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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56410775
· 쪽수 : 448쪽
· 출판일 : 2016-12-26
책 소개
목차
나의 신부
악몽의 밤
거리의 등불 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인혜가 자리를 권했으나 해경은 조금 놀란 얼굴로 그 자리에 서 있을 뿐이었다. 그제야 인혜는 해경의 시선을 따라갔다. 해경의 눈은 소파에 앉아 있는 소화에게 못 박힌 채였다. 영문을 몰라 커다란 눈을 굴리며 해경을 마주 보던 소화가 곧 귀까지 새빨개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오늘 처음 입어 본 양장 차림이라는 것을 그제야 깨달았던 것이다.
치맛자락을 움켜쥐고는 어쩔 줄 몰라 하던 소화가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가 방 안으로 후다닥 도망치듯 뛰어 들어갔다.
“소화 양, 잠시만이요.”
해경이 뒤늦게 소화를 불렀으나 이미 때는 늦어 있었다. 위층에서 부서져라 문을 닫는 소리가 들렸다. 인혜는 그런 해경을 물끄러미 보다 쿡쿡거렸다.
“어찌 그리 뚫어지게 보아 사람을 부끄럽게 해요?”
해경이 그 말에 답지 않게 어찌할 줄 모르는 표정을 했다. 언제나 얄미울 정도로 침착한 해경에게서는 보기 드문 표정이었다. 인혜가 해경을 보고는 짐짓 엄한 얼굴로 해경을 나무랐다.
“내가 직접 골라 준 양장인데 소화 양에게 어울리지 않았나요? 숙녀를 그리 빤히 보면 못써요.”
“아, 아닙니다. 그게 아니라…….”
해경이 당황해 저도 모르게 더듬거리며 고개를 젓다가 계단 쪽을 슬쩍 보고는 인혜를 외면하며 말했다.
“……잘 어울려서, 다른 사람 같더군요.”
인혜는 그 말에 내심 놀라며 웃음을 참았다. 해경이 다른 사람에 대해 이렇게 말하는 것은 인혜가 아는 한 처음이었다. 해경은 남의 치장에 결코 입을 대지 않는 사람이었다. 더구나 상대가 여자라면 더욱 그랬다. 인혜 자신이 몇 만 원은 갈 법한 옷을 입고 나타나도 빈말 한 번 하지 않던 이가 소화에게 잘 어울린다고 말하는 것은 낯설었으나 재미있는 기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