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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전 일본소설
· ISBN : 9791143020772
· 쪽수 : 307쪽
· 출판일 : 2026-05-30
책 소개
목차
5권
제1화 눈물의 씨앗은 종이를 본 일
제2화 미쓰사 하치만 보살에게 내세를 기원하다
제3화 사랑에 불을 붙인 것은 부싯돌 장수
제4화 갑자기 불도에 귀의한 승려가 에도에서 찾아오다
제5화 임의 자취는 에마(?馬)의 그림 속
6권
제1화 정이 듬뿍 담긴 큰 술잔
제2화 연리지 모습의 고자쿠라
제3화 틀린 대사를 야유하는 말이 거슬린 사람
제4화 남녀 자리가 뒤바뀐 밀회
제5화 교토 사람들에게 보여 주지 못해 아쉬움이 많다
7권
제1화 반딧불이도 밤에는 엉덩이로 일하네
제2화 가부키 배우도 쓴다고 하는 도사 일기
제3화 설빔은 입지도 못하고 이별의 정표가 되다
제4화 한스러운 나이만큼 두드리는 도시다케
제5화 서툰 그림에 박혀 있는 저주의 쇠못
8권
제1화 요염한 목소리를 가진 정체불명의 노래 한 곡
제2화 쓰라린 이별을 불러온 싸움닭
제3화 상자 속 인형의 집념
제4화 고야마의 사랑의 문지기
제5화 마음을 물들이는 향 문양은 누구의 것인가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에서
요즘 세상은 옛날과는 꽤 변했다. 이곳 오사카의 옛 모습이라고 하면 교토에서 내려온 여자 가부키(歌舞伎) 배우인 다유 구로도(太夫藏人), 이즈모노 오쿠니(出雲阿国) 등이 유명했지만 이제는 그 명성이 끊어져 버렸다. 그 뒤 소년 배우를 많이 거느린 도톤보리(道頓堀)의 시오야 구로에몬(塩屋九郞右衛門) 극단에서 최근에 좀처럼 보기 힘든 화려한 춤 축제를 열었을 때 보았던 이와이 우타노스케(岩井歌之介)와 히라이 시즈마(平井しづま) 같은 배우는 후세에 다시 나오지 않을 미소년이었다. 그 밖에 45명의 소년 배우들이 있었지만 외설스러운 이는 한 명도 없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지금처럼 낮에는 무대에 서고 밤에는 손님을 받는 일은 없었다. 낮에라도 초대받으면 와서 종일 술을 마시고 상대가 좋아하면 보통의 남색처럼 욕심을 버리고 그 손님과 친해지는데 그 누구도 나무라는 사람이 없었다. 배우를 고용한 극단주 쪽에서도 욕심이 없어 크게 도움이 안 되는 손님일지라도 점잖게 대접했다. 연말에는 손님들이 단고(丹後) 방어 한 마리와 옻칠한 술통에 든 술 석 되를 보내오거나, 추석 전에는 미와(三輪) 소면을 열 묶음 정도 보내오면 그때마다 감사의 서찰을 보냈다.
또한 배우를 가까이하고자 할 때는 도톤보리에 있는 찻집에 들어가 여주인에게 부탁해서 해 질 녘에 공연을 마치고 돌아오는 배우를 불러 술을 마시고 소리를 잘하는 배우에게는 노래를 청하는 등 유흥의 시간을 갖는다. 그런 뒤 함께 놀던 사람들에게서 받은 은 한 냥(약 5700엔)을 주면 콧수염 끝을 치켜올린 하인이 달려와 “과분한 대접을 받아 행복합니다”라며 두 손을 모아 공손히 절하는 모습을 보고 크게 웃곤 했다. 그런데 요즘 하인들은 금 2보(步)(약 4만 엔)씩을 주어도 별로 기쁜 표정을 짓지 않는다. 그뿐인가? 수고비를 조금 늦게 주기라도 하면 긴긴 가을밤임에도 밤 10시 전부터 찾아와서 “내일 무대에 서는 데 지장이 있습니다”라고 불평한다. 한창 사랑을 나눌 때 이런 말을 하면 정이 떨어진다.
<제5권 제2화 미쓰사 하치만 보살에게 내세를 기원하다>에서
이오리는 침소에 들어가면 상대방이 좋아할 법한 말을 가득 쏟아 내고 기꺼이 베갯머리에서도 목숨조차 아까워하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여 손님을 들뜨게 하고 흥을 돋운다. 한편 한다유는 침소에 들어가면 말수가 적고 가까이 가지도 않아서 손님을 애태우고 초조하게 만들지만 상대의 마음이 조금 급해졌을 때 평생 잊을 수 없을 정도로 기뻐할 말을 딱 한마디 속삭이면서 일을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것에 능숙하다. 어쨌든 이런 기술은 다른 소년 배우들에게 가르쳐도 익히지 못하는 일이었다. 이 두 명의 배우로부터 ‘당신은 진정한 풍류가시군요’라는 말을 들으면 손님들은 사탕발림 말이라는 것을 알아도 완전한 거짓말이라고는 느낄 수 없게 된다. “지금 교토에는 소년 배우가 31명 있다. 모두 같은 값이기 때문에 이 두 사람과 동침하지 않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재물을 모았다면 남색 놀이에 사용하는 게 좋다. 재산을 남겨 자식에게 물려준다고 해도 그 자식이 앞뒤가 꽉 막힌 구두쇠라 일생일대에 가부키 배우를 살 줄도 모른 채 살아가다 곳간 구석에 돈이 쌓이기만 하고 세월이 지나도 세상의 즐거움을 모른 채 그대로 썩어 버린다면 그 돈에게도 불쌍한 일이 될 것이다. 모든 일의 사리분별을 잘하는 풍류가에게는 돈이 없으니 정말로 맘대로 되지 않는 세상이로구나”라며 기온정(祇園町)의 북잡이들은 한탄하는 것이었다.
<제7권 제1화 반딧불이도 밤에는 엉덩이로 일하네>에서
한야는 어렸을 적부터 ‘마쓰시마(松島)의 오시마섬(雄島)에서 어부의 소매가 젖었다’라는 옛 노래에서 읊은 것처럼 상냥하고 정이 많았으며, 손님 맞는 자세가 우아하고, 술도 잘 마시는 데다 손님에게 보내는 편지글 또한 흉내 낼 소년이 없었다.
찻집이 아니라 집으로 오는 단골손님에게는 일찍 핀 수선화를 준비해 꽂아 두고, ‘유키무카시(雪昔)’라는 고급 차 단지를 개봉해 대접했다. 봄에는 벚꽃이 지는 아쉬움을 그린 그림에다 품격 있는 옛 노래 와카(和歌)를 읊으며 직접 붓을 들고 적기도 했다. 5월 장맛비 내리는 차분한 밤에는 ‘하쓰네(初音)’라는 이름의 향을 피워 두견새 우는 소리를 기다리는 손님의 마음을 흡족하게 했다. 가을에는 저녁부터 늦게까지 달을 바라보며 독서에 빠져 있는 등 하나하나가 멋진 풍류의 행실을 익힌 것이 매사 행동거지에 품위가 있었다.
특히 잠자리에서 손님을 다루는 솜씨는 타고난 재주여서 상대방의 마음을 앗아 갈 정도의 기술을 알고 있었다. 뜨내기손님조차 그런 한야를 잊지 못하고 미련이 남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찾아오니 사랑에 빠져 빚더미에 앉은 사람이 셀 수 없을 정도였다.
<제7권 제2화 가부키 배우도 쓴다고 하는 도사 일기>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