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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사는 남자

옆집 사는 남자

링고 (지은이)
동아
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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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사는 남자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옆집 사는 남자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55115244
· 쪽수 : 432쪽
· 출판일 : 2015-12-24

책 소개

링고의 로맨스 소설. 강남에서 잘나가는 커피집 사장님 한결. 그녀 앞에 문이 열려 있었다며 태연히 집에 침입해 밥을 얻어먹는 뻔뻔한 옆집 남자 박선우가 나타났다. 서른다섯의 남자는 원래 이렇게 뻔뻔하고 능글맞고 여자의 맘을 잘 아는 걸까?

목차

1. 낯선 남자 7
2. 낯선 경험 42
3. 낯선 쾌감 80
4. 낯선 모습 112
5. 낯선 비즈니스 149
6. 낯선 결혼 187
7. 낯선 반지 221
8. 낯선 의심 256
9. 낯선 여행 292
10. 낯선 별장 328
11. 낯선 복수 366
12. 낯익은 사랑 404

책속에서

후다닥 머리를 감고 샤워를 하고 나왔다. 삑삑 울리는 밥솥 취사음에 맞춰 두부를 데치고 김치와 돼지고기를 양념해 볶고, 그릴에서 갓 구워져 나온 바삭 촉촉한 고등어를 꺼내 상에 올리고 밥을 펐다. 윤기 자르르한 흰쌀밥과 뽀얀 막걸리 한 사발. 밤늦게 일을 마치고 온 사람에겐 천국의 밥상이 아닌가. 문제는 내가 늦은 저녁밥에 정신이 팔려 문단속을 제대로 하지 않은 거다.
커튼 너머로 무언가 어른거리는 걸 보았을 때는 마침 입을 쩍 벌려 수북하게 한 숟갈 뜬 밥을 넣으려는 순간이었다.
“사람 있나?”
환기시키느라 열어둔 창문 사이로 갑자기 그림자가 슥 들어오는가 싶더니 커다란 형체가 식탁 앞을 가로막았다. 너무 놀란 나는, 1분도 넘게 그 자세로 입만 벌리고 있었나 보다.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질 않았다. 그림자는, 아니 그 남자는 그런 나를 보더니 갑자기 푸훗 하고 웃었다.
“젊은 아가씨가 밤늦게 혼자 밥 먹으니까 맛있나?”
아오, 쪽팔려 쪽팔려! 아, 완전 창피했다. 무서움이고 뭐고, 정신이 든 나는 황급히 숟가락을 내던지고 벌떡 일어났다. 공포심은 그 다음이었다. 소리를 지르려는 순간 남자가 잽싸게 내 입을 막았다.
“안심해. 도둑놈도 강도도 아니니까. 옆집 살아. 문 열려 있어서 혹시나 하고 들어온 거지.”
“아버버우우.”
남자는 자세를 틀어 버둥거리는 나를 안다시피 했다. 무례한 시선이 샅샅이 아래 위를 핥는 게 느껴졌다. 어, 니킥으로 사타구니를 날릴 수 있을까. 키 차이가 너무 나서 좀 힘들 것 같은데. 박치기를 날려볼까. 그러나 165센티미터를 간신히 채우는 내 짧은 다리와 납작한 뒤통수로는 190센티미터에 육박해 보이는 장신의 남자를 제압하긴 힘들겠지. 절로 목울대가 꿀떡거렸다. 남자도 그걸 알아차린 모양이었다.
“그리고 강도나 강간범, 빈집털이 뭐 그런 거도 아니니까 절대 걱정하지 마…… 뭐, 덮치기엔 그쪽 신체 조건이 좀 미약하기도 하고.”
뭐어요? 신체 조건? 그래, 나 에이컵이다! 젠장! 이보쇼. 범죄자가 자기 범죄자라고 말하고 덮치는 법은 없는데요. 그리고 마지막 대사는 충분히 성희롱이거든요! 나는 눈빛으로 충분히 내 뜻이 전달되길 바라면서 분노를 가득 담아 눈을 깜박거렸다. 남자가 킥킥거리면서 뒷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 내 손에 쥐어주었다. 묵직한 지갑. 보드라운 가죽의 촉감은 예사 물건은 아니지 싶었다. 안 보이지만 분명 명품이렷다.
“만져봐. 두껍지? 척 봐도 카드도 돈도 많아 뵈지? 이제 믿어라 좀. 진짜로 문이 열려 있어서 들어와 본 거라니까. 도둑이라도 든 줄 알고. 그런데 웬 젊은 여자가 얼굴에 동굴을 파놓고 거기다 밥을 쓸어 담고 있잖아? 입밖에 안 보이더라고. 그래가지고는 어디 뭐 느낄 게 있어야 덮쳐보기라도 하지.”
동굴…… 으윽. 무섭고 창피한데 이 느낌은 뭐지? 남자의 체향이 갑자기 훅 끼쳐왔다. 상쾌한 시트러스 뒤에 묻어나는 세련되고 중후한 앰버향. 나는 갑자기 묘한 기분이 들어서 눈만 깜박거렸다.
“어지간히 배고팠나 봐? 문도 제대로 안 잠그고 경보장치도 안 켜고 밥부터 먹다니.”
남자는 좀 전의 내 모습이 떠올랐는지 키득거렸다. 나는 다시 얼굴이 화끈거렸다. 동시에 왈칵, 화가 났다. 사람은 역시 창피하거나 찔리는 게 있으면 화가 먼저 나나 보다. 아, 그래서 아빠가 엄마한테 바람 핀 걸 들키면 화부터 냈구나.
어쨌든, 옆집 산다고 주장하는 이 남자가 왜 들어왔는지 정말 궁금해져서 나는 손짓으로 놓아달라고 표시했다. 정확히는, 버둥거렸다.
“알았어. 놔줄 테니 소리 지르지 마. 진짜로 옆집 사니까.”
고개를 주억거렸다. 사실 머릿속에 켜졌던 위험경보는 절반 정도 사라진 후였다. 입을 막은 후 끌어안다시피 했으니 무슨 짓이든 할 수 있을 텐데, 그렇게 하지 않았잖아? 그것만으로도 남자는 내게 절반의 유효를 따낸 셈.
남자는 내 손을 놓아주고 식탁 의자를 끌어내 턱 걸터앉았다. 음, 다시 경보 발령. 너무 자연스럽게 밀고 들어오는 게 좀 마음에 안 들잖아. 게다가 생각해 보니 남자는 아주 자연스럽게 반말을 하고 있었다. 맙소사. 얼굴을 찡그리며 남자를 살피다가 나는, 숨이 막히는 줄 알았다. 세상에. 나이는 좀 있어 보이지만 어지간한 연예인보다 인물이 낫잖아. 게다가 저 핏 좀 보소. 아무 장식도 없는 흰 셔츠에 청바지 하나 걸쳤을 뿐인데. 게다가 이 구역의 패션거지인 내가 보기에도 남자가 걸친 것들은 절대 그저 그런 브랜드는 아닌 게 분명했다.
알다시피 내 가게는 강남 한복판이고, 거긴 정말 전 세계의 선남선녀들이 우르르 떼를 지어 다니는 곳 중 하나기도 하다. 한국, 중국, 일본, 심지어 가끔은 서양의 미인들을 종일 보다 보면 미적 감각이 턱없이 무너지는 곳이기도 하지. 물론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성형미인들이지만. 요즘은 웬만한 남자들도 눈과 코 정도는 성형을 잘도 하고 다녀서, ‘잘생겼다’는 말에 심히 무감해지고 있었다.
어, 그런데 이 남자는 달랐다. 확실히. 나는 가게에 드나드는 사람들을 보며 감탄할 때와는 다른 의미로 놀랐다. 남자도 그걸 알아차렸는지, 살짝 미소를 지었다. 뭐랄까, ‘나도 다 아니까 너무 그렇게 쳐다보지 않아도 돼.’ 정도의 미소.
아이고. 역시 잘난 것들은 지 잘난 걸 너무 잘 안다니까.
나는 감탄을 아끼지 않으면서도 약간 심드렁해졌다. 비교하고 싶지 않은데 나도 모르게 남자와 내 외모를 비교하고 있었으니까. 이건 전부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기 일쑤인 손 여사 때문에 얻은 나쁜 버릇이다. 엄마는 어릴 때부터 나를 당신과 비교하며 ‘참 못났다. 도무지 날 닮은 데가 하나도 없을까.’라고 말하기 일쑤였다. 그냥 하는 말도 수십 년 들으면 올드보이에서 주인공이 10년간 먹은 군만두 맛이 난다. 그런데도 내가 엄마한테 반항하지 못한 이유가 있다. 흐리멍덩하게 생긴 나랑 달리 엄마는 꽤 미인인 편이라 그렇다. 예전에 들었던 정아 이모의 증언에 따르면 그 나이에도 눈웃음을 살살 치면 어지간한 남자들이 껌뻑 죽는다고 하니까 뭐.
하긴 나도 안다. 내 얼굴에서 봐줄 거라곤 그저 좀 결 좋고 하얀 편인 피부 정도? 친구들 사이에선 ‘한결같은 피부, 한결’이라고 소문이 나 있다. 걔들은 피부과에 들이는 돈이 얼만 줄 아냐며 부럽다고 하지만 사실 그건 절반 정도는 립서비스인 걸 난 안다. 내 친구들 중에는 타고나길 그렇게 예쁘게 태어난 애들도 있고, 의느님의 힘을 빌려 재탄생한 아이들도 있다. 그리고 그걸 대단히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나도 아낌없이 감탄해 주고 찬사의 말을 한다. 하지만 정작 나는, 어쩐지 칼을 대는 게 무서워서 같이 가자는 권유에도 승낙한 적이 없다. 어지간한 사람들은 다 한다는 쌍꺼풀조차 안 한 게 나다. 그렇다고 그걸 자랑거리로 삼진 않는다. 하고 싶으면 하는 거고 싫으면 안 하는 거고, 예뻐져서 좋으면 계속 하면 되는 거다. 난 예뻐지는 것보다 커피와 사는 걸 택했으니까 그런 거 없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 시무룩해지는 건 왜일까. 쩝.
“그건 그렇고, 밥 다 식겠네.”
자칭 ‘옆집 남자’가 여전히 싱글거리며 밥상을 쳐다봤다. 아차. 그러고 보니, 내 소박하고 맛깔난 저녁이 짜게 식어가고 있었다. 나는 속으로 울음을 삼켰다.
“호, 혹시 무슨 용건이라도 있어서 오신 건가요?”
나도 모르게 존댓말이 술술 나왔다. 이래저래 짜게 식어도 접대 멘트는 칼같이. 직업병이다. 게다가 남자는 나보다 적어도 다섯 살은 더 나이 먹어 보였으니까. 남자가 내 얼굴을 흘긋 보더니 다시 식탁 위의 음식으로 시선을 돌렸다.
“밥이나 먹고.”
“네?”

우물우물. 아작아작. 꿀꺽. 후우, 쓰읍. 크.
정신을 차려보니 ‘옆집 남자’와 통성명도 호구조사도 탐색전도 하지 않고 밥을 먹고 막걸리를 마시고 있었다. 어떻게 된 거지? 천연의 잘생김에 눈이 멀었나? 아니면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불도저에 치였나?
막걸리를 들이키면서 이십여 분 전을 돌이켜보았다. 분명, 남자가 밥 먹고 하자고 했다. 순간, 식탁 위의 고등어와 두부김치가 참을 수 없는 향기를 뿜고 있는 걸 깨달았다. 진작부터 배고픈 내가 이성을 잃고 고개를 주억거렸다. 고갯짓이 끝나기 무섭게 남자가 밥공기를 찾아내더니 재빨리 자기 몫의 밥을 푸고 자리에 앉아 나보다 먼저 고등어 등껍질을 따고 촉촉하고 고소한 살을 맛보았다. 나도 질세라 숟가락을 주워들고 얼른 앉아 먹다 만 밥을 허겁지겁 밀어 넣었다. 당신 왜 그렇게 뻔뻔하냐는 말을 할 기력도 없었다.
그 뒤로는…… 사실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먹다 말고 막걸리 병을 딴 남자가 한 잔 따라 나에게 건넸던 것도 같고, 나도 한 잔 따라 건네고 시원하게 원샷 했던 것도 같고. 한 잔 들이켜자 자동으로 담백하고 고소한 두부와 매콤달콤짭짤한 돼지고기 김치볶음이 후루룩 넘어간 것도 같다. 등뼈를 발라낸 고등어 한 점을 밥에 얹은 뒤로는 입안에 젖과 꿀이 흐르는 꽃동산이 펼쳐졌던 것도 같다.
먹느라 넋이 빠졌구나. 이런 점도 정말 어릴 때부터 한결같아.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젊은 아가씨가 왜 그리 한숨이야?”
“안 젊어요. 스물다섯이면. 이제 곧 서른인데.”
반사적으로 대꾸한 뒤, 나는 헛바람을 삼켰다. 남자가 능글능글한 미소를 띠었다.
“솔직하고 귀엽게 대꾸도 잘하네. 알아서 호구조사도 착착 해주고.”
이 바보. 식충아. 단순대마왕 한결. 정신 차려. 아직 ‘옆집 남자’라고 주장하는 것뿐이지 진짜 옆집 남자인지는 증명 안 되었어. 얼굴 뜯어먹고 살 것도 아닌데 좀 생겼다고 납죽납죽 대답해 주지 말라고. 저 ‘귀엽다’는 말은 예쁘지 않은 애들한테 상습적으로 날리는 뻐꾸기라고!
나는 정신을 다잡고 최대한 까칠하게 물었다.
“그럼 이제 증거를 보여주세요.”
“무슨 증거?”
“아저씨가 ‘옆집 남자’라는 증거 말이지요. 그리고 용건도요. 자꾸 문 열려 있어서 들어왔다고만 하시는데 원래 아무 집이나 문 열려 있으면 막 들어가는 게 취미예요?”
“아. 저. 씨?”
남자가 내키지 않는다는 듯 음습하게 중얼거렸다. 갑자기 그늘이 진 얼굴과 반쯤 내리깐 눈과 긴 속눈썹 사이로 번쩍 빛나는 안광. 배부른 사람 특유의 나른한 기분이 싸악 사라졌다. 갑자기 꽉 짜인 근육을 드러낸 맹수 같았다.
“뭐, 뭐예요. 딱 봐도 서른 살은 넘어 보이는데 그럼 당연 아저씨지! 어허!”
괜히 헛기침을 하며 센 척해보았다. 그러나 목소리가 달달 떨리는 건 나도 ‘옆집 남자’도 알 수 있었다. 남자가 헛기침을 두어 번 하더니 달래듯 말했다.
“서른 넘었어도 오빠라고 해야지. 오. 빠. 그래야 이웃사촌 노릇도 해주고, 이렇게 문도 안 잠그고 있는 날엔 대신 문단속도 해줄 거 아니겠어?”
“괘, 괜찮아요. 앞으로 그럴 일 없네요, 아. 저. 씨!”
이러면 안 되는데. 상대방을 화나게 하면 정말 위험한데. 그걸 알면서도 자꾸 센 척하게 되는 건 왜일까. 머릿속 경보와는 달리 말이 자꾸 세게 나가고 가슴은 콩닥콩닥 뛰었다. 막걸리 때문일까. 아냐. 그 정도로는 간에 기별도 안 가는걸. 그런데 왜 이렇게 거침없는 표정을 지으면서 사정없이 도도하게 턱을 쳐들고 남자를 노려보는 거지. 나?
한동안 말없이 서로 노려보기만 했다. 격투 게임 시합 직전의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가 마구 조성되고 있었다. 왜 그거 있잖아. 각자의 캐릭터가 맞서서 스읍스읍 들숨을 쉬고 팽팽하게 서로의 HP가 풀로 채워진 디스 이즈 더 모멘트. 순간 남자는 짜증이 났는지 얼굴을 찡그리면서 벌떡 일어섰다. 어머. 찡그리니까 더 잘생겼다. 커헉. 취향저격.
얼굴 뜯어먹느라 정신을 못 차리는 나를 잡아당긴 남자는 갑자기 휘적휘적 발걸음을 옮겼다. 속절없이 따라가는 휘청거리는 내 몸뚱이.
“뭐, 뭐예요! 이거 놔요! 안 놔요?”
“우리 집에 가보면 될 거 아냐!”
남자는 열린 창으로 나를 잡아끌어 신속하게 바깥으로 내몰았다. 그리고는 다시 내 팔을 잡고 휘적휘적 걷기 시작했다. 판판한 돌들이 깔린 마당을 지나 작은 내 집 대문을 여닫고 그 옆의 으리으리한 대문 앞에서 주머니에 손을 넣어 뭔가 휘젓자 문이 열렸다.
“들어가자고.”
아 싫어요. 내가 왜요, 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어째 다리는 속절없이 남자가 이끄는 대로 착착 걸어 들어가고 있었다.
내가 망하려고 작정을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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