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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무협소설 > 한국 무협소설
· ISBN : 9791131269886
· 쪽수 : 288쪽
· 출판일 : 2021-06-30
책 소개
목차
한 놈만 적당히 손 좀 봐주시죠 25
근육질 여검사의 정체 37
뒷골목에 있을 놈이 아닌데 59
일생일대의 기회 77
라이 폰 위너스 99
링카 변경백의 사막원정 121
랄프 디겔의 스승 137
제자와의 모험을 꿈꾸는 노마법사 155
주인님의 호출 169
아레스의 은총이 함께하시길 183
엄마가 그랬어. 여자는 근육이라고 201
또다시 마왕이 강림한 건가? 223
언데드 출현 245
베이라 성 기습 작전 267
저자소개
책속에서
“허억!”
자신이 검술을 펼치자 살짝 옆으로 피하며 찔러 들어오는 워커의 검. 그 방향이 실로 절묘했다. 이대로 계속 초식을 펼치면 그의 검에 자신의 팔을 가져가 대주는 고약한 상황! 기겁한 라이는 지금껏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짓을 시도할 수밖에 없었다. 전개하던 검식을 억지로 멈추고 뒤로 빠지려고 했던 것이다.
적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그런 시도를 했던 것이었지만, 곧이어 그는 검식을 멈출 수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고급검술은 검만 움직이는 게 아니라, 몸 전체의 마나가 초식의 묘리에 따라 함께 움직이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그토록 가공스런 위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이고. 단순히 근육만을 사용해 검을 휘두른 것이었다면 멈추는 게 쉬웠겠지만, 일단 움직이기 시작한 마나의 움직임을 임의로 급작스럽게 멈추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인 것이다.
“젠장!!”
하마터면 팔에 커다란 상처를 입을 뻔했지만, 다행히도 라이는 초인적인 의지로 움직임을 멈출 수 있었다. 눈뜨고 뻔히 칼을 맞을 수는 없었으니까. 하지만 물 흐르듯 흐르던 마나를 억지로 멈춰 세운 그 대가는 곧바로 나타났다.
“우윽…….”
갑자기 하늘이 빙빙 도는 것만 같은 어지러움과 함께 찝찔한 피 냄새가 느껴졌다. 거기다 구토까지 치밀어 오른다. 하지만 적을 코앞에 두고 구토를 할 수는 없는 노릇. 라이는 억지로 그걸 꿀꺽 삼켰다.
‘도대체 왜 이러지?’
라이가 고급검술을 익힌 뒤로 이런 일을 당해보는 건 처음이었다. 몸 상태가 갑자기 엉망이 됐다는 건 알았지만, 그렇다고 상대에게 다음에 싸우자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당황한 라이가 아직 마음을 추스르기도 전에 적의 공격이 시작됐다.
“타앗!”
공격해오니 대응할 수밖에 없다. 라이는 억지로 몸에 마나를 끌어올렸다. 평소 그렇게 쉽게 움직이던 마나였는데, 무리하게 움직이려 하니 몸이 찢어지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라이는 그 고통을 이를 악물고 참았다. 최대한 빨리 적을 박살 내 버리고 쉬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렇기에 라이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전력을 다해 초식을 전개했다.
하지만 라이가 검식을 전개하자마자 적은 지금껏 그래왔듯 황급히 뒤로 물러나 버렸다. 기왕에 검식을 전개한 상태였기에 보법을 밟으며 적을 향해 돌진하며 이어지는 검식을 계속 전개해 나갔다. 그런데, 그게 오히려 더욱 안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 적이 살짝 피하면서 또다시 초식의 빈틈을 향해 검을 들이밀었기 때문이다. 이럴 줄 알았다면 달려 들어가지 말 것을.
“크윽!”
또다시 강제적으로 초식을 멈추고 뒤로 후퇴할 수밖에 없게 된 라이. 두 번째는 훨씬 더 깊은 내상을 그에게 안겨줬다.
“우우욱!!”
라이는 도저히 참지 못하고 검붉은 피를 왈칵 토하고야 말았다. 그걸 보며 워커는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역시 스승님의 가르침은 하나도 틀린 게 없었다. 저토록 무시무시한 고수가 그저 검로를 조금 방해받은 것만으로 토혈을 할 정도의 내상을 입다니.
워커는 토혈하고 있는 라이를 향해 부드러운 어조로 입을 열었다.
“이런 뒷골목에서 썩기에는 너무 아까운 실력이군. 어때, 내 밑에서 일해 볼 생각은 없나?”
“…….”
“내가 모시고 있는 보스는 상류층 귀족과의 인맥이 아주 두터우시지. 자네가 어떤 사정으로 인해 이런 밑바닥까지 떨어진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 모든 걸 깨끗하게 지워줄 수도 있어. 어때? 나하고 함께 가지 않겠나?”
하지만 라이는 그 제안을 받아들일 생각이 없었다. 하기야 제안을 받는 쪽이 워커였다고 해도 이런 상황에서 그런 제안을 받아들이는 건 힘들었으리라. 상대에 대한 그 어떤 정보도 가지고 있지 않았으니 신뢰할 수 없는 게 당연하다.
라이가 검을 꽉 움켜쥐며 다시금 일격을 준비하는 것을 보며 워커는 안타까움에 한숨을 내쉬지 않을 수 없었다. 또다시 살벌한 공격을 피하는 건 문제가 아니었다. 이젠 검로가 어느 정도 눈에 익어 피하는 건 쉬웠으니까. 단지 워커는 저 애송이 거지놈을 죽이고 싶지 않았다. 그만큼 저 어린 애송이의 검에 대한 재능이 아까웠던 것이다.
“내 제안을 받아들이는 게 좋을 텐데…….”
“개소리하지 마, 새꺄. 너 같으면 그러겠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