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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렝게티의 자비

세렝게티의 자비

전해윤 (지은이)
푸른사상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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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렝게티의 자비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세렝게티의 자비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30821672
· 쪽수 : 152쪽
· 출판일 : 2024-08-14

책 소개

전해윤 시인의 시집 『세렝게티의 자비』가 '푸른사상 시선 194'로 출간되었다. 시인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현재의 세상은 물론이고 사람이 함께 어울리는 미래의 세상을 노래하고 있다.

목차

제1부
실없는 기도 / 소금 / 무신론 / 구도의 길 / 말씀의 부활 / 소박한 사랑 / 순정(純情)의 방패 / 아름다운 혁명 / 침묵의 이유 / 보이지 않는 벽 / 세렝게티의 자비 / 콘크리트 그늘 / 난청 / 원초적 부끄러움 / 이유 같지 않은 / 짝사랑

제2부
유구무언 / 어르신 / 근황 / 운명 / 파문(波紋) / 또 하나의 우상 / 뒤늦은 깨달음 / 불면증 / 어중간을 사랑하다 / 어지럼증 / 나이 고개 / 사라진 것들의 의미 / 또 하나의 계절 / ‘소나타’와의 동행 / 욕심에는 예의가 없다 / 허튼 맹세도 없이 / 기피 인물

제3부
우주 친구 / 인연의 꽃 / 백색 순명(順命) / 원초적 우상숭배 / 빛의 세례 / 꽃의 의지 1 / 꽃의 의지 2 / 날치의 꿈 / 낙지 전골 / 오픈 런 / 바람 무늬 / 그림자 / 태초의 씨앗 / 가벼운 세상 / 의리의 동반자 / 붉은 날

제4부
작은 소망 / 위로가 필요해 / 허망한 꽃 / 지지 않는 꽃 / 근심의 원인 / 욕망의 덫 / 거짓과 진실 / 녹두꽃, 다시 피어나다 / 휴전선의 노랑나비 / 4월, 참회 그리고 부활 / 묵시록 1 / 묵시록 2 / 묵시록 3 / 우리네 산하가 붉다, 살아온 세월이 붉다

작품 해설 : 작아지는 인간, 커가는 윤리-김효숙

저자소개

전해윤 (지은이)    정보 더보기
한국전쟁의 포연이 사라질 즈음 충청남도 금산의 한 두메산골에서 태어났다. 하늘만 빼꼼히 보이는 동네에서 자라며 뜬구름 같은 희망을 키우다 대처로 나왔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람이 되어 30여 년을 설쳐대다가 어느 봄날 학교의 문을 나왔다. 퇴임 후 여전히 이 세상과 인생에 대한 끝없는 의문과 회의를 느끼며 이곳저곳 돌아다니다가 시를 만나 동행하는 중이다. 시집으로 『동행』 『염치, 없다』, 자전에세이로 『쓸쓸했던 기억들이 때로는』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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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세렝게티의 자비
세렝게티의 초원 한가운데
새끼 잃은 어미 하마의 시선이 지평선 너머에 머문다
그의 한숨은 분명 제 생보다도 길 것이다

생사가 출렁이는 세렝게티에서
사자의 이빨은 축복
기린의 목은 은총
가젤의 다리는 경이
약자의 비굴도 용기, 위태로운 삶을 지탱해주는

살아 있는 것들 위로 솔개처럼 죽음이 덮치고
붉은 주검들 주위에는 뭇 생명들이 넘실대는 세렝게티, 날마다
삶과 죽음이 화려하게 변주(變奏)된다

이글거리는 태양은 글썽이는 눈망울
저녁노을은 오늘에 대한 뜨거운 위로
처연한 달빛은 내일을 향한 연민, 모든 생을 위로하는

세렝게티에서 죽음은 차라리 자비,
뭇 생명들을 살리는
또 다른 삶으로 이어지는


또 하나의 우상
시라도 쓰지 않으면 내 생의 풍경은
수십 길 갱도지
눈 감은 가랑잎이 반듯한 길 찾는 모양새지
부서진 콘크리트 기둥을 붙들고
주님, 주님 하면서 애원하는 꼴이지

그런 길 가다가 시를 만난 거야
정처 없는 길을 어깨동무하며 가고 있지
깊은 갱도에 촛불 하나 밝혀보려 하는 거지
이정표 하나 세워보려 하는 거지

없는 답을 찾으러 시와 길을 떠난 거지
잃어버린 내 그림자라도 찾아볼까 하고
이유도 모르는 이 슬픔 위로해볼까 하고
시와 서툰 춤을 추는 거지

시의 리듬에 맞추려 애쓰고 있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시를 섬기는 거지
부질없다는 것도 알지, 어쨌거나
그렇게라도 이 생을 견뎌보자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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