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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불교 > 불교 문학
· ISBN : 9791155801444
· 쪽수 : 300쪽
· 출판일 : 2020-09-18
책 소개
목차
자서自序
제1부 | 봄날의 꿈
봄날의 꿈 | 《금강경》 야부송에서
생각을 생각해 보았더니 | 《금강경》 야부송에서
거울 없는 거울 | 경허선사 <지리산 영원사>에서
온몸으로 글 읽기 | 구양수 <취옹정기>에서
오뚝이 | 김시습 <만의>에서
풀강아지 | 《노자》에서
하나로 연결된 세상 | 두순조사 <법신송>에서
지극한 선 | 《대학》에서
머물 자리를 알아야 | 《대학》에서
산마루 넘는 구름처럼 | 만공선사 <도비산 부석사에 올라>에서
허공에 풍선껌 불기 | 만해선사 시에서
대장부란 | 《맹자》<등문공 하>에서
놓아주어라 | 《맹자》<양혜왕>에서
마음의 바탕화면 살피기 | 《맹자》 <진심장>에서
제2부 | 깊어가는 가을밤에
깊어가는 가을밤에 | 백거이 <고추독야>에서
거미줄 위에서 함께 춤을 | 백거이 <대작>에서
저 모습이 내 모습 | 새벽 종송에서
흔들리지 않는 마음 | 소동파 게송에서
조용히 스쳐가는 맑은 바람처럼 | 소동파 <전적벽부>에서
그리운 어머니 | 신사임당 <대관령 넘어가는 길에 친정집 바라보며>에서
지는 꽃 바라보며 | 송한필 <작야우>에서
유리수에 갇힌 눈동자 | 《전등록》 <약산장> 이고 게송에서
공감 | 《유마경》 <문수사리문질품> 영역본에서
달그림자 | 《유마경》 <관중생품>에서
배려할 것인가, 배려받을 것인가 | 《유마경》 <향적불품>에서
길 잃고 산 바라보기 | 율곡 <산중>에서
가을비 | 이백 <경정산에 홀로 앉아>에서
문자로 그린 그림 | 왕유 <서사>에서
제3부 | 한 잔 올리오니
한 잔 올리오니 | 우집 <한월천>에서
사랑하는 임이여 | 이옥봉 시에서
멋들어진 한 판 | 《장자》 <서무귀>에서
기술 너머의 도를 터득해야 | 《장자》 <양생주>에서
우물 속 개구리 | 《장자》 <추수>에서
수성에서 물 길어다 토성에 배추 심기 | 진묵대사 시에서
봄 같지 않은 봄도 봄이다 | 정몽주 <봄>에서
나는 그들에게 무엇을 해주었던가 | 《중용》에서
물 밖에서 하는 물고기 호흡법 | 《중용》에서
모두 지난 일, 담아두지 말자 | 《채근담》에서
더위를 식히며 | 《채근담》에서
눈 속에서 피는 매화의 향기 | 황벽희운선사 게송에서
카테리니행 기차는 떠나고 | 함월해원선사 <취송 스님을 애도하며>에서
법을 구하는 창자는 어디에 | 해안봉수선사 게송에서
사흘 닦은 마음 | 혜소국사 말씀에서
연극이 끝나고 | 허응보우선사 임종게에서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옳은 말씀이다. 산은 말이 없다. 인간들이 말을 할 뿐이다. 히말라야의 웅장함을 묻는 사람이 있으면 비행기 표를 끊어 네팔이나 부탄으로 날아가고, 자장면 맛을 묻는 사람이 있으면 중국집으로 가서 한 그릇 사주면 될 일이다. ‘히말라야’와 ‘자장면’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떠드는 것은 사실 그럴 수 없을 때 하는 짓들이다. 게다가 아무리 떠들어봐야 말로는 히말라야의 웅장함을 끝내 알 수 없고, 자장면의 감칠맛도 알 수 없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나날이 오래다보니, 무엇을 향해 움직이기보다는 무언가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많았다. 남들은 “사색(思索)에 잠긴다”느니 “철학에 심취했다”느니 고상한 표현들을 써주었지만, 그건 불가항력의 아픔에 저항한 나만의 몸부림이었다. 사실 그것 말고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다. 그러다 불교를 알게 되었고, 어쩌다 한문을 공부하게 되었고, 그 길에서 주운 시구(詩句) 하나 게송(偈頌) 한 구절에 기이하리만큼 마음이 편안해지고 통증이 가라앉는 신비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게 일회성이 아니라 반복해서 일어났으니, 아름다운 시나 경전 속 게송 한 수는 나에게 명약이요, 아픔을 함께한 둘도 없는 벗이었다.
“부처님, 그 숫자조차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생각과 번뇌를 어떻게 언제 다 없앤답니까?”
부처님께서 혹시 이렇게 말씀하실지도 모르겠다.
“맞아, 자네 말대로 빼기를 하려들면 힘들어. 아마 죽을 때까지 용을 써도 별로 표가 나지 않을 걸. 하지만 곱하기 0을 해봐. 그러면 한순간이야. 아무리 큰 숫자라도 곱하기 0을 하면 한순간에 사라지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