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퍼 공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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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logue

“우리가 서로를 얼마나 아끼고 좋아하는지만 기억해. 그리고 내가 움직이라고 하기 전까지는 여기서 가만히 있어.”

그의 두 팔이 박물관에서와 마찬가지로 그녀를 두르고 있었고, 그녀는 탐욕스럽게 그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맞닿은 그의 가슴에서 심장이 고동치는 게 짜릿하게 전달되었다. 그녀는 이런 가벼운 신체 접촉이 이 정도로 흥분을 주리라고는 전혀 상상도 못 했다.

“내가 가르쳐 줄게.”

그가 계속 속삭였다.

“우선, 느끼는 실험부터 할 거야. 다른 건 안 하고. 그다음 실험은 너에게 달렸어. 걱정 마, 네게 선택권을 줄 테니까.”

“아, 정말? 시험용 같은 거라 보면 될까?”

“그렇지만 오답이란 절대 없을 테니 유쾌한 시험이라 볼 수 있겠지. 보기는 아주 많고, 아무거나 언제든 다 가능해.”

“근사하게 들리는걸. 첫 번째 문제가 뭐야?”

그녀가 저음으로 묻자 그의 눈빛이 몽롱해져 갔다. 달콤한 눈길이었다. 부드러운 초콜릿 같은 눈동자가 그녀에게 고정될 때면 왜 이렇게 전율이 흐르는 걸까?

“계속 이렇게 안고 있는 건 어때?”

쉬운 문제다.

“좋아.”

“역시, 넌 프로야.”

그가 말하고는 박물관에서처럼 입술을 그녀의 귀에 대자 그의 숨결이 피부를 간질이며 전신을 예민해지게 만들었다.

“자, 이번에는 널 만질 거야. 부위를 골라.”

“계속 만지고 있잖아.”

그녀는 숨넘어가는 듯한 음성으로 지적하고는 속으로 자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