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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사랑의 천사

여름은 사랑의 천사

최백규 (지은이)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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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사랑의 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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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여름은 사랑의 천사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41611040
· 쪽수 : 148쪽
· 출판일 : 2025-07-14

책 소개

문학동네시인선 238번으로 최백규의 『여름은 사랑의 천사』를 펴낸다. 첫 시집 『네가 울어서 꽃은 진다』(창비, 2022)를 펴낸 2022년에 알라딘에서 진행한 ‘한국문학의 얼굴들’ 시 부문 1위에 선정되며 신인으로서는 눈에 띄는 약진을 보인 시인 최백규의 반가운 두번째 시집이다.
“사랑하고 있어
우리가 웃으면 막이 오르듯 슬픈 일들이 벗겨지니까”

사랑이 아닌 다른 말로는 바꿀 수 없는
‘너’라는 존재에 도달하려는 시의 날갯짓

여름의 시인 최백규, 『네가 울어서 꽃은 진다』 이후 3년 만의 신작!


문학동네시인선 238번으로 최백규의 『여름은 사랑의 천사』를 펴낸다. 첫 시집 『네가 울어서 꽃은 진다』(창비, 2022)를 펴낸 2022년에 알라딘에서 진행한 ‘한국문학의 얼굴들’ 시 부문 1위에 선정되며 신인으로서는 눈에 띄는 약진을 보인 시인 최백규의 반가운 두번째 시집이다. 첫 시집 『네가 울어서 꽃은 진다』에서 시인이 불우한 청춘의 한 시절을 특유의 아름다운 목소리로 풀어냈다면, 『여름은 사랑의 천사』에서는 ‘너’라는 시적 대상과 함께한 ‘여름’이라는 계절의 속성, 그것과 닮은 뜨거운 사랑의 모습들을 더욱 호소력 짙은 감성으로 그려낸다. 또한 유년, 가족, 노동, 생활의 이력 등에 대한 시인의 자전적인 면모가 담긴 시를 읽는 기쁨도 크다. 『여름은 사랑의 천사』는 사랑과 청춘, 이별과 그리움, 가난과 허무, 그리고 슬픔과 정념이 넘실거리는 여름의 한복판으로 독자를 데려가는 그야말로 ‘여름 시집’이다.

서로를 보면
열이 오른다 자취방 창가로 불어오는 여름
높이 들어 잔이 넘치도록 마시는 여름
거리에 쏟아지는 여름이
마음을 와락 적신다
어느 날은 햇살 아래 빛나는 너의 웃음이
여름이구나
내가 사랑하는 것이 이러한 여름이라 얼마나 다행인지
우리의 여러모로 비슷한 일상이
뜨거운 시절이라는 사실을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순간을 기억하자
이 여름이 우리의 첫사랑이니까
이제 시작이니까
너와 함께 있으면 내 삶이 다 망쳐질 것 같다는 예감이 들어 그래서
네가 좋아
_「사랑은 여름의 천사」 전문

시집의 문을 여는 「사랑은 여름의 천사」에는 “너”와 함께한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을” “여름”이라는 순간을 기억하려는 시적 화자의 생생한 목소리가 담겨 있다. “너와 함께 있으면 내 삶이 다 망쳐질 것 같다”는 파괴적인 “예감”이 들 정도로 “네가 좋다”는, 강렬하게 내리쬐는 여름의 태양빛처럼 정념이 넘실거리는 시적 고백이 인상적이다. ‘여름의 천사’로 찾아온 ‘너’와 ‘나’의 ‘사랑’이 “여러모로 비슷한 일상”으로 쌓여 마침내 ‘여름’이라는 ‘사랑의 천사’ 그 자체가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 시는 왜 시집의 제목이 ‘사랑은 여름의 천사’가 아니라 ‘여름은 사랑의 천사’가 되었는지를 엿보게 하는 듯하다.
시적 화자에게 “햇살 아래 빛나는 너의 웃음”을 닮은 “여름”은 “첫사랑”과 동의어로 보인다. 그러나 “첫사랑”은 영원한 사랑과는 반대되는 ‘첫’의 속성을 띠기에 아름다운 것임을 독자는 뒤이은 시를 읽어나가면서 깨닫게 된다. 다시 말해 최백규의 시 속 ‘사랑’은 「사랑은 여름의 천사」에서처럼 환상적이고 낭만적인 것만은 아닌 듯하다. 설레는 첫사랑, 그후 맞닥뜨리는 이별과 후회, 그리움과 절망의 장면들이 시집 편편에서 펼쳐진다.
“젊음만 믿고 섣불리 색을 칠하고 번지”던 “우리”는 “낙원을 덧그리려 해봐도” 사랑이란 “마음처럼 되지 않는”(「스무 살」) 것임을 깨닫는다. “불꽃은 영화였고 붙잡으려 하면 눈이 시린”(「미래의 빛」) 미숙했던 시절을 지나, ‘나’는 종내에 ‘너’라는 대상과 나눈 “사랑”뿐만 아니라 “인사도 없이” “나” 자신까지 “잃어”버리게 되는, “아득”한 “수평선”(「영원과 작별이 서로의 끝에 마주서서」)을 응시하며 사랑이 무엇이고 또 무엇이었는지를 반추한다. “시리도록 화창한 시절이 다 휩쓸려”갔다고, “진 꽃들은 모두 어디로 가는 걸까”(「영원한 침묵」)라고 질문하는 회한의 자리에서 시적 화자는 마침내 “여름을/ 시작했다”(「서시」)고 말한다. 불타는 그 여름을 누구보다 뜨겁게 살아낸 최백규의 시 속 화자들은 사랑하며 살아가는 일의 고통을 이야기하면서도 사랑을 멈출 수 없음을, 그것만이 “사는 것같이”(「살아 있는 동안 할 수 있는 일들을 했다」) 사는 것임을 일러주는 것이 아닐까.

*

최전방 철책에서 마주했다
비무장지대 위로 미확인 무인기가
저공비행하는 것을 발목 잘린
간첩을 파도를 해변을 멀리서 젊은 남녀들이 함부로 낭비하는
폭죽 불꽃을 수류탄과 자동소총을
혼신으로 끌어안고서

없는 너의 웃음소리가 멈추지 않았다

전역 후에는 시험을 준비하거나 유학을 가는 친구들을 보며 막연해졌고
버스와 전철의 뒤엉킨 사람들 사이에서 퇴근하다가
무언가 잘못되었구나 생각했다

(…)

사지를 늘어뜨린 새벽에도 강은 흐르고 철새가 날고 문득
애틋한 그러나 돌아갈 수 없는
나의 고향……
_「모든 여름이 유서였다」 부분

한편, 「모든 여름이 유서였다」는 시인이 그간 살아온 삶을 회고하는 일종의 자서(自敍)와도 같은 시이다. “최전방 철책”을 지키다 군대를 전역하고, “버스와 전철의 뒤엉킨 사람들 사이에서 퇴근”을 하던 직장 시절, “무언가 잘못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삶의 한가운데에서 시적 화자는 “애틋”하지만 “돌아갈 수 없는” “고향”을 그리워한다. “살아 있는 거야?/ 살고 싶어”(같은 시)라고 외치는 화자의 목소리는 절망과 좌절을 버텨온 한 가난한 청춘의 울음을 들려준다.

자고 일어나면 손발이 붓고 말라붙은 눈물자국

포켓몬스터와 원피스
스타크래프트와 메이플스토리
WWE의 선수들
일 세대 아이돌의 은퇴와 복귀

비산동부터 고성동까지 쏘다니느라
떨어진 신발 밑창
수창초등학교 앞에 있던 나이트클럽과 홍등가
동창들이 일하게 될 곳들

첫 애인 첫 데이트 첫 이별
다음

(…)

얻어걸린 등단
처음 친해진 선배
대구 시인 형들을 만나고
여정 시인이 가르쳐준 것
아직 우리에게 첫 시집도 없던 시절
안지랑 곱창 골목에서의 합평들
_「체험판 게임」 부분

이러한 자전적인 시의 면모는 “비산동부터 고성동까지 쏘다니”던 시인의 고향 대구의 모습을 묘사한 「체험판 게임」에서도 드러난다. “아직” “첫 시집도 없던” 그 시절, “안지랑 곱창 골목에서” “합평”하던 나날을 떠올리는 화자는 이 시절을 ‘체험판 게임’이라 명명한다. 삶이 일종의 게임이라면, 본래의 삶을 살기 이전에 미리 연습해본 과거는 화자가 현재를 살아가게 하는 데 큰 힘을 북돋아주는 시간일 것이다. “싸이월드에서 페이스북”으로, “페이스북에서 인스타그램”으로 옮겨가며 사람들이 전시하는 삶의 휘황찬란한 껍데기 깊은 곳, “사랑 노래를 올려놓고 질질 짜는 밤들”(같은 시)에 가려진 하루하루의 절박한 읊조림이 시인 특유의 섬세한 고백체로 전해지는 듯하다.

어느 날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다 무명 권투선수들의 시합을 본 적 있습니다
사각 링 안에서 피를 질질 흘리며 비틀거리는 인간들
그때 관중들이 외치던 구호가 세상을 구하라는 말로 기억됩니다
서 있기만 한다면 패배하지 못한 것 아닙니까
죽어가도록 사랑하거나
사랑하다가 죽어가거나
청춘이 계속되는 한 누구도 주먹질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

두 발로 서서 떠올려내야만 하겠지요 앞으로 걸어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악착같이 살아남아서
내가 구한 천국 위에서
_「지옥에도 아침은 온다」 부분

“가난하다면서 돈 못 버는 시인 따위 되겠다고” “죽을 때까지 몸부림치겠다고 다짐”(「습작생」)한 시적 화자의 절박한 음성은 읽는 이로 하여금 “악착같이 살아남아서” “앞으로 걸어나가”(「지옥에도 아침은 온다」)라는 각성의 목소리로 다가오기도 한다. 이로 볼 때 최백규의 시 속 여름은 마치 한 편의 ‘유서’처럼, 죽고자 했으나 실은 살고 싶었던 간절한 시절의 기록이기도 할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첫걸음을 환하게 축복하고 있습니다”
바닷빛처럼 푸른 색깔로 모두의 여름을 축복하는 시


너와 끝나고 싶어
네가 그리워
방학엔
서로의 집에 들러
게임팩의 먼지를 털고
소년 만화 잡지의 독자란을 채워넣다
가벼운 농담 정도의
절정을 맞았지
눈앞에서 막차를 놓치고 주저앉아 숨을 헐떡일 때
텅 빈 에스컬레이터에 실려 땀을 훔칠 때
창구에서 표를 환불받고
떼인 수수료가 아까워 욕을 뱉을 때
가끔은 숙박업소에서 녹차 티백과 믹스커피를 주머니에 챙기며
돌아보면 나무의자
옷걸이에 걸려 있는 수건
테이블에 펼친 지도
뚜껑도 닫히지 않은 채 거울 앞에 널브러진 싸구려 화장품
먹다 남은 과자
베개 속 깃털이 가득 흩날리고
숲속으로 투신하던
별들이
우리만을 위해 모여 춤추는 스탠딩석이었잖아
이제 갈까
그래 그러자

고마워
평생 잊지 못할 거야
잘 지내
높은 곳에서 웃으며 다시 만나
안녕
_「안녕」 전문

해설을 쓴 김준현(시인, 문학평론가)은 최백규의 시집에 “많은 ‘너’”가 등장한다고 말한다. “‘너’는 ‘나’의 정서적 근간”으로서 “함께 일탈을 감행하는 동지였다가, 사랑하는 사람이었다가, 부모였다가” “결국 시가 된다”고 말한다. 「안녕」의 첫 문장 ‘너와 끝나고 싶어’는 비문이다. 하지만 김준현에 따르면 이는 접속조사인 “와”를 통해 “너”와 “끝”을 함께하는 존재로 남기려는 아름다운 시적 허용이다. “방학”에 “서로의 집”에 들르고, “숙박업소에서 녹차 티백과 믹스커피를 주머니에 챙기며” 시간을 보내는 ‘너’와 ‘나’의 모습을 담은 「안녕」은 그러나 끝까지 읽고 나면 ‘너’가 “높은 곳”에 있는, 다시 말해 죽은 상황일지도 모른다는 것이 암시된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조차 더이상 살아갈 수 없는 이의 “안녕”을 위해 “안녕”이라고 말하는 이 시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어 끊임없이 사랑을 전하려는 아름다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시집의 대미를 장식하는 시가 「영원」인 것은 그래서 의미심장해 보인다.

오래도록 한 사람과 한 사람으로 살아온 두 사람은 영원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입니다 서로의 밤과 아침이 조금 더 소중해질 것입니다 서로의 심장이 뛰는 일을 지금보다 훨씬 간절히 여길 것입니다 해처럼 빛나는 웃음소리와 손 틈 사이로 새어나가는 시간마저 아끼게 될 것입니다 (…) 두 사람은 이제 한 사람으로 함께합니다 서로의 슬픔을 안아주고 부모의 기쁨을 이해하고 아이와 아이가 만나 어른으로 자라는 장면 속에 우리 모두가 머무릅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첫걸음을 환하게 축복하고 있습니다 영원이 드디어 시작되는 것입니다 영원히
_「영원」 부분

“오래도록 한 사람과 한 사람으로 살아온 두 사람”이 “영원”이 되는 순간은 언제일까? 그것은 “서로의 슬픔을 안아주고 부모의 기쁨을 이해하고 아이와 아이가 만나 어른으로 자라는”, 다시 말해 한 사람의 생애—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전체를 바라보게 될 때인 듯하다. 『여름은 사랑의 천사』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첫걸음을 환하게 축복”하는 시집, 매일매일이 찬란한 바닷빛 여름이 되기를 바라는 시집이다.

우리는 외출 금지를 어기고 비상금을 털어 바다를 보러 갔지
불빛 아래에서 춤을 추고 긴 노래를 부르며
밀려오는 적막을 바라보았어 멈출 수도 이어갈 수도 없이
이것이 사랑이구나 그렇다면 음악이 멎고 아침이 오면
끝나는 걸까 행복했던 가사가 후렴으로 들수록 슬퍼져도 그만두지 않았지만
어지럽게 흩날리는 꽃잎들에 무언가 흐려지고 벌써 그리워
_「커튼콜」 부분

시집을 읽다보면 사랑이 아닌 다른 말로는 바꿀 수 없는 존재가 ‘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모든 시가 저마다의 경로로 불행과 슬픔을 경유해 도달하는 자리가 사랑이기 때문이다. 다만, 함께 취해버렸기 때문에 가능한 사랑, 망했기 때문에 가능한 사랑, 죽었기 때문에 가능한 사랑과 같이 일견 예외적으로 보일 수 있는 사랑의 자리들이 전경화되어 있을 뿐이다. (…) 이 시집을 덮고 나서 다시금 펼친 당신이 ‘너’라면, 불가능한 문장을 쓰기 위해 지금까지의 삶을 담보로 맡긴 시인의 여름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_김준현(시인, 문학평론가), 해설에서

■ 최백규 시인과의 미니 인터뷰

Q1. 『여름은 사랑의 천사』는 첫 시집 『네가 울어서 꽃은 진다』 이후 3년 만에 펴내는 두번째 시집입니다. 소회가 어떠신가요?

안녕하세요. 창작동인 뿔에서 시쓰는 최백규입니다. 오래도록 제 시를 진심으로 읽어주는 분들이 있어 견딜 수 있었습니다. 이제 여러분이 한없이 외로울 때 항상 곁에 머무르는 시인이 되겠습니다. 우리의 모든 순간을 사랑하겠습니다.

Q2. 시집의 문을 여는 「사랑은 여름의 천사」에서 “어느 날은 햇살 아래 빛나는 너의 웃음이/ 여름이구나”라는 대목이 인상 깊었어요. ‘여름의 시인’이 쓴 시답다는 느낌이에요. 시집의 제목 ‘여름은 사랑의 천사’도 이 시에서 온 것일 텐데요. 이 시는 어떤 마음으로 쓰게 되었나요?

여름 한복판에서 청춘들이 사랑하다가 죽어가는 이야기와 여름 너머에서 죽을 때까지 사랑하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새기고 싶었습니다.

Q3. “현관에 칠해진 독백을 헤아린다”(「재개발」)라는 구절은 시인님 특유의 고백체적인 문장을 잘 드러내는 듯해요. 누구든 완벽하게 가질 수는 없는 청춘의 아름다움을 성찰하는 문장 같았고요. “나를 잃어 인사도 없이”(「영원과 작별이 서로의 끝에 마주서서」) 흘러가는 무정한 시간 속에서, 현재와 과거, 그리고 미래를 어떻게 보내야겠다고 생각하시나요?

온종일 집과 거리에서 시를 쓰고 음악을 들었습니다. 해뜨는 것을 보며 잠이 들었습니다. 그사이 너무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여전히 시를 쓰고 음악을 들으며 이 시집이 출간된 이후 마주할 미래를 기다릴 것입니다.

Q4. 시집 전체를 읽어보면 시인님에게 ‘여름’이란 사랑의 동의어만은 아닌 것 같아요. ‘고통’(「그해 여름에서」), ‘그리움’(「모든 여름이 유서였다」), ‘허무’(「우리가 함께하던 이 모든 여름에」) 등 다양한 감정과 심상이 여름이라는 계절에 담겨 있어요. 이번 시집에서 시인님이 가장 좋아하는 시가 있을까요? 한 대목을 꼽아주시고 그 이유도 말씀해주세요.

청춘, 사랑, 죽음을 그린 작품 모두가 그러합니다. 제가 서울로 올라오기 전부터 저를 도와준 사람들을 「체험판 게임」이라는 시에 적었습니다. 이들이 없었다면 계속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Q5. 마지막으로 『여름은 사랑의 천사』를 읽은 독자분들에게 인사를 부탁드립니다.

성대결절 전까지 몇십 곳의 오디션에서, 등단 전까지 몇백 곳의 공모전에서 한 번도 수상하지 못했습니다. 등단 이후 역시 오랫동안 단 한 곳에서도 호명되지 않았습니다. 제가 걸었던 길을 걷고 있는 수많은 분들이 저를 통해 힘을 얻으시면 좋겠습니다. 이 시집이 한국의 여름을 대표하여 영원히 살아 숨 쉬기를 기원합니다.

목차

시인의 말

1부 구름이 흐르는 방향으로 바람이 일었다
사랑은 여름의 천사/ 스무 살/ 독립/ 살아 있는 동안 할 수 있는 일들을 했다/ 미래의 빛/ 그해 여름에서/ 어디서부터 끝내고 시작해야 하나/ 무채색/ 영원한 침묵/ 영원과 작별이 서로의 끝에 마주서서/ 마침내/ 유월 새벽/ 지망생/ 신의 미래/ 우리에게 빛이 있다면/ 서시

2부 우리가 웃으면 막이 오르듯 슬픈 일들이 벗겨지니까
일사병/ 일요일/ 졸업/ 아름다움이 이곳에 있다/ 커튼콜/ 소년원/ 모든 할아버지는 소년이었지만 모든 소년이 할아버지가 될 수는 없다/ 절벽/ 나는 네가 사랑할 때 짓는 표정을 모른다/ 낙원/ 네가 한없이 외로울 때 나를 부르면 이미 그곳에 서 있을게/ 야행성/ 새들은 왜 공중을 허공으로 흩어놓는가/ 지옥에도 아침은 온다

3부 아름다운 날에는 아름다움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송곳니/ 제자리/ 꽃나무/ 집행유예/ 천국에서도 서로의 등을 긁어줄까/ 방과후/ 소년들의 공화국/ 습작생/ 꿈/ 체험판 게임/ 새/ 서울행/ 시차

4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순간을 기억하자
신열/ 안녕/ 모든 여름이 유서였다/ 우리가 함께하던 이 모든 여름에/ 재개발/ 월요일/ 입맞춤/ 몽유/ 전야제/ 나의 평화/ 영원/ 해방

해설 | 사랑이 아닌 다른 말로는 바꿀 수 없는 존재
김준현(시인, 문학평론가)

저자소개

최백규 (지은이)    정보 더보기
최백규. 1992년 대구에서 태어나 명지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14년 『문학사상』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네가 울어서 꽃은 진다』, 어린이책 『너의 장점은?』, 동인 시집 『한 줄도 너를 잊지 못했다』 『너는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한다』 등이 있다. 텃밭시학상을 수상했다. 창작동인 ‘뿔’로 활동중이다.
펼치기

책속에서

숲에서 잃은 길이
흰 숨을 몰아쉬어

돌 위로 얽힌 나무뿌리같이
손끝이 스치고

일어나서는
간밤 선하게 펼쳐진 낙원을 덧그리려 해봐도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젊음만 믿고 섣불리 색을 칠하고 번지는 우리였다
눈부시도록 새파란
피로 씻으며

이대로 죄 달아나면 어쩌나 움켜쥘 수밖에 없던
살아 있는 동안 순례하듯 서로를 들여다보자 약속한 아침이 바래가고 있다

몸살이 가볍게 왔다 가듯

새떼가 친다
_「스무 살」 전문


더는 커터 칼로 주민등록증을 긁지 않을 그해 여름에서
동기들은 도시로 상경하고 서로의 방을 떠돌며 무언가
신기했다 어쩐지 자꾸 두근거리고 쉽던 것이 참 어려워져 누군가
계속 보고 싶었다 그해 여름에서
모르는 곳들이 줄어들고 수상한 친구들이 늘어날수록
나는 말수가 적어지고 취하지 못했다 그해 여름에서
너는 어두운 복도를 똑바로 걸어나가 돌아오지 않았다
_「그해 여름에서」 부분


잠들지 못하는 새벽에 거실을 서성인다

이제 폐허뿐이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과 끝없이 마주해야 하는

오늘은 세 건의 일정이 있고
길어진 머리카락도 돌아오는 길에 자르고 올 생각이다

불이 켜진 집
불이 꺼진 집

이 소파에 누워 있던
웃음소리가……

시곗바늘이 간다
여름이 가도 아무것도 끝나지 못할 것이다

네가 노인이 된 모습을 상상한다
이것을 사랑이라 느낀다
_「유월 새벽」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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