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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55118382
· 쪽수 : 416쪽
· 출판일 : 2017-06-05
책 소개
목차
1. 7
2. 30
3. 62
4. 84
5. 106
6. 127
7. 148
8. 176
9. 198
10. 221
11. 258
12. 285
13. 310
14. 345
15. 375
에필로그 401
저자소개
책속에서
“우리 사귀자.”
“네.”
‘물론 그쯤이야…… 어라?’
“네?”
“우리 사귀자고.”
“지, 지금 무슨 말씀을…….”
루안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귀도 크게 열었다.
“한국말 몰라? 못 알아들어? 우리 사귀자고”
“무슨 농담을 그렇게 살벌하게 하세요?”
하지만 농담 같지는 않았다. 오히려 건영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해서 두렵기까지 했다.
‘사귀다니? 에이, 사겨? 이 작자와 내가? 왜? 설마 키스 한 번에? 에이, 말도 안 됨!’
“에에, 작가님. 그게요, 제 모토가 얼마 전에 바뀌었는데 사내연애는 죽어도 안 할 생각이라, 뭐가 씌였는지 회사만 들어갔다 하면 제가 사내를 꼬셔 놓거든요. 아니 사내들이 저를 유혹한다고나 할까? 그렇다고 여지를 준 것도 아닌데. 아, 그건 잘 모르겠고, 제 말은 사내연애는 정말 해서는 안 된다는 주의거든요. 제가 왜 그놈의 각서까지 써가며 이 작업실에 붙어 있겠어요?”
이후로 루안은 자기가 말하고도 기억조차 할 수 없는 무수한 예를 들어 사내연애가 왜 안 되는지 피력했다.
“뭐라는 거야? 정신 안 차려?”
그러나 건영의 귀에는 하나도 들어오지 않는 눈치였다.
“네, 네. 정신 차리고 있으니 하는 말이라고요. 그래서 사내연애가 안 된다니까요? 사내연애를 하면…….”
“야!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 봐야 한다는 소리 못 들었어?”
다시 시작하려는데, 건영이 손을 흔들었다.
“들었어요. 들었는데, 그 말이 지금 무슨 상관?”
“끝까지 들으라고, 이 여자야.”
“…….”
“오늘 전처가 들어왔어. 또 쳐들어오겠지. 지난번에도 그랬으니까.”
“그러시겠죠. 오락가락이 주특기시라니까.”
“그걸 잘 아니 다른 사람과 살기 싫은데도 룸메이트를 구했어. 계속 끌려 다닐 순 없잖아? 그 자식 한량처럼 사는 거 진짜 거슬리지만 그럴 요량으로 친구를 쫓아내지 않았다고. 근데, 아무래도 강미우 그 여자에게는 안 먹힐 것 같다고. 가끔 안하무인이거든. 바라는 게 있음 거리낌이 없어. 그러니까 지금 나에게는 이중삼중 잠금 장치가 필요하다, 이 말이야.”
‘우와 이 인간 말문 터지니 완전 속사포잖아? 역시 언어로 먹고 사는 이유가 다 있었어.’
“그래서 우리 사귀자고.”
경외심이 어린 눈으로 보는데 건영의 주장이 이런 말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네. 네? 에, 또 사내연애는…….”
멍하니 듣고 있다가 화들짝 정신이 들어서는 루안은 고개를 흔들었다.
“사귀는 척을 하자고.”
건영이 인내심을 끌어올리는 듯한 표정으로 재차 말했다. 그제야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다.
“아, 사귀는 척. 진짜 사귀는 게 아니라 사귀는 척.”
“아니다. 차라리 우리 합치자.”
“에? 그건 또 무슨?”
“동거하는 척, 정확히는 룸메 하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