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외국 과학소설
· ISBN : 9791136248923
· 쪽수 : 364쪽
책 소개
목차
Prologue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제6장
제7장
Epilogue
책속에서
하지만 역시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
그녀와 자신이 고작 석 달 후에 사귀게 된다는 미래가 도무지 상상되지 않았다. 학교에서 같은 반이 되었을 뿐이고 우연히 같은 위원이 되었을 뿐이다. 물론 그것을 계기로 친해지기가 불가능하지는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표면적인 관계 이상으로 그녀와 자신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고 느낀다. 성격이 다르다. 분위기가 다르다. 강함이 다르다. 이치교 루리와 자신은 인간의 종류가 다르다고 느꼈다. 두 사람 사이에는 메우기 힘든 골이 존재하고 있어서 그것을 뛰어넘어 가까워질 수 있을 거라곤 도저히 생각할 수 없었다.
자신이 그녀를 소중하게 생각할 날이 올 것으로는 도저히….
그렇게 생각했을 때였다. 눈앞에서 물방울이 뚝 떨어졌다.
고개를 들었다.
올려다본 남자의 뺨에서 커다란 눈물방울이 흐르고 있었다.
할 말을 잃는다.
보아선 안 되는 것을 보고 만 듯한 느낌이다.
-제2장
“저기….”
갑자기 쑥스러워져서 얼버무리듯 실실 웃고 만다. 정말 꼴사납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래의 자신을 뭐라 불러야 할까요?”
그렇게 묻자 미래의 자신은 미소 지었다.
그 미소에는 그다운 강한 자신감이 돌아와 있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이 왠지 기뻐졌다. 그렇다. 이것은 분명. ‘자신의 일처럼’ 기쁜 것이다.
“그렇다면 ‘선생’이라 불러.”
남자는 거만하게 말했다.
“선생(先生)이라면 혹시 먼저 살았다는 의미에서? 왠지 말 그대로의 의미네요….”
자기 자신을 선생이라 부르라고 하는 것은 굉장하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자신에게는 불가능한 일이다. 10년 후면 그럴 수 있게 되는 걸까?
그때 미래의 자신, 선생이 오른손을 내밀었다.
-제2장
“세계를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해!”
뇌의 마지막 힘을 쥐어짠다. 무리가 아니다. 한계가 아니다. 넘을 수 있다. 자신은 넘을 수 있다. 오른손에서 무언가가 만들어진다.
가장 간단한 수소가, 가장 간단한 원자가 모이고 모이고 모인다. 온도가 높아지고 밀도가 높아지면서 끝없이 끝없이 모여든다. 선생이 소리쳤다.
“이 세계의 신이 되는 거야!”
빛이 만들어졌다. 본 적 따윈 없지만 이 세상의 시작 같다고 생각했다. 급격히 머리가 식어간다. 뇌에서 힘이 빠지고 혈류가 진정되며 냉각이 시작한다. 처리가 끝났기 때문이다. 다 만들었기 때문
이다. 텅 빈 머리로 자신의 손을 보았다.
손바닥 안에 뜨거운 것이 있었다. 천천히 꿈틀거리는 불꽃의 바다에서 때때로 불기둥을 뿜는다. 그것은.
작은 태양.
고개를 들자 선생과 눈이 마주쳤다. 언제나 화난 듯한 얼굴이었던 선생이 씨익 웃으며. 엄지를 강하게 치켜 올렸다.
“합격이야.”
7월 2일. 특훈 최종일.
나는 신이 되는 시험에 합격했다.
-제4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