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수와의 계약 결혼

1~15
Epilogue

“제안할 것이 있소, 제임스 양.”

“제안이요?”

밀리는 그 단어의 느낌이 왠지 좋지 않았다. 그 단어는 매우 무거운 의미를 갖고 있는 말이었다.

“일종의 계약 제안이오. 게다가 아주 후한 제안이고. 당신은 이 일을 후한 보수 때문에 결심한 것 맞소?”

“맞아요….”

그리고 파리를 떠나기 위해서, 그리고 필리프와 그의 일당들의 냉소적인 얼굴을 잊기 위해서였다.

“이 일을 택한 건 돈이 큰 보상 요소인 것 맞나?”

“금전적 안정성은 중요하지요.”

안나를 위해 저축이 중요하지만 그런 것까지 설명할 생각은 없었다. 고용인이 그런 구체적인 사생활까지 알 필요는 없었다.

“내가 하려는 이 제안은 당신에게 금전적 안정성을 충분히 보장해 줄 것이오. 실제로 굉장히 큰 보상일 것이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어쩌면 얼핏 생각하기에 이 제안은 약간 독특한 면이 있소.”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네요. 어떤 제안이길래…?”

그는 창가에서 몸을 돌리지 않은 채 단조롭고 투박한 말투로 대답했다.

“당신과 결혼하고 싶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