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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30821979
· 쪽수 : 144쪽
· 출판일 : 2024-11-30
책 소개
목차
■ 시인의 말
제1부 힘을 다해
힘을 다해 / 꽃잎 날린다 / 향긋하잖아요 / 머뭇거리다 / 담쟁이 기어가는 / 유언 / 느티나무 그대 / 내 곁에 봄나무 / 건너가다 / 돌고래 서른 마리가 / 좀뒤영벌
제2부 체로금풍
잊혀질 영광 / 체로금풍 / 발을 씻다 / 고구마 / 탑 / 문 앞에서 / 녹슨 그림 / 이런 얘기 / 땡볕 / 그날, 별똥별이 / 모과 하나 / 우화(羽化)
제3부 비어 있는 방
남자는 나무처럼 / 비어 있는 방 / 안아주지 못했다 / 발치 / 동질감 / 아니고 아니고 아닌 집 / 별 / 김주혁 / 어떤 선생 / 봄비 / 어디쯤 / 문 리버 / 칠월에 / 슈퍼문 / 수련 소식
제4부 자비로운 욕
안개 속에서 / 자비로운 욕 / 죽지 말고 질문하라 / 무게 / 환풍기 / 분식 / 신 / 무관심아, 고맙다 / 동백, 기다림 / 오월 / 소심한 문법 / 노을 / 길에서 만난 친구 / 겨울비가 내려 / 한용운
■ 작품 해설:대지의 자식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방식- 김효숙
저자소개
책속에서

별
다정한 것들은 슬퍼 보인다.
돼지감자꽃 노랗게 흔들리는 하늘
따뜻한 바람이 머물다 가는
양지바른 안 모퉁이와
칠이 벗겨진 작고 낡은 의자에
슬픔이 가만히 앉아 있다.
슬픔을 속옷처럼 갈아입는다.
슬픔의 힘으로 하루를 건넌다.
슬픔은 없는 곳이 없어
천상을 향해 오르는 가늘고 긴 노래도
어김없이 잘 살라고 내미는 덕담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듯 지나간 날도
숨어 있는 슬픔이 태연하게 마중 나온다.
살아 있기에 슬픈 것,
슬프기에 살아 있는 것.
반짝이는 것들은 슬퍼 보인다.
너는 반짝인다.
너의 웃음도 반짝인다.
햇살에 반짝이는 수만 잎사귀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들.
세상에 불행한 사람이 너무 많아
별처럼 하도 많아
오늘 밤 올려다본 하늘에
무슬림 아이들의
눈물에 젖은 눈들
그렁그렁 반짝반짝.
빛난다, 슬픔.
꽃잎 날린다
길가에 늘어선
세상의 모든 벚나무
분분하게 꽃잎 날릴 때
가는 봄을 놓칠세라
아쉬움과 탄식도 흩날리는데,
길을 건너다
봄나들이 차에 치인 길고양이
돌아가는 길 안쪽으로 떠밀려
쓸쓸히 해탈해갈 때,
떨어지는,
하염없이
떨어지는
꽃잎들이 바람에 날려
가장자리로 가장자리로 밀려가다가
모로 누운 길고양이
둥근 배 안으로 모인다.
자그마한 꽃무덤이 된다.
길 건너편엔 봄 강물이 몸을 풀고
하늘은 가도 가도 끝없이 펼쳐져 있고
봄바람은 불어 바람은 불어
꽃잎은 자꾸만 자꾸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