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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41617813
· 쪽수 : 420쪽
· 출판일 : 2026-09-30
책 소개
책속에서
마이아는 자신이 베어의 길들지 않은 세상의 일부인 게 몹시도 행복했다. 어른들이 베어에게 어떻게 반응하는지 늘 봐왔다. “그래서 넌 이름이 뭐냐?” 누군가가 상점 계산대 너머로 몸을 숙이며 묻고, 대답을 듣고 나면 그들의 굳은 얼굴이 어딘가 부드러워졌다. 순식간에 애정이 솟았다. 즐거워했다. 베어는 턱밑에 갖다대는 미나리아재비였다. 버터 좋아해? 대답은 예스, 언제나 예스다. 거기 안 넘어가는 사람은 없었다. 마이아는 베어의 환한 빛에 쏟아지는 주변의 따뜻한 애정을 마음껏 누렸다.
고든은 마카로니를 뒤적이다 말고 어머니의 얼굴을 빤히 본다. 왼뺨이 터질 듯 부풀었다. 탁구공이라도 물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딱히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엄마가 진실을 숨기는 듯한, 다들 한뜻으로 뭔가를 비밀에 부치는 듯한 낌새가 느껴진다. 늘 이런 식이다. 저 세 사람은 다 알고 고든만 모른다. 그러자 문득 아빠와 외출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우리 남자들끼리만 한번 더, 누나와 어머니에게서 아버지를 떼어내 동맹을 다시 다질 수 있게.
언젠가 고든이 말하기를 나비의 평균수명은 이십구 일이라 했다. 코라는 자신이 바깥세상에 나와 존재하는 이런 순간을 셈해볼 때면 문득 궁금해진다. 그녀의 수명인들 그보다 길까. 그리고 어느 쪽이 더 나으려나. 그 나날들을 압축해 한 번에 강렬한 색으로 폭발시키는 것? 아니면 흉부에 꽂힌 핀을 이따금 제거하고 먼지 앉은 날개를 퍼덕이며 살아나 아주 약간의 시간을 더 번 뒤에 다시 갇히는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