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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55120323
· 쪽수 : 424쪽
· 출판일 : 2013-05-14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장.
2장.
3장.
4장.
5장.
6장.
7장.
8장.
9장.
10장.
11장.
12장.
13장.
14장.
15장.
에필로그.
저자소개
책속에서
“괜찮아?”
현우의 걱정 섞인 목소리에,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선영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은환이 재빨리 표정을 바꾸었다.
“아, 아니요. 막 가슴이 터질 것 같아요. 후아후아!”
은환은 힘껏 숨을 내쉬었다. 그 숨결 속에 슬픔까지 모두 불어내 버리고 싶은 표정이었다. 현우는 애잔한 눈빛으로 은환을 바라보았다.
“아저씨 어떡해요? 이러다 나 기절하는 거 아니에요?”
지금 이 상황을 가장 견디기 힘든 사람은 은환이었다. 그런데도 이 작은 아이는 무서울 만큼 잘 견뎌내고 있었다. 그래서 더 안쓰러웠다. 은환 앞에서는 아프다고 비명을 지르는 것조차도 엄살처럼 느껴졌다. 현우는 열심히 웃을 수밖에 없었다.
“기절하면 안 되지. 이 다리로는 서 있기도 힘든 거 알지? 너 쓰러져도 안아주지 못해. 착한 서은환이 자기 신부도 못 안아주는 못난 신랑으로 만들진 않을 거지?”
은환이 그를 보고 쿡 웃었다.
“당연히 그럴 순 없죠. 절대 쓰러지지 않도록 참아볼게요.”
“역시 용감한 신부네.”
현우의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스치고 지나갔다.
“미안해요, 아저씨.”
그런 현우를 바라보던 은환의 얼굴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뭐가?”
“아저씨도 많이 힘든데, 막 고집을 부린 거요. 저 봤어요, 아저씨가 나 때문에 언니 오빠한테 맞는 거.”
현우는 자신도 모르게 굳어졌다.
“그건……너 때문 아니라 나 때문이야.”
“아저씨한테는 정말 많이 미안하지만……그래도 나 후회하지 않아요. 우리 엄마가 막 웃어요. 나, 엄마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요.”
“그래. 잘했어.”
현우가 흐릿하게 웃으며 은환의 어깨를 가볍게 쥐었다 놓아주었다.
“아저씨는요? 아저씨는 괜찮아요?”
“넌, 괜찮아?”
현우는 은환의 질문을 질문으로 피했다.
“난 좋아요. 아저씨, 이 은혜 절대 안 잊겠습니다.”
은환이 유치원생처럼 양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나중에 아저씨가 원하는 것 하나는 꼭 들어줄게요. 설령 내 목숨을 달라고 해도 줄 거예요.”
다부지게 마음을 다지는 은환을 보며 현우가 피식 웃었다.
“우와, 목숨까지나? 너 그럴 때마다 내가 얼마나 무서워지는 거 알아? 찰거머리 아가씨.”
“그렇게 말하지 말아요. 나 어린애 아니란 말이에요.”
은환이 현우를 밉지 않게 노려보았다.
“그런 말은 삼 년 후에 해. 그동안 밥 많이 먹고 무럭무럭 자라라. 알았지?”
현우가 은환의 머리를 쓰다듬으려고 했다. 은환은 급하게 그의 팔을 막았다.
“아악! 안 돼요. 예쁜 머리 망가진단 말이에요.”
현우가 목발을 한쪽에 기대놓고 힘겹게 그녀와 마주 앉았다. 은환과 눈을 맞추는 현우의 표정은 어느새 진지하게 변해 있었다.
“은환아, 이 결혼식은 연극이야. 반드시 끝나게 되어 있어. 그러니까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거 없어.”
“알아요.”
은환은 고개를 푹 숙였다. 이상하게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현우가 드레스 위에 올려진 은환의 손을 꼭 잡았다.
“난, 네가 이 결혼식 때문에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 내가 좋아하는 서은환은 세상에서 가장 씩씩하고 용감한 꼬마거든.”
“그래서 아저씬 이 결혼을 하지 않으려고 했던 거예요?”
“그래. 지금도, 어린 네가 상처받을까 봐 제일 염려스러워. ”
“걱정 말아요. 나도 이 결혼이 가짜인 거 아니까. 그리고 걱정 말아요. 아저씨도 인정했잖아요. 내가 얼마나 용감한지.”
“그래. 서은환은 내가 아는 사람 중에서 가장 용감한 사람이야. 넌 꼭 행복해질 거야. 그건 아저씨가 보증할게.”
은환이 활짝 웃었다.
“네.”
“나의 용감한 어린 신부님.”
현우는 은환의 이마에 살짝 입술을 맞춘 후 손을 내밀었다.
“자 이제, 연극 무대로 나가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