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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40704057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23-04-26
책 소개
목차
블루&그린
밖에서 본 여자 대학
과수원에서
전화
본드 가의 댈러웨이 부인
프라임 양
홀본 고가교
불가사의한 V 양 사건
존재의 순간들 ‘슬레이터네 핀은 끝이 무뎌’
탐조등
라핀과 라피노바
동감
행복
상징
단단한 물체들
월요일 또는 화요일
현악 사중주
유령의 집
해설
연보
수록작 창작 시기
리뷰
책속에서
카드가 돌려지고 손들이 바삐 오르내렸다. 빨갛고 노란 얼굴이 그려진 카드들이 테이블 위에 펼쳐졌다. 굿 버사는 의자에 머리를 기댄 채 깊은 한숨을 쉬었다. 당장이라도 단잠에 빠져들 것 같다. 하지만 마음껏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밤이 펼쳐져 있는데 어떻게 그 속으로 들어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 아름다운 보석으로 장식을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밤은 은밀하게 공유되었고, 낮은 무리 전체에게 뜯어 먹혔다.
장갑을 파는 일은 그녀의 일이었고, 그녀는 자신의 슬픔을 그와 별개로 감당하고 있었다. ‘세상의 때로 서서히 물들어가는 오염으로부터.’ 클라리사는 팔을 힘주어 뻗은 채로 생각했다. 모든 게 허무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지 않은가. (장갑이 벗겨지면서 팔에 칠했던 분가루가 날렸다.) 더 이상 신을 믿을 수 없을 것 같은 순간들 말이다.
구두닦이 소년은 손풍금으로 멜로디를 자아내고, 노란 빵과 하얀 앞치마, 잼 단지가 있는 주방의 식탁은 세상의 중심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그런데 왜 보도에 피 묻은 종이가 날아다니는 거지? 한 번에 세 계단씩 올라가 융성한 응접실에 들어서면…… 물론, 물론, 난롯불이 테리어의 뒷다리에 따스한 그림자를 일렁이고, 초록 용무늬가 그려진 뺨이 볼록한 찻주전자가 맞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