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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43024565
· 쪽수 : 230쪽
· 출판일 : 2026-04-17
책 소개
목차
두 나그네
월광(月光)
가난한 형제(兄弟)
농지 정리(農地整理)
농민(農民)과 시민(市民)
농지 상한선(農地上限線)
해설
지은이에 대해
엮은이에 대해
책속에서
가까워 오는 사내를 따라 시선이 발밑에 와서 멈췄다.
“아버니 아니십니까.”
“….”
“산에서 잽혀서 형(刑)을 마치고 나오는 길입니다.”
진 노인은 칵 말문이 막혔다. 묵묵히 고개를 꺼덕이면서 말머리를 찾는데,
“아버니 밤중에 저게 웬 사람들입니까?”
아랫길을 가리키며 아들이 물었다.
진 노인이 서서히 고개를 돌렸다. 희미한 대송나무 밑에 두 남녀가 가고 있는 것이다. 며누리가 양 서방을 바래다 주는 것이리라. 이윽고 진 노인은 나직한 소리로 이와 같이 대답하였다.
“너처럼 나를 위한 사람들이다. 너 없는 대신 나를 섬긴 이 마을 사람들이다. 달밤이 좋아서 저렇게 거니는 것이로구나.”
_<월광> 중에서
“가네 가네 아주 가네, 우리 동네 살구남집 너와널.”
“어어 어어 어허이야, 어허 넘자 너와널.”
“불쌍하네 가련하네, 밥 한 그릇 못 먹고 너와널.”
“어어 어어 어허이야. 어허 넘자 너와널”
상여마다 오색찬란한 꽃종이가 눈부시고 마을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가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상여 소리에 이어 난데없는 함성이,
“극빈자에게 구호미를 달라.”
“노동자에게 일을 달라.”
상여꾼들이 어느덧 ‘데모’화하여 시체를 멘 채 이렇게 절규했다. 과연 상여 앞에는 명정과 함께 푸라카드가 두 개 나란히 가고 있었다. 때마침 불어오는 봄바람에 날려 푸라카드가 명정인지 명정이 푸라카드인지 아른아른 흐려 보였다.
_<가난한 형제> 중에서
“돈을 받고 술을 먹기는 먹어도 걱정이 태산 같네. 또 묶일 것을 생각하면.”
텃골양반이 혼잣말처럼 중얼거리자
“또 묶이다니라우?”
할멈이 고기를 입으로 가져가면서 물었다.
“논을 팔아 버렸으니 또 소작이라도 붙여야 쓸 것 아닌가. 농촌에서 농사 안 짓고 살 것 같는가.”
“그럼 또 소작료를 물어야 안 쓰겄소.”
“소작료뿐인가 이 사람아. 또 상전한테 매어 살아야 써. 말하자면 또 이리저리 노예 같은 생활을 시작한다 말이야. 그런께 이놈의 농지 상한선이라는 것이 병 주고 약 주는 셈이야. 묶었다, 풀었다.”
_<농지 상한선>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