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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미술 > 미술가
· ISBN : 9791155351024
· 쪽수 : 216쪽
· 출판일 : 2017-03-10
책 소개
목차
-머리말 :그리기에 관하여: 제여란 (글: 양지윤)
-작가 비평: 제여란의 회화의 세계 (파트리스 파비스) / 정신의 불가지성에 대한 탐구 (황두)
-인터뷰: 젊은 시절 - 문학 - 화가들 - 그리기 - 색 - 캔버스 - 몸
-약력
저자소개
책속에서
제여란은 30여 년간 붓이 아닌 스퀴지를 사용하여 자신만의 그리기를 완성해 왔다. 스퀴지는 이미지를 종이에 인쇄하기 위해 물감을 밀어내는 도구다. 수직과 수평으로 내리긋기에 편리한 이 도구를 사용하여, 작가는 기세 넘치는 곡선들로 가득 찬 화면을 구축한다. 화면은 주제와 배경으로 구분되지 않으며 세부 구획들로 나뉘지도 않는다. 작가는 과감하게 캔버스 전체를 유화 물감이 묻은 스퀴지로 돌리고 멈추기를 반복한다.
지난 10년간 제여란은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았던 블랙 회화에서 벗어나, 화려한 색상들이 극적 대비를 이루는 회화들을 완성시켰다. 작가의 몸은 캔버스의 팽팽한 사각형 안을 즉흥적으로 움직여 강렬한 색들을 뒤엉키게 한다. 화면의 모든 구석들은 살아 숨쉬고 긴장감은 고조되어 사방으로 뻗어나간다.
<추상회화와 구상회화의 구분은 그 의미를 잃었고, 완전한 추상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제여란은 말한다. 화가의 머릿속 이미지를 개념화하여 캔버스에 담는 행위 자체가 추상의 영역에 있다는 생각이다. 제여란의 그림은 스퀴지의 움직임이 멈출 때 끝나지 않는다. 그의 그림 앞에서 관객은 자신의 심상 안에 있는 이미지를 떠올린다. 한여름 베어물었던 차가운 자두 같기도 하고, 늦가을 로테르담 해변에 서서 바라보던 거친 모래 같기도 하다. 그림의 완성은 형상을 기술적으로 표현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림 앞에서 관객들이 떠올리는 각기 다른 이미지에 있다. 모종의 형상이 만들어지는 과정 속에 제여란의 그림은 존재한다.
본문 중에서(머리말: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큐레이터 양지윤)
제여란의 추상 회화는 서예에서 말하는 <기세>의 미학적 핵심을 탁월하게 포착한다. <기세>는 힘에 기대어 움직이게 되는 리듬과 운치의 형성으로 풀이된다. 작가는 다차원적 감성에 정교하고 치밀한 해결 방법을 더하여 민첩한 감정으로 색의 경계와 공간을 구체화하며, 색의 경계와 물감 덩어리로 운율과 구도, 구조와 형태를 구성한다.
본문 중에서(미술 평론가: 황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