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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국내 BL
· ISBN : 9791156410904
· 쪽수 : 544쪽
· 출판일 : 2017-06-26
책 소개
목차
1. 초동 수사
2. 단서
3. 무지개가 뜨는 섬 Ⅰ
4. 알리바이
5. 무지개가 뜨는 섬 Ⅱ
6. 역순 상기
7. 사각지대
8. Bulletproof syndrome
외전. 별장 탈출 게임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거 맛있어?”
“뭐가요?”
“너 마시는 거. 황금비율이라며.”
“저보다 팀장님이 더 많이 마셔 봤을 거 아닙니까.”
“아, 너 아직 모르는구나?”
뭘 아직 모른다는 걸까. 해준은 불안했다. 안 그래도 불안한데 더 불안하게 서흔은 피식 쪼개기까지 했다.
“나 미각 장애야.”
“…….”
“음식을 먹어도 무슨 맛인지 모른다고. 일곱 살 때였나. 감기에 심하게 걸린 적이 있는데 그 뒤로 맛을 못 느껴.”
해준은 눈을 깜빡거리기만 할 뿐이었다. 서흔에게 무슨 말을 돌려줘야 할지 도통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서흔은 잔잔히 미소까지 띤 채로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얼마 전에는 영후 형이 아메리카노를 한 잔 주더라고. 이게 웬 공짜냐 하면서 신나게 원샷했지. 근데 그거 사실 간장이었어. 난 마시고도 몰랐지. 그게 간장인지 커피인지.”
“…….”
“하여간 나는 내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어릴 때부터 미량의 비소를 먹고 있어.”
“아니, 왜요?”
“혹시 누가 나를 죽이려고 내 음식에 비소를 타면 나는 맛을 모르니까 꼼짝없이 비소 중독으로 사망할 거 아냐. 그러니까 미리 조금씩 먹어 두는 거지. 내성을 키우려고.”
서흔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은 해준은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왜 저한테 그런 거짓말을 하세요?”
서흔은 의외라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눈치챘냐? 어디서?”
“비소는 무미, 무취잖아요. 미각 장애가 있든 없든 어차피 비소 맛은 아무도 못 느껴요. 그리고 요즘 같은 시대에 누가 비소로 사람을 죽여요.”
“야, 너 제법이다.”
“대체 어디서부터 거짓말입니까? 설마 미각 장애부터 거짓말입니까?”
서흔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까는 왜 그랬어요?”
“뭐가?”
“휴게실에서 저한테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했잖아요.”
“말이 안 됐어? 말이 되지 않았어?”
서흔이 진심으로 놀라는 눈치였기에 해준은 기가 막혔다.
“무슨 소리예요. 말이 되는 얘기가 하나도 없던데요.”
“그럼 말이 되는 이야기는 뭐냐.”
해준은 말이 되는 이야기가 뭔지 머릿속으로 떠올려 봤다. 말이 되는 이야기가 뭘까. 쉽게 말해서 앞뒤가 맞고 거짓이 없는 이야기. 즉.
“‘진실’ 아닙니까?”
누구에게나 깊은 호감을 살 듯한 서흔의 맑은 눈동자가 해준의 얼굴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