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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56627043
· 쪽수 : 432쪽
· 출판일 : 2024-05-10
책 소개
목차
12. 한 여자를 위해 왕이 되겠다는 남자
13. 나와 함께 끝까지 가요
14. 동류
15. 그 반지 내 거였어요
16. 세 명의 남자
17. 사적인 관계가 되고 싶은데
18. 상인연합 부수기
19. 성장통
20. 왼손에 잡혀 있는 그녀
21. 아무것도 모르면서
22. 날 사랑하지 않아도 괜찮아
저자소개
책속에서
손가락 끝에 닿은 온기가 간지러웠다. 경련하듯 살짝 손을 떨었던 율리아가 카루스의 손을 덥석 잡았다. 크고 거친 손에 그녀에게 없는 온기가 가득했다. 죽지도 살지도 못한 채 그저 살아가고 있을 뿐인 자신과 매 순간 뜨겁게 투쟁하며 살아온 그의 온도 차였다.
너무 부러웠다. 너무 억울했다. 나는 도대체 뭘 잘못했기에 이토록 고통스럽게 삶을 반복하고 있는가. 차라리 첫 번째 삶에서 눈 속에 파묻혀 얼어 죽었으면 좋았을 텐데. 아니면 두 번째에서라도. 혹은 세 번째라도 좋으니까.
죽어서 쉴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러면 이렇게 증오와 집착만 남아 미쳐서 살아가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아무것도 느끼지 않고,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아무도 아프게 하지 않았을 텐데. 매번 나를 살려주는 당신에게 감사하지만, 매번 나를 살려주는 당신을 증오한 적도 많다는 걸.
어떻게 말할까.
_(『나쁜 시녀들 2』)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이전의 삶에서도, 그 이전의 삶에서도 이때쯤 하늘이 저랬던가. 율리아는 기억력이 좋아 쓸데없는 것도 잘 기억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하늘을 바라보며 과거를 떠올려본 적은 없는 것 같았다.
만약 그때도 오늘과 똑같은 하늘이었다면, 자신은 매번 무얼 하고 있었나. 죽지 않으려고 발악하고 있었을까. 그게 아니면 누군가를 죽이려고 발악하고 있었을까. 어쩌면 그 모든 행동이 다른 사람의 눈에는 죽으려고 발악하는 것으로 보였을지도 모른다.
_(『나쁜 시녀들 2』)
“나도 예언 하나 하지.”
“네?”
“넌 이번 삶에서 그 긴 머리카락이 새하얗게 변하는 걸 보게 될 거야.”
_(『나쁜 시녀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