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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41601430
· 쪽수 : 104쪽
· 출판일 : 2024-10-24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개정판 시인의 말
1부 둥글어지는 사랑 속에서
장미라는 이름의 돌멩이를 가지고 있다/가랑잎 사랑/무창포에서/잠자는 사과나무를 읽다/바다의 슬픔을 본다/절름발이 누각/말들이 마음에 길을 낸다/반구대 암각화 앞에서 1/반구대 암각화 앞에서 2/동충하초(冬蟲夏草)/흉터 속에는 첫 두근거림이 있다/땅끝에 서 있는 나무/둥글어지는 사랑 속에서/거진의 바다를 서울에서 만나다/단명(短命), 짧고 가는/동거/미궁
2부 달 아래의 삶
이동/달 아래의 삶/사마귀/실업뻐꾸기/비단뱀/가랑잎나비/황태 덕장에서/대주둥치/건기/단단함과 부드러움을 동시에 만나/존재의 집은 단단하다/아기 누에게/불을 대면 모두 불로 답하는 것은/갯벌/풍란/북/매너티
3부 멀리서 보면 보인다
편지/연/사진이 우긴다/삼우당(三友堂)/서울사막/순환 열차에서/하나 더 유리컵을 깨뜨려/멀리서 보면 보인다/목/적막/어떤 무늬를 남겼을까/동회에서/등걸/곧은 경계선을 아무나 만들 수는 없다/산천어/만년설/만년쯤 서 있는 바위
4부 창문은 은행을 품고 거리를 열고 있다
그 숲에서 나를 잃었다/모래섬/꿈으로 띄우는/소나기를 기다리며/꿈의 모서리가 뭉툭해지는 날은 올까/화살/창문은 은행을 품고 거리를 열고 있다/금빛집/맥가이버칼/외포리에서/행복물고기 봄/저녁 산책/귀부(龜趺)/푸르른 자궁이라고/두륜산에서/산벚꽃 사랑
저자소개
책속에서
서울로 온 첫해 나는 거북이었습니다 덕수궁 담장 길을 책가방 대신 딱딱한 등껍질을 메고 느릿느릿 걸었습니다 하찮은 구경거리에도 목을 쭉 빼었고 가랑잎이 툭 나를 건드려도 목고개를 집어넣었습니다 가끔 광화문 네거리에서, 학교 운동장에서 눈에 선인장 가시를 세운 다른 거북을 만났습니다 놈은 어느 날 닭벼슬 같은 내 촌놈을 향해 무조건 부딪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살’과 ‘쌀’을 뒤섞은 새빨간 사투리로 치받았습니다 나는 땅을 버팅겼습니다 뒤집히면 스스로는 뒤집을 수 없는 붉은 해의 사막거북이었습니다 뒤집힌 내 뱃가죽에 좀체 사막에는 피지 않는 붉은 꽃들이 낭자했습니다 서울은 오랫동안 치욕이 썩지 않는 사막이었습니다 그후로 뒤집혀져 식은땀을 흘리는 사막거북의 꿈을 번번이 꾸었습니다
─정영선, 「서울사막」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