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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아침

오래된 아침

안준철 (지은이)
푸른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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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아침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오래된 아침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30823713
· 쪽수 : 136쪽
· 출판일 : 2026-04-17

책 소개

연둣빛으로 반짝이는 생의 실록. 안준철 시인의 시집 『오래된 아침』이 푸른사상 시선 224로 출간되었다. 시인의 오랜 사유와 언어의 결정체인 작품들은 연둣빛 실록이다. 관조와 성찰의 시간 속에 미래의 죽음까지 넘어서는 삶의 가치를 담고 있다.

목차

제1부
눈꽃 / 오래된 아침 / 꽃보다 폐허 / 연두 / 등짝 / 나의 애마 첼로를 타고 / 두 여자 / 할머니의 돌 / 어떤 작명 / 오후 / 첫, 분홍 / 산길 쓰는 남자 / 여름숲에서 / 역전시장 정류장에서 / 명태대가리전 / 공지

제2부

의자 / 저녁이 한 일 / 강아지풀을 위하여 / 서리꽃 / 매화나무 근황 / 당번 꽃 / 간절함이란 / 봄을 훔치다 / 나는 꽃이다 / 정체성에 대하여 / 행복 / 살붙이 같다는 말 / 비와 거미줄 / 손님 / 발바닥 꽃

제3부

다시, 여수 동백 / 맨발의 사랑 / 꿀차 / 정자나무집과 가을과 하루살이 / 이중주 / 저녁이라는 장르 / 잠이 눈처럼 와주기를 / 사랑이의 가을 / 강천사 가는 길 / 나뭇잎 얼굴 / 죽은 물고기를 위한 노래 / 다음에 궁남지에 올 때는 / 착시 / 황홀의 시 / 내 안의 하양

제4부

첫차 / 징검다리 / 가슴으로 한 말 / 무용(無用)에 대하여 / 쇠의 침묵 / 쌀죽 / 비를 혼자 놀게 두고 / 잠자리와 고요에 대하여 / 노란 킥보드의 노숙 / 꽃을 보고 온 날 / 관람료 / 흔한 가을 / 그루터기 그림자 / 공백기 / 이른 봄 / 꽃들의 영정사진

▪ 작품 해설 : 이 깊은 시간성의 언어 _ 오민석

저자소개

안준철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54년 전주 출생으로 전남 순천에서 교직 생활을 하다가 정년퇴임했다. 1992년 제자들에게 써준 생일시를 모아 첫 시집 『너의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를 출간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다시, 졸고 있는 아이들에게』 『세상 조촐한 것들이』 『별에 쏘이다』 『생리대 사회학』 『나무에 기대다』 『꽃도 서성일 시간이 필요하다』, 산문집으로 『아들과 함께하는 인생』 『그 후 아이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넌 아름다워, 누가 뭐라 말하든』 『오늘 처음 교단을 밟을 당신에게』 등이 있다. 교육문예창작회와 한국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하며 전주에서 산책가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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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오래된 아침

아침 일곱 시 반
밤새 내 투정을 받아주느라 흐트러진
이부자리 가지런히 해놓고
아침에 눈 뜨기가 무섭게
읽어댄 책도 제자리에 얌전히 두고
옷을 갈아입고 집을 나선다

이렇게 내 발로 걸어 나와
아침을 맞으러 갈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한 달 두 달은 아니겠고
일 년 이 년도 아니겠고
그 이상은 모르겠고

십 년인들 이십 년인들
살아온 날을 생각하면
눈 깜짝할 새겠지만
딴은, 이월에서 삼월이 얼마나 멀더냐
헐벗은 가지에서 새 움이 돋고
매화에서 살구꽃까지가 얼마나 멀더냐

어젯밤 운동장을 돌다가 말고
맨발로 서서 본 별빛은
멀고도 먼, 아슬하고도 아슬한
과거의 과거의 과거가 보내온 윙크인 것을
저 우주 끝에서 막 당도한
이 오래된 아침이라니!


연두

이런 생각을 왜 처음 해보는 것인지

사흘 전, 귀 빠진 날이었다
오랜만에 동네 뒷산에 올랐다가
어머니 생각이 난 것인데
연두 때문이었다

가만 생각해보니
어머니도 날 낳으시고
며칠 뒤라도 몸이 우선해져서는
마당에 나오셨다가
연두를 보셨겠구나

나도 어머니에겐 연두였겠지만
아니, 내가 더 연두였겠지만
먼 산의 연두보다도
더 연두였겠지만

아, 당신 품 안의 연두와
봄 산 먼발치의 연두를
번갈아 바라보셨겠구나

갓 오십에 꽃잎 떨구신 어머니는
살아보지 못한 나이 칠십이 되어서야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인지

아른아른한 봄날
그립습니다,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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