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비평/칼럼 > 한국사회비평/칼럼
· ISBN : 9791157063109
· 쪽수 : 360쪽
· 출판일 : 2023-10-29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글: 나는 왜 기록하는가
추천의 글
1장 2022년, 정부의 부재를 기록한다
고민은 아랫사람 몫이 아니다 / 정부가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 공감할 줄 모르는 꽃길만 걸어온 에이스 / 정부는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 / 대통령실 용산 이전의 나비 효과 / 법만 앞세우는 정부의 불통 / 책임 따지고 처벌만 하면 재난은 다시 발생한다 / 책임 회피를 위한 희생양 찾기 / 사회적 애도와 거리가 먼 정치와 언론 / 말 많고 탈 많고 실속 없는 국정조사 / 그날 이후, 무슨 일이 벌어졌나
2장 정부의 실패, 왜 움직이지 않았을까
단 한 명의 장관이라도 정신 차렸더라면 / 일잘러 공무원들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 대통령의 관심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 이전 정부 일은 버려라, 지워라 / ‘잘나가면 안 된다,’ 복지부동이 최선의 전략 / 감사원이 대통령의 칼이 될 때 / 검찰정부는 '적'을 찾는다 / 대통령실 ‘어공’이 이상하다 / 지지율 하락도 정부를 마비시킨다 / 낯선 블랙홀, 여사님
3장 정부의 실패, 정치가 문제다
반문, ABM 타령이 유령처럼 배회한다 / 대통령이 다한다, 그게 문제다 / 대통령의 공감 주파수는 유튜브에 / 대통령이 정치를 멀리할 때 / 야당과 협치 없이 통치가 가능할까? / 분열된 정치는 정부도 바꿔버린다 / 정책 비전은 선거용, 낡은 어젠다만 시끄럽다 / 참사의 정치화? 정치는 나쁜 게 아니다
4장 정부의 존재 이유, 무엇을 해야 할까
헌법이 좌파가 아니라는 해명 / 위기를 관리한다는 것, 결국 문제는 컨트롤 타워 / 일상의 안전은 정부 책임이다 / 일터의 안전은 누구 책임일까 / ‘킬러규제’ 완화의 실체는? / 코로나가 드러낸 정부의 역할 / 외교란 무엇인가 / 영업사원 1호의 외교 / 경제정책, 대책은 있는 건가 / 정부의 곳간은 어떻게 써야 할까?
5장 공무원들이 영혼을 갖고 일하려면
공무원은 무엇으로 사는가 / 인사가 만사인데, 유능할수록 힘든 공무원 / 영혼 없는 공무원 탓은 이제 그만 / ‘소셜’이 사회주의? 조직이 똑똑해지려면 / 공무원 조직을 흔들어야 할 별정직의 자세 / 꽃가마 타는 장관 대신 실무부터 해본다면 / 기득권 카르텔 행정고시는 어떤 문제를 낳았나 / 다양성, 정부 빼고 다들 난리인 이유 / 세계 31위 정부는 여전히 투명성을 기피하지만
6장 정부란 무엇인가
행정의 부재로 자식을 떠나보낸 뒤 / 정부가 책임을 회피하는 이유 / 피해자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 / 국익만 따지는 정부는 위험하다 / 정부는 쾌속정이 아니라 원양 정기선 / 적극적 공공정책이 실패하지 않으려면 / 안전하고 안녕한 감각을 위해 필요한 일들 / 유능한 정부를 갖는 길
나가는 글: 왜 다정함이 필요한가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2023년 8월 분향소가 있는 서울광장에서 국회까지 3일에 걸쳐 삼보일배, 세 걸음마다 큰절을 하며 움직였다. 희생자들을 기리고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해 폭우 속에 고통스러운 걸음을 이어갔다. 참사 365일이 다 되어가도록 우리는 사실 아무것도 못했다. 애통하고 미안하다.
이 기록은 그분들에 대한 위로와 사과다. 또 피해자들을 비롯해 다음 세대에게 전하는 사과이기도 하다. 이런 시대를 만들어온 어른으로서 젊은 세대에게 미안해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아무 잘못 없는 아이들이 진도 앞바다에서, 이태원에서 희생됐다. 정말 미안하다. 윗세대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대신 묻고 파고들고 답할 것밖에 없었다. ‘내 새끼’만 챙기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다음 세대를 위한 어른의 마음을 고민한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비상식이, 아이들에게 당연한 상식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
- 들어가는 글 ‘나는 왜 기록하는가’ 중에서
우리는 왜 10·29 참사에 이토록 분노하는가? 정부의 후속 대응도 문제지만, 처음부터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는 걸 모두가 알게 됐기 때문이다. 〈뉴욕 타임스(The New York Times〉는 아예 기사 제목을 ‘확실히 막을 수 있었다(Absolutely Avoidable)’고 뽑았다. 차례로 드러나는 진실은 막연한 짐작보다 훨씬 끔찍했다. 상식있는 시민들이 다 그랬겠지만, 경찰에 급히 도움을 구하는 112에 압사 위험 신고 11건이 참사 4시간 전부터 이어졌다는 사실을 알고는 정말 견딜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 분노가 터져버렸고, 정부의 행태를 쫓아 기록을 시작한 이유가 됐다. (중략)
심지어 이태원에서 도로를 통제하던 경찰에게도 중요한 일은 따로 있었다. 경찰은 차도를 사수했다. 인도의 안전 대신 차도의 원활한 통행이 중요했다. “‘대형사고’ 무전에도… 경찰은 참사 당일 차로 확보만 집중했다”, 〈한국일보〉 11월 29일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차도로 사람들이 밀려나오지 않도록 그들을 인도로 다시 올려 보내느라 애썼다. 이태원 파출소 건너편에 순찰차를 고정 배치해 인파가 차도로 못 내려오도록 하라는 지시까지 내렸다. 현장에서 상황을 파악하던 112상황실장이 한 일이라고 믿기지 않는다.
- ‘정부는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 중에서
정지범 울산과기대 교수는 피해자 비난 현상은 자기 방어의 일환이라 설명했다. ‘방어적 귀인 이론’이라고 한다. 피해자들이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우리도 언제든지, 누구든지 피해자가 된다는 사실을 못 견디는 심리 탓이다. 피해자를 비난하며, 피해자들과 우리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안심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N번방 사건에 성폭력 피해자를 비난하고, 세월호 참사의 유가족을 비난하고, 코로나 확진자를 비난하고, 이제는 10·29 참사 피해자를 거론한다. (중략)
이 모든 것은 “나는 달라, 나는 저런 사람들이 아니야”라는 소리 없는 외침을 담고 있다. 피해자 비난 현상에는 정치적 정당화 이론도 함께 등장한다. 현재 권력구도를 지키기 위해 피해자를 비난하는 전략 역시 맥락이 있다는 얘기다. 1984년 미국 메인대의 사회심리학 박사 사라 윌리엄스는 ‘피해자들이 현재 권력을 해롭게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현재 권력을 지키기 위해 피해자 비난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는 연구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보수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현재의 권력 관계를 지키기 위해 피해자 비난에 참여하는 경우가 진보주의자보다 더 많다고 했다.
- ‘책임회피를 위한 희생양 찾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