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30823713
· 쪽수 : 136쪽
· 출판일 : 2026-04-17
책 소개
목차
제1부
눈꽃 / 오래된 아침 / 꽃보다 폐허 / 연두 / 등짝 / 나의 애마 첼로를 타고 / 두 여자 / 할머니의 돌 / 어떤 작명 / 오후 / 첫, 분홍 / 산길 쓰는 남자 / 여름숲에서 / 역전시장 정류장에서 / 명태대가리전 / 공지
제2부
의자 / 저녁이 한 일 / 강아지풀을 위하여 / 서리꽃 / 매화나무 근황 / 당번 꽃 / 간절함이란 / 봄을 훔치다 / 나는 꽃이다 / 정체성에 대하여 / 행복 / 살붙이 같다는 말 / 비와 거미줄 / 손님 / 발바닥 꽃
제3부
다시, 여수 동백 / 맨발의 사랑 / 꿀차 / 정자나무집과 가을과 하루살이 / 이중주 / 저녁이라는 장르 / 잠이 눈처럼 와주기를 / 사랑이의 가을 / 강천사 가는 길 / 나뭇잎 얼굴 / 죽은 물고기를 위한 노래 / 다음에 궁남지에 올 때는 / 착시 / 황홀의 시 / 내 안의 하양
제4부
첫차 / 징검다리 / 가슴으로 한 말 / 무용(無用)에 대하여 / 쇠의 침묵 / 쌀죽 / 비를 혼자 놀게 두고 / 잠자리와 고요에 대하여 / 노란 킥보드의 노숙 / 꽃을 보고 온 날 / 관람료 / 흔한 가을 / 그루터기 그림자 / 공백기 / 이른 봄 / 꽃들의 영정사진
▪ 작품 해설 : 이 깊은 시간성의 언어 _ 오민석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오래된 아침
아침 일곱 시 반
밤새 내 투정을 받아주느라 흐트러진
이부자리 가지런히 해놓고
아침에 눈 뜨기가 무섭게
읽어댄 책도 제자리에 얌전히 두고
옷을 갈아입고 집을 나선다
이렇게 내 발로 걸어 나와
아침을 맞으러 갈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한 달 두 달은 아니겠고
일 년 이 년도 아니겠고
그 이상은 모르겠고
십 년인들 이십 년인들
살아온 날을 생각하면
눈 깜짝할 새겠지만
딴은, 이월에서 삼월이 얼마나 멀더냐
헐벗은 가지에서 새 움이 돋고
매화에서 살구꽃까지가 얼마나 멀더냐
어젯밤 운동장을 돌다가 말고
맨발로 서서 본 별빛은
멀고도 먼, 아슬하고도 아슬한
과거의 과거의 과거가 보내온 윙크인 것을
저 우주 끝에서 막 당도한
이 오래된 아침이라니!
연두
이런 생각을 왜 처음 해보는 것인지
사흘 전, 귀 빠진 날이었다
오랜만에 동네 뒷산에 올랐다가
어머니 생각이 난 것인데
연두 때문이었다
가만 생각해보니
어머니도 날 낳으시고
며칠 뒤라도 몸이 우선해져서는
마당에 나오셨다가
연두를 보셨겠구나
나도 어머니에겐 연두였겠지만
아니, 내가 더 연두였겠지만
먼 산의 연두보다도
더 연두였겠지만
아, 당신 품 안의 연두와
봄 산 먼발치의 연두를
번갈아 바라보셨겠구나
갓 오십에 꽃잎 떨구신 어머니는
살아보지 못한 나이 칠십이 되어서야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인지
아른아른한 봄날
그립습니다, 어머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