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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1일의 기억

12월 31일의 기억

이토 미쿠 (지은이), 고향옥 (옮긴이)
푸른숲주니어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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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1일의 기억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12월 31일의 기억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91156753339
· 쪽수 : 252쪽
· 출판일 : 2022-08-12

책 소개

‘마음이 자라는 나무’ 마흔 번째 책. 일본아동문예가협회상과 우쓰노미야어린이상을 수상한 일본 작가 이토 미쿠의 성장 소설이며, 버스 전복 사고로 형 사쿠가 시력을 잃으면서 관계가 어긋나 버린 형제의 블라인드 마라톤 도전기를 그렸다.

목차

형이 돌아온다
일 년이라는 시간
가이드 러너
12월 31일의 기억
이게 운명이라면
늦은 장마
두 발짝 앞 세상
어정쩡한 사이
본다는 것은
엄마와 단팥죽
‘어쩌면’이란 말

저자소개

이토 미쿠 (지은이)    정보 더보기
일본 가나가와현에서 태어났다. 일본을 대표하는 아동문학가로, 《내 몸무게가 어때서?》로 일본아동문학가협회 신인상, 《하늘로》로 일본아동문예가협회상, 《12월 31일의 기억》으로 노마아동문예상, 《내 친구는 거짓말쟁이》로 히로스케 동화상, 《용서의 자격》으로 우쓰노미야 어린이상, 《우리 집 고양이 이야기》로 쓰보다 조지 문학상을 받았다. 그 외 《엄마 사용 설명서》, 《진짜 가족》, 《어쩌다 보니 영웅》, 《나, 언니 안 할래!》, 《1학년 1반 여왕님》 《우리 반의 한 걸음》 등 많은 작품이 국내에 소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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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옥 (옮긴이)    정보 더보기
동덕여자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일본 문학을 전공하고, 일본 나고야대학교에서 일본어와 문화를 공부했다. 《있으려나 서점》 《귀명사 골목의 여름》 《오늘도 너를 사랑해》 《빵이 되고 싶은 토끼》 《바다표범 아뉴의 모험》 등 수많은 어린이·청소년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러브레터야, 부탁해》로 2016년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 아너리스트 번역 부문에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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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재작년 12월 31일이었다. 아키는 아빠의 고향에서 설을 쇠기 위해 사쿠와 둘이서 센다이행 고속버스를 탔다. 그런데 그 버스가 사고를 일으키고 말았다. 승객 마흔한 명 가운데서 한 명이 죽고, 한 명이 의식 불명, 그리고 또 한 명이 크게 다쳤다. 원인은 어이없게도 운전기사의 부주의라나.
아키는 오른팔에 타박상을 입고 몇 바늘 꿰매는 데 그쳤지만, 사쿠는 의식을 잃고 응급실로 실려 갔다. 센다이에 먼저 가 있던 아빠와 엄마는 연락을 받자마자 곧장 병원으로 달려왔다.
나흘째 되던 날 이른 아침, 마침내 사쿠의 의식이 돌아왔다는 엄마의 연락을 받았다. 아키는 아빠와 함께 병원으로 황급히 달려갔다.
이젠 괜찮다. 걱정할 거 없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병실에 도착했는데, 웬일인지 사쿠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엄마 혼자서 침대 옆 접이식 의자에 앉아 몸을 웅크린 채 울고 있었다.
“안 보인대.”
“뭐?”
아빠가 어깨에 손을 얹자 엄마가 울먹이면서 다시 말했다.
“사쿠 눈이 안 보인대.”


“저기 말야.”
사쿠는 방을 나서려는 아키를 불러 세웠다.
“왜?”
“너는 어때?”
“뭐가?”
“너도 요즘 달라졌어?”
순간, 사쿠는 아키가 숨을 죽인다는 걸 알아챘다.
“딱히.”
사쿠는 곧이어 문이 닫히는 소리를 듣고는 저도 모르게 쥐고 있던 오른 주먹을 왼손으로 감쌌다. 아까 아즈사가 한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아키가 육상을 그만뒀대. ……지겨워서래.”
거짓말이다. 그럴 리가 없다. 아키에게 육상은 매우 특별한 의미다. 아키는 그 무엇보다 육상을 좋아했을뿐더러, 거기에 완전히 미쳐 있었다.


“그런 생각해 봐야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어. 엄마, 난 운명이란 말 좋아하지도 않고, 내 인생이 운명 따위로 결정되는 것도 딱 질색이야. 그런데 운명이라고 생각하는 게 마음 편할 때도 있더라고.”
“…….”
“이렇게 된 건 내 운명이다. 피할 수 없었다.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던 거다. 그렇게 생각하다 보면……. 아,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그런 마음이 돼요. 나도 솔직히 납득한 건 아냐. 이런 현실을 온전히 받아들인 것도 아니고.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생각해야 살아갈 수가 있어요.”
엄마는 말문이 막힌 나머지 공연히 코를 킁킁거렸다. 사쿠는 어색함을 떨치려고 앞머리를 만지작거렸다.
“엄마, 난 아키랑 달리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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