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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55115572
· 쪽수 : 512쪽
· 출판일 : 2016-02-24
책 소개
목차
1. 터닝 포인트
2. 도화선
3. 그녀의 철벽을 뚫으려면 카페인 과다로 사망할지도
4. 찔렀는데 못 먹는 감인 줄 알아서
5. 자극
6. 기묘해진 공기
7. 묵묵한 노크
8. 슬픔을 잊게 만드는 남자
9. 위험해도 좋아
10. 섹시한 악마
11. 연인으로 가는 단계
12. 한파주의보 속 애정전선은 이상무 299
13. 달콤한 산타클로스
14. 의지하게 되는 남자
15. 행복 속에서 만난 모퉁이
16. Without You
17. 슬픈 배반
18. 어디 갔니, 사랑 여기에 두고
19. 봄아, 안녕
에필로그 : 사랑이 흐른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솜이 크로스백에서 지갑을 꺼냈다. 짤랑짤랑 소리가 났다. 뭘 하는 걸까. 그는 관심 있게 그녀의 행동을 구경했다. 이윽고 궁금증은 풀렸다. 그녀가 그의 눈앞에 펼친 손바닥에 삼백 원이 올려져 있었다. 그는 무슨 뜻인지 헤아릴 수 없어 멀뚱히 백 원짜리 동전 세 개를 쳐다보기만 했다.
“뭡니까, 이게?”
“그쪽 지분이요.”
“에게?”
고작 이 정도? 너무 적어서 ‘에게’라는 탄성이 삐져나왔다.
“내 목숨 살려준 값을 천 원에서 따지자면 대략 삼백 원 정도거든요.”
“와, 그쪽 목숨 값이 이것밖에 안 됩니까? 생각보다 저렴하군요.”
뭔지 모르게 비아냥거리는 말투가 이솜의 신경을 건드렸다. 그녀가 그를 째려봤다. 여자 눈빛이 아주 살벌하다. 톡 쏘는 눈빛이 살쾡이가 따로 없다. 이런 감상을 입 밖으로 뱉는다면 아마 그 즉시 그는 아까 그 할머니 손자처럼 그녀에게 제압당할지도 모른다. 상상하니 끔찍하군. 그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삼백 원이면 자판기 커피 한 잔 값 되잖아요. 뽑아 드세요.”
“따로따로 마시자고요?”
“같이 마실 사이 아니지 않아요?”
“같이 마셔야 하는 사이가 정해져 있나요?”
“있어요, 전.”
“난 딱히 없는데.”
“갖기 싫으면 마시고요.”
“그래요. 커피 값 그까짓 것 양보하죠. 그 대신 그쪽 이름이나 압시다.”
“왜요?”
“왜긴, 맘에 드니까.”
“언제 봤다고?”
“방금 봤으니까.”
“우리 초면 아니에요?”
“사람이 사람에게 반하는 시간은 1분도 안 걸려요.”
“사람에 따라 다르겠죠.”
“난 그쪽이 여자의 몸을 하고서 남자를 한 번에 제압하는 그 모습에 반했어요.”
“취향이 독특하신가 봐요.”
“그런가요?”
“네. 상당히 그래요. 보통은 힘센 여자보다 가냘픈 여자들을 좋아하던데?”
“사람에 따라 다르겠죠.”
“……어차피 오늘 지나면 못 볼 사람인데 이름 알아서 뭐하게요. 그냥 삼백 원 가져가세요.”
빨리 처리하고 훈에게 가 봐야 한다. 이제야 왜 병원에 왔는지 생각이 났다. 갑자기 닥친 상황들에 경황이 없어 병원에 온 본 목적을 잊어버렸다.
“이름 알려주는 거 어려운 거 아니잖아요.”
“……이솜이요. 윤이솜.”
“아하! 난 필준입니다.”
“성은?”
“멋있는 필준.”
“헐?”
어이없어하는 이솜을 향해 그가 빙그레 웃었다.
“지필준.”
혼란스러웠던 그에게 이솜과의 마주침은 뭔지 모를 오묘한 기분이 들게 했다. 오늘 일어난 일들이 미래와 어떤 식으로 연결되어 있는지, 그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