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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여성학/젠더 > 여성문제
· ISBN : 9791157232994
· 쪽수 : 264쪽
· 출판일 : 2017-02-10
책 소개
목차
이야기를 시작하며 … 6
1. 1990년 8월 1일, 파리 … 13
2. 사건 이후 … 48
3. 상처 끌어안기 … 105
4. 2008년, 아프리카 … 163
5. 다시 찾은 그곳, 파리 … 213
감사의 말 … 255
참고 문헌 … 260
리뷰
책속에서
트라우마는 영영 사라지지 않으며, 강간 사건의 기억은 평생토록 내게 어둠의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다. 사실 그 기억들은 장소에 상관없이 나를 덮치곤 한다. 한낮에 마을 커피숍에 앉아 있든, 친구들과 함께 밤늦게 귀가하든, 기억들은 늘 내 어깨를 짓누른다. 일터에서, 강의실에서, 야외에서, 하키 경기 직전 탈의실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무엇보다 그런 기억은 침실까지 끈질기게 따라붙곤 한다.
- 저자의 말 중에서
이 세상이 전적으로 안전한 곳이라는 말도, 또 그처럼 안전한 곳에서 강간을 당하고 말았다는 말도 결코 진실이 아니다. 그렇다면 일반적인 사회적 관점을 받아들이지 않고 무시한 채 지내는 방법이 있는데, 그러려면 우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가 여성들의 안전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다른 여러 가지 이유에 대입해보더라도 자신의 잘못된 선택으로 강간당했다고 믿는 것보다는 그 편이 훨씬 더 수월하고 덜 고통스럽다.
- <이야기를 시작하며> 중에서
나는 곧 경련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머리채가 잡혀 비틀리는 순간의 기분이 떠오를 때면 그 고통을 덜어보려는 양 어느새 목을 잔뜩 움츠려 둥글게 구부리게 됐다. 또, 로버트의 손아귀에 붙잡혀 턱이 으스러질 것 같던 느낌이 되살아나기라도 하면 얼얼해진 턱의 감각을 되살리려는 듯 이리저리 입을 움직여댔다. 항문이 찢기는 고통스러운 기억이 나를 덮칠 것만 같을 땐 누구의 침입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것처럼 항문에 잔뜩 힘을 주고 버텼다. 그러다 식칼이 왼쪽 목을 짓누른다는 기분이 들면 고개를 옆으로 툭 떨어뜨리곤 한다.
- <사건 이후>