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물점 주인

원 씨는 가만가만 놈을 들어올렸다. 비록 몸은 말랐으나 젖은 털 때문인지 생각보다 무거웠다. 어떤 혈통이 섞여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놈의 목덜미와 한쪽 귀는 갈색이고 몸통을 비롯한 나머지는 온통 흰색이었다. 만약 살이 조금 오르고 털 손질만 받는다면 그리 밉상은 아닐 듯싶었다.

주택가 골목길로 접어든 두 사람은 고개를 쳐들고 하늘의 별자리를 더듬었다. 두 사람 모두 특별하게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은 없었으나 함께 귀가할 때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런 행동을 취하곤 했다. 그래야만 굳 이 대화를 주고받지 않아도 동행에 어색함을 느끼지 않을 수 있었다.

개는 편안히 몸을 누인 채로 이따금 시선을 돌려 화초를 바라보았다. 이제 겨우 망울이 맺히기 시작한 달리아와 원추리를 향해 코를 벌름거리기도 했다. 그런 행동을 하는 이유가 오랫동안 굶주린 탓이라고 생각하니 그는 가슴이 아려 왔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