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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56330455
· 쪽수 : 152쪽
· 출판일 : 2015-05-08
책 소개
목차
수상한 택배 7
분실노인 센터 (1) 53
장난 전화 57
어머니와 아들 85
분실노인 센터 (2) 122
상자 속의 가루 125
해설 144
작가의 말 149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이상해.”
“뭐가?”
승일의 대꾸에는 여전히 짜증이 배어 있었다.
“이상한 게 왔어.”
“잠 좀 자자! 잠 좀!”
그는 더 격렬하게 이불을 잡아끌어 머리를 파묻었다. 미란이 이불을 잡아 빼며 계속 그를 깨웠다.
“상자에 이상한 게 들어 있다니까.”
여전히 승일은 눈도 뜨지 않았다.
“자기 택배 받을 거 있어?”
미란은 그를 자극시킬 만큼 상황을 부풀려야 했다.
“뭐가 꿈틀거려. 움직이는 거 같아. 서, 설마, 폭탄처럼 터지는 건 아니겠지?”
직원들은 체계적으로 움직였다. 첫 업무 파트에서는 상자에 들어 있는 노인들의 몸 상태를 체크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노인을 보건의에게 보냈고, 나머지 노인들은 다음 파트에 넘겼다. 다음 파트에서는 노인들의 마지막 주소지를 체크하고 그곳에 현재 살고 있는 이를 점검했다. 노인들과 관계된 이들의 실거주지를 찾는 역할이었다. 여기서 노인들을 맡길 배우자나 자식 혹은 친척이 발견되는 경우는 택배로 운송시킬 파트에 넘겨졌다. 그렇지 못한 노인들은 가족이나 친척의 주소를 찾을 때까지 센터에 보관되었다. 하지만 센터에서 언제까지 보관해 줄 수는 없었다. 내려오는 복지비로 식비를 충당할 만큼, 누울 공간이 있는 만큼, 딱 그만큼만 수용할 수 있었다. 그래서 넘쳐 나는 노인들을 수시로 정리해야 했다.
승일이 안쓰러운 눈길로 아내를 쳐다보았지만 미란은 또다시 초점을 흩뜨리고 고개를 숙였다. 그녀가 주섬주섬 자신의 생각을 챙기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푸념을 토했다.
“여보, 사람들이 그러잖아. 무슨 일 생기면 이런 일이 나한테는 생길 줄 몰랐다고. 남들한테 생길 땐 덤덤한데, 나한테 생기면 호들갑 떨고, 억울해하고. 자신들이 무슨 특별한 사람들인 것처럼. 그래도, 그래도 나한텐 우리 아들이 너무 특별해서. 그래서 정말 이런 일이 생길 줄 몰랐어. 아무 일도 안 생길 줄 알았어. 타지에서 얼마나 외로울까, 얼마나 공부가 힘들까, 밥은 잘 먹을까, 그런 걱정만 했는데……. 아이가 사라진다는 건, 내 걱정엔 애초에 없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