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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한국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38500838
· 쪽수 : 400쪽
· 출판일 : 2021-07-28
책 소개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눈앞의 이 환자는 내담자인 동시에 피해자다. 정확히는 질 나쁜 범죄의 피해자. 그 피해의 끔찍한 과정을 자기 입으로 일일이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따라서 치료에는 좀 색다른 방법을 쓴다. 동의를 받아 진행하는 트라우마 치료 겸 내면세계 탐사. 그때의 기억이나 느낌을 내가 직접 보고 느끼는 거다. 물론 꿈을 꾸듯 무의식의 형태로 말이다.
“호접경, 사이콜로지컬 디멘션(psychological dimension). 소위 내면세계. 이 심상 안의 트라우마에게도 일종의 생존 본능 같은 게 있거든요. 따지고 보면 기억을 좀먹는 기생충 같은 것들이니 당연한 거죠.”
내면세계란 한 사람의 무의식, 과거의 흔적, 기억과 생각 등을 들여다볼 수 있는 고유의 영역. 존재 여부마저 불명확한 이 영역에 접근할 수 있는 자들을 사람들은 이런 단어로 칭한다. 호접자(胡蝶者), 이른바 ‘나비’라고.
“일단은 심리치료야. 격리 환자의 트라우마를 없애서 난폭하고 비협조적인 행동을 멈춰달라더라. 그런데 그건 그냥 시나리오 쓸 때 붙이는 가제 같은 거고, 문제가 하나 있어.”
“무슨 문제?”
“치료 대상이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이용해먹을 구석이 좀 많은 모양이야. 일종의 긁지 않은 복권인 셈이지. 지금은 미친년처럼 보이지만 잘만 치료하면 대박 당첨이라고 해야 하나. 그래서 정신 나간 꼬맹이 기억을 한번 헤집어보자는 거야. 나비를 불러다가.”
“헤집을 기억이 뭐길래? 갑자기 그런 식으로 비유하면 이해가 잘 안 되는데요.”
“앞뒤 다 잘라먹고 요약하자면, 지가 지옥에서 왔다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