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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6062189
· 쪽수 : 152쪽
· 출판일 : 2023-04-25
책 소개
목차
제1부
망초꽃
새끼손가락
넉넉한 시계
방황
오감
십억 광년
볶인 땅에 빗소리
연등
상생
늦가을
자연으로
달천댁 2
자식 농사
덜 요량으로
드므
인동 초
고독사
제2부
국화
먹구름
라일락
다 가는 길
낙엽
꼬마물떼새
걸음
출연료
치마
하버지
철새
상처
길
애견 미용사
날 구한 소나무
천사
피서
빈자리
왕초보
무게를 더할 것인가
제3부
영세농
달천댁 1
꽁보리밥
마른 물꼬
들길
쌀값
태풍
두레꾼
배추 예찬
옥수수
곁순치기
새
낟알
제4부
독도
운문댐을 지나며
걷다 보면
단풍
허기
곶감
이농에서 귀농으로
보릿고개 1
보릿고개 2
외할머니
여행길
산야초 생식
쌀밥을 소가
간월재
요트
간월폭포
딱, 한 잔만 더
장가간다
목에 힘주지 마세요
*해설: 푸른 오감으로 틔우는 삶의 문장들-정훈
저자소개
책속에서
볶인 땅에 빗소리
다급히 창을 두드린다
낭보, 잠결에 뛰어나간 마당,
얼마 만인가 비다운 비!
양팔 벌린 가슴에 뛰어내린다
단비야, 때 늦어도 좋다
선걸음에 갈 것인가
사나흘 주룩주룩,
토라진 벼 낯짝을 펴고,
축 처진 콩 어깨도 토닥였으면
내사, 날만 새면, 들에 나가
가무사리 탄 몸뚱어리 쫄딱 적시며
철철, 철철, 철철
물꼬소리 장단에 어깨춤 출란다
봉답, 논 가장자리엔
초록을 잃어 결실의 꿈을 접은 벼들
물에 말은 밥을 양껏 먹고,
벼꽃을 피우려고 서두르는 벼들
희비가 엇갈린다
추적추적, 볶인 땅이 물켜는 소리
우듬지엔 못다 핀 연두 잎 피우겠다
바싹 말랐던 냇바닥에는
황룡이? 용트림하며 굽이친다
저녁상 물리고, 마을회관에 모여든
물꼬 싸움으로 서먹해진 검게 탄 얼굴들,
비의 중재로 막걸리잔 입술을 맞댄다
배경음악 삼아 빗소리 들으며 이슥토록
아픈 새끼손가락
추석 전날
대처로 나간 자식을 기다린다
누런 들판을 질러 난 마을 길 양옆,
분홍, 하양, 빨강 코스모스들
귀성객을 맞이하고 있다
마을회관 마당에 다다른 승용차에서
강보에 싸인 손자를 받아 안은 달천 영감
웃는 입이 바지게 같다
됫병짜리 정종을 사 들고 부모 찾아오려니,
달이 뜨면 더욱 애달아
모롱이 돌아오는 차 불빛을 헤아린다
눈치 보여 안 오리라는 생각을 떨쳐내고,
이젠 속내를 드러내지 않으리라!
막차마저 끊긴 밤
팔베개하고 잠귀를 열어둔다
대문이 덜컹덜컹, 확 방문을 열어젖힌다
돌개바람의 주먹질
궁륭을 걸어가다 뭉게구름 등 뒤에서
막 얼굴 내미는 열나흘 달,
환하다 곧 어스름,
생손앓이 새끼손가락 가슴에 품고
풀벌레 울음에 지새우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