 손 / 꽃 핀 아이 / 욕망하는 도시 / 꼬깃꼬깃 / 비앙비앙 / 망고스틴 / 봄까치꽃 / 무릉도원 / 물병염좌
제3부 빗방울로 지은 집
크루아상 / 빗방울로 지은 집 / 일요일 / 연등 / 넝쿨 / 시냇물에게 연차휴가를 주다 / 앞발 / 모래로 만든 집 / 나무 남자 / 바람 텃새 / 젠가 게임 / 꽃신 / 한옥 마을 / 폭설
제4부 골목, 골목들
지네 / 졸참나무 1호봉 투쟁기 / 잠들지 못하는 소녀 / 골목, 골목들 / 수르 수르 만수르 / 굴뚝 / 화병 / 구멍을 잡아채다 / 역사 / 나에게 돈은 목숨이다 / 죽음의 골목 / 홀로 / 다윤이의 별
작품 해설 : 에네르게이아의 시어들- 맹문재
저자소개
책속에서
버려진 말들 사이를 걷다
모두들 말의 착지점에서
딱 한 발짝 물러서 있다
아무리 시위를 당겼다 놓아도
딱, 그쯤에서 떨어지고야 마는
한 발짝 바로 앞
비틀거리는 몸을 이끌고
후렴을 시작하려는 찰나
간헐적으로 비상구가 보이지만
부여잡고 놓아주지 않는 역설
그 사이를 지친 저녁들의 퇴근과
앞다투는 고층의 창문들과
자신들의 가장 연약한 취약점으로
밥을 벌러 가거나
밥을 먹으러 간다
햇살과 기진맥진해진 바람을 따라
숨을 헐떡이는 와이퍼가
허송세월을 걷어내고 있다
어쩌면 저렇게도
비겁하거나 난처한 혹은 무신경한
그 경계를 절묘하게 비껴서 있을까
간신히 앞가림을 피한 사람들
돌아보면 아득한 낭떠러지가
각자의 뒤쪽에 있다
서식지
서식지라는 말을 생각할 때마다 빌어먹을, 빌어먹고 살고 있는 직장이 떠오른다
서식지 안에는 황금 부서와 한직이 있다 엽록소의 구성, 인사부 뿌리는 지하 3층에 있다 악역만 도맡아 하는 팀장도 있고 밥 대신 욕 먹으며 일하는 사원도 있지만 세상이 세상인지라 붉은 머리띠를 두르기도 쉽지 않다
가시에 찔린 곳으로 들어찬 찬바람 속엔 상처가 섞여 있고 그 상처를 빼는 것 또한 가시들 덕이지만 그 가시들의 집합을 찔러 와해시키는 보이지 않는 가시들이 또 있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옴니버스식 구성
서식지에도 계층이 있다 정년의 계층에서 떨어지면 다시 낮은 계층이 된다 한 가족이라 얘기하지만 개똥 같은 얘기다 여러분의 뜻을 모아 내 맘대로 한다는 뜻이다
하나의 서식지가 생긴다는 것은, 눈에 보이진 않지만 무형의 구조물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