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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55119709
· 쪽수 : 432쪽
· 출판일 : 2018-01-23
책 소개
목차
1. 첫사랑을 만나다
2. 참지 마
3. 가려져 있던 진실
4. 불안 속으로
5. 내가 더 사랑하는 건
외전 1. 윤범
외전 2. 같이 살까
외전 3. 여전히 우리는
저자소개
책속에서
술기운에 휩쓸려 아무 말이나 소리치던 그날의 목소리가 끊기듯 귓가로 메아리치고 있었다. 그때 범은 분명, 아무것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는데.
“자고 싶어?”
“선…… 배?”
범이 시야를 가득 점령하며 들어왔다. 하얀 그의 얼굴은 지금 이 순간만큼이나 비현실적이었다. 파르르 떨려 오는 숨소리가 섣불리 뱉어 내지 못한 채 입안을 맴돌았다. 그에게서 듣게 될 거라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말에 눈앞은 잔뜩 흔들거리고 있었다.
“잘래, 나랑?”
흐리게 번진 그의 목소리를 의식하듯 소라가 조금 더 크게 고개를 움직였다. 둘밖에 남지 않은 진료실 안은 어색하리만큼 정적이 흐르고 있었다. 소라가 살피듯 범을 바라봤다. 부딪치는 시선의 농도가 자꾸만 변질되어 가고, 고요는 망상을 불러일으켰다. 나른하게 젖은 몸, 잔뜩 흐트러진 얼굴, 누구의 것인지 모를 신음성…….
매끄럽게 이어지던 범의 미간이 미세하게 구겨진다.
“방금 말했는데. 안 된다고.”
“전 아무 말도……!”
“그런 눈은 반칙이지.”
“어떤…… 눈이요?”
“먹고 싶어지는 눈.”
잡아채듯 소라의 손을 움켜쥔 범이 시선은 그대로 둔 채로 손만 움직여 아래로 내렸다. 겹쳐진 손바닥 위로 그의 것이 와 닿았다. 빳빳하게 팽창한 그가 뜨겁게 진동한다.
“너 때문이야.”
꼴깍, 삼켜 내는 목울대 안으로 알싸한 피 맛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