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난 과거

“내 아기를 가졌다는 얘기군.”

마르니는 순간 창백해졌지만 이내 입술을 깨물며 레안드로를 쳐다보았다.
“어떤 이유로 당신이 아기의 아빠가 아니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그 이유를 보여 주지.”
분노에 휩싸인 레안드로가 그녀의 말을 가로막았다. 그가 노트북을 열자, 마르니와 허름한 모습의 남자가 집 밖에 있는 영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세상에….”

마르니의 신음 소리는 겨우 들릴락 말락 할 정도로 작았지만, 이는 레안드로에게는 역겨운 배신의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았다.
“잘 배워 둬, 달링. 만약 일을 저지르고 싶다면 말이오, 보안 카메라가 있는 곳에서는 하지 말라고.”
마르니의 충격받은 얼굴을 보자, 그럴 가치가 없는 여자인데 자신의 에너지를 낭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자신을 배신했다고 믿고 싶지 않았다….
“어떻게 감히 애인을 내 집에 끌어들일 수가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