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프로그램

1~11
Epilogue

“내가 궁금한 건, 앞으로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 얘기할 기회가 없었잖아요. 음, 그래서… 그러니까….”

룰리는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결혼 생활 말이에요.”

그의 눈썹이 마치 두 열차가 충돌하듯이 움직여 미간을 좁혔다.

“계약서에 서명했잖소. 모든 것에 동의했다고 생각했는데.”

“반대할 기회가 없었잖아요. 모든 일이 너무 빠르게 진행되었으니까. 당신이 내게 키스한 것만 봐도 그런 과정은 다 형식적인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게 무슨 말이지? 우리가 키스할 때 당신은 그저 좋은 척 연기를 했다는 건가?”

“그건, 그건 아니지만….”

“확신이 없는 말투군.”

“아니에요. 하지만 당신은… 그렇지 않았나요?”

룰리는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난 좋은 척 연기 따윈 하지 않소. 오히려 관람 가능 수준으로 유지하느라 힘들었는데.”

가브리엘이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칼을 감으면서 앞으로 끌어당겼다. 룰리에게 그의 체온이 전해질 정도로 가까웠다. 그의 시선이 룰리 얼굴을 탐색하듯 찬찬히 살폈다.
그의 손이 룰리의 어깨에 얹혀졌다. 그는 엄지손가락으로 룰리의 목덜미를 따라 쓸었다.

“당신은 굉장히 아름다운 피부를 가지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