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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한국근현대사 > 일제치하/항일시대
· ISBN : 9791155401569
· 쪽수 : 312쪽
· 출판일 : 2019-10-26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사라졌지만 결코 사라질 수 없었던 안중근과 그의 총을 찾아서
1장 이토 히로부미는 누구인가
일본 제국주의의 기수들, ‘조슈 삼존’ / 막번 체제의 해체와 메이지 유신의 성립 / 일본이 근대화에 성공한 이유 / 이토 히로부미가 권력을 잡은 이유 / 이토 히로부미가 죽지 않았다면 / 비스마르크를 열심히 따라한 외교관 / 겉으로는 평화적이었던 이토 히로부미의 속사정
2장 황당한 프로젝트의 시작
우연한 발견과 예상치 못한 전개 / 왜 안중근의 ‘총’인가? / ‘총기 복각’에서 ‘사격 재현’으로 / 총에 품격을 더하다 / “재밌잖아” “우리가 처음이잖아”
3장 그날을 결정한 ‘6초’
의거 성공 요인 1: 안중근은 죽음을 각오했다 / 의거 성공 요인 2 : 이토 히로부미의 과시욕 / 의거 성공 요인 3: 안중근은 명사수였다 / 6초, 결정적 순간 / ‘M1900’이라는 절묘한 선택
4장 잃어버린 총을 찾아서
사라진 필름, 사라진 유해, 사라진 총 / 마침내 총을 구입하다 / 총기를 허용하는 나라와 규제하는 나라 / 총기 청정 국가에 총을 들여오는 일 / ‘총’이라면 질색하는 배송업체들 / 마지막 방법, 사격장 확보
5장 안중근은 왜 이토 히로부미를 죽였는가
안중근에 감화된 일본인들 / 안중근 재판의 의도는 무엇이었는가? / “나의 행위는 개인적 살인이 아니라 의거다” / “일본은 안중근을 두려워했다” / 힘없는 나라에 태어난 죄 / 안중근의 ‘동양평화론’ / 안중근은 테러리스트인가? / 안중근이 죽이지 않았다?
6장 M1900이 말해주는 안중근 장군
총기의 설계자 존 브라우닝 / 리볼버를 넘어, 자동권총 M1900의 탄생 / 한 손 사격의 비밀 / 안중근 장군의 신문기록 / 안중근은 일부러 덤덤탄을 사용했는가?
7장 시행착오의 연발
하나의 프로젝트, 세 개의 플랜 / 안중근의 서른, 그리고 우리들의 마흔 / 안중근과 우리들의 ‘인생을 건 선택’
8장 남겨진 사람들의 슬픔
영웅 안중근의 죽음, 그리고 남겨진 가족들의 삶 / 전쟁에 미쳐가던 일제의 만행 / 그날 박문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 영웅의 아들에서 단죄의 대상으로
9장 미국에서 M1900을 쏘다
‘플랜 A’에서 다시 ‘플랜 B’로 / 미국 총기 전문가들이 말하는 ‘M1900’ / M1900의 의문을 푸는 세 가지 실험
10장 M1900을 찾아 일본으로 가다
일본 국가기관에서 M1900의 행방을 묻다 / 아키하바라 총포사에서 발견한 단서 / 이토 히로부미 별장에서 ‘부가옹’을 보다 / 안중근을 기리는 절 ‘다이린지’를 방문하다
11장 퇴로는 없다
한국사의 잃어버린 세 가지 무기 / ‘갈 수 있는 길’과 ‘가지 않은 길’
리뷰
책속에서
단순한 사실관계만 보면 이토 히로부미가 죽었기 때문에 한일 병합이 빨라졌고 일본의 군국화를 막을 수 없었던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일본의 군국화는 이토 히로부미의 유무에 관계없이 이미 착실하게 진행돼온 사안이었다. …
그렇다면 이토 히로부미를 제거하든 제거하지 않았든 무슨 차이가 있느냐는 질문이 있을 수 있다. 실질적인 효과를 생각하면, 이토 히로부미가 살아 있었을 경우 한일 병합은 이렇게 급속도로 거칠게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다. 외교적 수순을 다 밟고, 정치적 안배를 다 마친 후 ‘확실하게’ 병합에 들어갔을 것이다. 이 경우 태평양 전쟁의 패전 이후 한국의 운명이 어찌되었을까를 생각해봐야 한다. 비약일지도 모르지만, 오키나와가 지금까지 독립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생각해보자. 이처럼 한국이 일본에 완벽하게 종속되었을 가능성은 그리 높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아예 불가능한 이야기도 아닐 것이다.
일반적인 리볼버 권총을 사용할 경우 4초란 짧은 시간 안에 모든 총탄을 다 쏟아낼 수 없다. 격발 간격이 자동권총보다 훨씬 더 길기 때문에 세 발을 쏘기 전에 안중근이 체포됐을지도 모른다. 아울러 당시 리볼버 권총은 위력이 강하기 때문에 탄막 사격(부대 단위로 일제히 한 지점을 향해 가하는 포격)은 가능할지라도 개인의 정밀한 조준 사격용으로는 부족한 점이 있었다. 안중근이 당시로서는 최신식인 M1900을 가지고 거사를 치렀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즉 안중근은 사전에 치밀한 계산에 의해 M1900을 선택했다. 현대 권총 사격법으로도 상식 밖이라 할 수 있는 ‘한 손 격발’로도 매우 정확한 사격이 가능했던 이유는 M1900과 7.65밀리미터 탄이 한 손으로도 충분히 반동을 받아낼 수 있게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미조부치는 끈질기게 안중근 장군의 역사관과 항일활동에 관한 질문을 던졌다. 무슨 수를 쓰더라도 안중근의 정치적 동기에 의한 ‘암살’을 개인적 동기에 의한 ‘살인’으로 바꾸고 싶어 했다. 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이토 히로부미의 죄상 15가지와 동양평화론, 그리고 자신은 대한의군 참모중장의 신분으로 이토 히로부미를 척살했다는 논리였다(이토 히로부미의 죄상 15가지를 한 글자도 틀리지 않고 논리정연하게 말했다는 것, 그것도 자신의 목숨이 걸려 있는 재판장에서 말했다는 것이야말로 안중근 장군의 담력을 확인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서 놀라운 사실은 미조부치가 안중근의 의견에 수긍한다는 것이다. 공판이 진행되면서, 검사 측에서도 안중근의 인물됨과 논리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