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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6062479
· 쪽수 : 118쪽
· 출판일 : 2023-12-15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목차
1부
계약 종료
거리에서
봄, 세상
꽃비 내리는 봄
식탁 위 젓가락
빈 들이 되어
강江의 노래
타인他人의 세상
냉장고
바람의 문門
엑소더스(Exodus) 1
엑소더스(Exodus) 2
흐린 날의 편지
소리, 이미지
설날 화두話頭
2부
강江의 깊이
나무 이야기 1
나무 이야기 2
그물
새해 인사
여름날 오후
호주머니의 속삭임
늦은 봄날 저녁
마른 가슴
나의 새는
그리움으로 죽는 바다
창밖을 그리다
낄낄대고 싶네
어떤 부탁
나를 흔드는 것
3부
아침에
술 또는 노래를 위한 서언序言
에피소드(Episode)
술 깨기 전에
취醉한 눈으로
짧은 노래
ㄲ 씨氏의 문제풀이
하루
한 시간의 주말 기행
길 밖의 길
비 오는 날의 편지
공생共生하는 영혼
전철 안에서
우는 날
사라짐에 대한 편지
4부
기억도 짐이다
새는 늘 마지막을 노래한다
누이 생각
너에게 난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
너와 나의 봄
핸드폰 세상 밖으로
그대
세월 2
두 손에 얼굴을 묻고
은행나무 햇빛
눈물
어느 날
어제 같은 오늘
안팎의 풍경들
떠나는 것들은 눈부시다
해설: 아무것도 소유하지 못한 자의 단단한 슬픔/김정수(시인)
저자소개
책속에서
봄, 세상
열어다오
가슴 두드리는 빗줄기에도
문門 열지 않고
봄 햇살 한 줄기도
들여놓지 않았다
전생과 금생이 포개져
해마다 환생하는 봄
여기도 거기도
사는 게 아닌데
환생하는 세상, 환장하는 세상
꽃 피고 바람 부는 날
꽃아, 나를 위해 피지 말아라
세상은 금세 낡아 끝내
알지 못할 것들만이 영원하므로
꽃비 내리는 봄
봄이 오는 집 현관에는
아젤리아 히아신스 철쭉이 피고
저편 세상 입구에는
손등에 꽃이 핀다
돋보기로 보면 꽃 한 송이가 온 세상이라며
주름진 당신의 얼굴이 웃을 때마다
살구꽃 핀다
살구꽃 진다
꽃이 지면 열매라도 달리겠지만
손등의 꽃은 질 줄도 모른다고
밤낮없이 꽃향기에 취한다고
웃는 당신
돌아오는 길 위로
눈비가 내린다
꽃비
내린다
엑소더스(Exodus) 1
일하는 틈틈이 사무실 복도로 나와
창에 붙어 서서 밖을 내다보면
창밖 세상이 삼투압처럼 밀려 들어와
이편의 내 자리를 다 차지하고
나는 이방인이거나 기껏 세입자에 지나지 않는다
내가 성경이나 반야심경을 여는 것이
세상에서 살기 위함이라고 말한 적 없다
(내가 예수이고 부처라도 견딜 수 없는 일은 이 세상에서 사는 일이다)
다만 시시포스보다 교활한 얼굴로
성경이나 반야심경을 털어내는 것이다
문을 열어다오
문을 열어다오
나는 수천 년간이나 아직
문을 여는 주문呪文을 찾아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