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여행 > 동남아시아여행 > 동남아시아여행 에세이
· ISBN : 9791156225669
· 쪽수 : 192쪽
· 출판일 : 2021-01-22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 송아지를 개처럼 키우는 나라
2. 나를 먹여 살리는 기쁨
3. 손빨래와 손으로 먹는 밥
4. 집주인의 고백
5. 고기가 없다고요
6. 사랑한다 말할 수 없던 그때
7. 나는 이곳에 살아보기로 했다
8. 엄마와 마이마이
9. 마당과 사람들
10. 환이 온다
11. 열일곱, 학교 대신 여행
12. 한국말이 필요하시다고요
13. 일은 못해도 사람은 착합니다
14. 정전과 저승과 이승
15. 루머 생성자들과 하이랑카
16. 이방인과 김치
17. 싸장님 나빠도 한국사람 좋아요
18. 자간트와 학원
19. 응급실
20. 제값 받고 일하기까지 걸린 시간
21. 교회와 사람들
22. 안녕하세요 슈퍼스타입니다
23. 공짜 사진전을 기획했다
24. 방송국 PD들이 찾아왔다
25. 사진 못 찍는 여행 작가의 스리랑카 사진전
26. 두 달 살기를 마치며
작가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곳에서 해낸 노동. 만들었던 사랑과 우정.
기꺼이 해낸 봉사와 가감 없이 나누어준 마음들.
살아보기로 한 건 잘한 결정이었다.
태어나 스스로 선택한 일 중 가장 잘한 일이다.
-프롤로그 중에서 -
살기로 결심할 무렵부터 이모님을 엄마라 불렀다. ‘저기요’나 ‘이모님’이라는 호칭은 어쩐지 여기 있는 사람을 저기 있는 사람처럼 느끼게 했다. 호칭을 엄마로 정한 이유는 우리말 엄마는 스리랑카 말로도 엄마기 때문이다. 그녀가 돌보는 저택에 살고 있으니 엄마라 못 부를 것도 없었다. 주방 이모는 나이가 그렇게까지 많지는 않지만 어쩐지 엄마라 불리는 걸 좋아했다. 그녀는 엄마라 불릴 때마다 부끄럽지만 기쁜 표정으로 “도-터(daughter)” 하고 대답했다.
엄마는 영어를 배운 적이 없기 때문에 아주 짧은 말만 했다. 그녀는 스스로를 ‘마이(my)’라고 지칭했는데, 마이는 왠지 어떤 상황에서도 쓰였다. 음식을 차린 뒤 “마이!” 할 때는 ‘내가 이것들을 만들었으니 맛있게 먹거라.’라는 뜻이고 식탁보를 가리키며 “마이!” 할 때는 ‘흘리면서 먹지 말랬지’라는 식이다. 그녀가 ‘마이’를 외칠 때는 어딘가 확신에 찬 표정이 된다. 히란은 엄마에게 ‘아이(I)’나 ‘미(Me)’도 가르쳐 보려 한 것 같지만 나는 엄마의 ‘마이’가 좋아 그냥 두었다. 왠지 엄마는 마이일 때만 진짜 엄마였다.
-엄마와 마이마이 중에서-
무엇을 처음 시도한다는 건 약간 걱정되지만 많이 매력적이다.
망쳐버릴 확률이 높지만 어쩌면 정말 잘 해낼지도 모르기 때문에.
그러다 정말 잘해버리는 날엔 스스로가 기특해 견딜 수가 없다.
내가 나를 칭찬하는 일은 자주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그런 날에는 반드시 기록을 남긴다.
그리고 스리랑카에서는 이런 식을 글을 쓸 일이 아주 많다.
어쩌면 나는 스스로를 칭찬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걸지도 모르겠다.
-‘이방인과 김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