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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한국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37276857
· 쪽수 : 352쪽
· 출판일 : 2022-04-26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첫 번째 날
두 번째 날
세 번째 날
네 번째 날
다섯 번째 날
여섯 번째 날
일곱 번째 날
에필로그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A는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켰다. 아니, 일으키려 했다. 상체를 일으키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손과 발이 밧줄로 묶여 있어 아무리 용을 써봐도 물 밖으로 내던져진 생선처럼 꼴사납게 파닥거리는 모양새밖엔 되지 않았다. 그때 A의 잠을 깨운 낯선 목소리가 또다시 허공을 갈라 귓가에 꽂혀 들어왔다.“어, 깼네?”소름이 끼칠 정도로 거칠고 투박한 목소리다. 미지에서 비롯된 공포와 당혹감, 여전히 꿈속을 거닐고 있는 듯한 비현실적인 감각이 A의 뇌세포를 휘감아왔다. 천천히 몸을 굴려 뒤를 돌아보니 거꾸로 선 T자형 복도에 A처럼 손발이 결박된 회원들이 바닥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고, 눈과 입 부분이 뚫린 검은 복면을 쓴 깡마른 남자가 정면의 출입문을 등진 채 꼿꼿이 서 있었다. 남자는 옆구리에 엽총을 차고 있었다.“일찍 좀 일어날 것이지. 처음부터 다시 설명해야 하잖아.”
지금까지도 잊을 수 없다. 달의 크레이터처럼 깊은 볼우물을 가진 동급생의 여자아이를, 항상 도서관에서 샬롯 브론테의 책을 찾던 그 소녀를. 사과는 AB 다음으로 문장력이 출중했다. 각종 공모전이나 백일장의 수상자 내역을 보면 항상 AB와 함께 사과의 이름이 보였고, 성적도 나름 상위권에 속해 내신만으로 대학에 입학해서 수능 걱정도 거의 없었다.한마디로 사과는 회원들이 꿈꾸는 가장 이상적인 작가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숫기는 조금 없을지언정 천성이 상냥해서 남자 회원들과도 두루두루 잘 어울렸고, 맑고 깊은 눈동자는 평범한 여자애들과는 다른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러니 그 특별했던 여자아이를, 어느 누가 죽일 수 있었겠는가? A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